이동규 대전시민대학 유머달인 강사

[금강일보] 유머는 ‘예측 파괴’라는 작동원리로 웃음의 방아쇠를 당긴다. 즉, 듣는 이로 하여금 어떤 결과를 확실하게 예측하도록 이끌어가다가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그 예측과는 동떨어진 결과를 꺼내 보이면서 예측을 파괴하는 것이다. 예측 파괴의 정도와 속도가 크면 클수록 웃음의 크기도 커진다.

▲최불암의 한마디
두 달 뒤 있을 정기공연 준비를 위해 매일 오케스트라 연습을 하던 최불암은 한 번도 연습에 빠지지 않았다. 드디어 내일이 공연일이다. 마지막 연습에 지휘자가 한마디 한다. “최불암처럼 열심히 연습해도 모자라는 판에 이런 핑계 저런 핑계로 여러 번 빠진 여러분들 때문에 내일 공연이 걱정입니다.” 그러자 최불암이 오그라드는 목소리로 “지휘자님, 미리 말씀을 못 드렸는데, 사실 내일 중요한 일이 생겨 공연에 참여하지 못하는데요!”

▲봐드릴까요?
상대 후보가 “홍길동, 당신은 수의사니 목장에 가서 소나 돌보지 웬 시의원 출마냐?”라면서 끈질기게 인신공격을 했다. 견디다 못한 홍길동이 한마디 대꾸를 했다. “제가 평소에 후보님을 좋은 사람으로 여겨 존경해왔는데, 이제 보니 서로 잘못 생각했나 보군요. 제가 볼 때 후보님께서는 지금 어디가 매우 안 좋으신 것 같습니다. 좀 봐드릴까요?”

▲말 다했어요?
좁은 길에서 교행하려다가 그만 상대 차의 백미러와 서로 부딪치고 말았다. 다행히 백미러가 부서지진 않고 뒤로 재껴졌다. 그런데 상대방이 차에서 내리더니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며 다가와 큰소리로 “이 사람이 운전을 어떻게 해. 당신, 이리 나와” 하지 않는가! 겁이 난 홍길동은 창문을 닫은 채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안 나가요. 왜 나가야 돼요. 나만 잘못했나요?”라고 했다. 그러자 상대방이 운전석 유리를 주먹으로 탕탕 치면서 “당신 한 번 맞아볼 테야. 이리 나오란 말이야”, “맞고 싶지 않은데요”. 그러자 상대방의 입에서 육두문자가 쏟아진다. 차 안에서 이것을 다 들은 홍길동이 한마디 한다. “말 다했어요?” 상대방이 “그래 말 다했다. 어쩔 래?”라고 하자 홍길동 왈 “아, 말 다하셨군요. 그러면 저는 갑니다”라며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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