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뿌리내려 자라나고 있는 기업 ‘트위니’
자율주행로봇, 메신저 협업툴 상용화 이뤄내
“모두 다르지만, 자유와 책임의 조직문화 형성에 노력할 것”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며 수많은 사망자를 낳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도 먹구름이 잔뜩이다. 빛을 보지 못하니 국내 상당수 기업들이 시름을 앓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특히 경쟁력과 면역력이 약한 신생 스타트업 기업들은 코로나19 앞에 추풍낙엽이다. 이런 엄혹한 상황에서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벤처기업이 있다. 바로 ‘트위니’다. 청년들로 구성돼 설립된 지 5년 만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기업 트위니는 자율주행로봇에 관해서라면 전국 최고로 불린다. 대전에 뿌리내려 역량을 키워가고 있는 트위니 천영석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천영석 '트위니' 대표

#. 내 꿈을 찾아서

그가 처음부터 창업에 관심이 있던 건 아니었다. 8년간 공공기관에서 일하던 그는 보수적인 조직에 대한 답답함을 느꼈다. 점점 만족감과 의욕이 떨어져가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곤 했단다. ‘과연 내가 60살이 됐을 때 이 직업을 가진 것에 대해 만족할까?’ 그러던 어느 날 그의 형 천홍석 대표의 부탁으로 청년사업가로서의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저희는 도전하는 청년창업기업입니다.”

지난 2015년 8월 창업한 트위니는 프로젝트관리 애플리케이션 ‘모이고’와 자율주행로봇 ‘나르고’, ‘따르고’를 개발한 기업이다. 천홍석 대표가 KAIST에서 연구하고 있던 자율주행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당시 미약했던 자율주행로봇 시장에 뛰어들어 상용화를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저희는 새로운 시장에서 기술력을 기반으로 앞서 나가겠다는 모토를 갖고 현실화를 꿈꾸며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2020년 현재 자율주행로봇시장은 조금씩 형성되고 있어요. 이제껏 기술적으로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기업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트위니는 상용화를 위해 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트위니는 독자적 자율주행기술로 ‘나르고’와 ‘따르고’라는 로봇을 탄생시켰다. 특히 ‘따르고’는 실내에서 사용 가능한 사람 추종 로봇으로 보통 실내에서 로봇이 사용자의 움직임을 따르려면 큐알코드, 비콘 등 통신장비를 이용해야 하지만 오직 로봇 내 장착된 센서로만 추정이 가능하다. 기존 인프라가 필요 없다. 더 저렴한 가격에 더 좋은 성능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만들어낸 작품은 이뿐만이 아니다. ‘모이고’라는 협업툴을 기반으로 메신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모이고는 레드오션에 도전하는 애플리케이션입니다. 메신저 시장, 협업툴 시장은 저희가 창업할 때 시장을 형성하고 있던 기업들이 여전히 대부분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트위니는 그 시장에서 불편한 점들을 기존 협업툴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올해 3월에 정식 출시해 많은 이용자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 같은 발전을 이루기까지 트위니는 KAIST 출신 연구진들을 영입해 5년 간 개발에 몰두하면서 수많은 벽과 마주쳤지만 그 결과 지역에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는 우수 벤처기업으로 거듭났다.
 

 

천영석 '트위니' 대표

#. 암초를 넘어서기까지

창업을 마음먹기란 쉽지 않다. 남들이 개척하지 못한 분야를 파헤쳐 오직 자신만의 기술로 세상 앞에 나서는 것은 매우 어렵고 두렵기까지 한 일이다. 날이 갈수록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천 대표는 굴하지 않고 인생의 새로운 빗장을 열었다.

“창업은 마음만 확실하게 정한다면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예비창업자나 초기창업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잘 이뤄져서 초기에는 오히려 순조로웠습니다.”

그러나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부딪히는 암초들이 많아졌다. 그 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자금이었다. “자금은 대부분의 창업기업이 겪을 수밖에 없는 어려움입니다. 트위니도 수차례 유동성 부족의 난제가 있었지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과 같이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공공기관들과 기관투자자 덕분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을 돌아보면 기업이 버티고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창업기업에게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천 대표의 얼굴에 미소가 스쳐갔다.

 

천영석 '트위니' 대표

#. 사회적 가치, 같이

누군가 노사관계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논쟁뿐이라 했던가. 갑론을박은 항상 존재하지만 사회적 가치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기업은 기업의 역할을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일자리 창출, 경제성장, 수출과 같은 성과는 기업이 제 역할을 다했을 때 당연히 따라오는 결과입니다. 뿐만 아니라 기업이 법과 기업윤리를 지키면서 할 일을 수행한다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청년 기업들은 ‘상생’의 가치를 이끌기 위해 직원 복지에도 힘을 쏟아 붓는다. 트위니도 다르지 않다. 천 대표는 직원들과의 눈높이 동행이 기업의 경쟁력이 된다고 말한다. “트위니는 자유로운 근무환경 속에서 책임감 있는 구성원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유로운 근무환경이지만, 직원들은 정말 열심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지만, 그들을 목표를 향해 이끌 수 있는 것이 조직문화라고 생각합니다. 트위니는 자유와 책임의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 지역과의 상생

트위니는 대전을 새로운 도약의 발판삼아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그들의 신념 중 하나는 기업이 기업답게 제 몫을 다하는 것이다. 지역 내 기업이 앞으로 나아갈수록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신념에서다. “트위니는 정부, 대전시 그리고 유관기관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서 성장해왔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 스스로 성장해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부분을 찾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지역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트위니가 관통한 5년의 시간은 말로 다 할 수 없이 소중하고 값진 것이다.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지역 인재들에게 그들은 롤모델이다. 천 대표는 이제 막 시작한 새싹 청년 사업가들에게 어렵지만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창업을 하기 전에 많이 공부하고 준비를 해서 시행착오를 줄이기를 바랍니다. 기업의 경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알고 시작할 수는 없지만, 많은 준비를 하고 창업을 하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이를 위해 창업 전에 탄탄한 사업계획서를 만들어보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꿈꾸는 사람의 삶은 아름답다. 꿈꾸는 청춘의, 행동하는 청춘의 오늘은 더 아름답다.

글=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사진 함형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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