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오백리길 : 두메마을길의 봄] 봄의 왈츠, 생명의 하모니
  • 조길상 기자
  • 승인 2020.05.0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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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이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에 초록과 청록이 어우러지며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계절, 깊은 잠에 빠졌던 동물들도 기지개를 켜며 새 봄을 환영한다. 사람들도 시린 칼바람을 막기 위해 온몸을 갑옷처럼 감쌌던 무겁고, 두꺼운 옷들을 벗어던지고 알록달록하고도 가벼운, 봄바람에 살랑거리는 그런 옷들로 갈아입으며 이 봄을 즐길 채비를 마쳤다. 생동감 가득한 봄, 대청호오백리길 두메마을길(1구간)을 찾았다. 

 

조망쉼터에서 바라본 대청호. 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선에 마음도 절로 고요해진다.

 


#. 초록빛 가득한 조망쉼터 
대청호 물문화관 뒤편에서 시작하는 두메마을길. 이정표를 따라 야트막한 산길에 발걸음을 내딛으며 여정을 시작한다. 눈앞의 녹색 빛과 귀가에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 거기에 따스함이 묻어있는 바람까지 봄을 왔음을 실감나게 한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은 산이 아닌 마을 뒷산에 가까운 곳이기에 걷는 데 큰 무리는 없으나 그래도 산이기에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뜨거운 기운이 몸을 감싼다. 다행이라면 키 큰 나무들이 햇볕을 가려주고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사람이 땀방울을 식혀준다는 거다. 또 단단하게 얼어붙었던 땅도 봄과 함께 깨어남에 따라 한결 부드러운 대지의 촉감은 힘듦을 느낄 시간을 주지 않는다. 

 

형형색색의 꽃들이 만발해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여내고 봄의 에너지를 얻게 한다.

 

 


높게 솟은 나무들로 이뤄진 자연 차양막이 끝날 때쯤 입가에 절로 웃음이 걸리는 풍경이 펼쳐진다. 호수와 마주한 비교적 넓은 터에 나무 한 그루 서 있고 그 아래 벤치가 놓여있는, 흔히 ‘조망(眺望·먼 곳을 바라봄) 쉼터’라 불리는 바로 그곳이다. 호수와 마주한 비교적 넓은 터에 나무 한 그루 서 있고 그 아래 벤치가 놓여있다. 벤치에 앉아 바라본 대청호는 그간의 피로를 잊게 한다. 가만히 서서 일렁이는 푸른 대청호와 에메랄드 빛 가득한 산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 진다. 이런 것이 자연의 힘 아닐까. 
이어지는 길, 로하스가족공원 캠핑장 앞 산길로 접어들 무렵 오랜만에 들려오는 즐거움 가득 담긴 아이들의 ‘꺄르르’ 소리에 자연스레 고개가 돌아간다. 코로나19로 강제 ‘집콕’ 생활을 해야 했던 어려운 시간이 지나고, 확진자 수가 확연히 줄고 강력히 펼쳐지던 사회적 거리두기도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최근 그동안 쌓인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사람들이 야외로 향해서 일까. 캠핑장이 가족단위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어쩌면 완화되고 있다고는 하나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지금 무턱대고 사람 많은 곳으로 가긴 아직 불안감이 남아있어서 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럼에도 오토캠핑장에는 아이들의 쉴 곳을 마련해주고 먹을 것을 준비하는, 또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는 부모님들의 모습과 형, 누나, 동생 가리지 않고 아이들 특유의 유대감으로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이 하모니를 이룬다. 

 

강촌생태습지에서 본 대청호
강촌생태습지에서 본 대청호
데크길에 고개를 내민 꽃송이들이 인사를 건넨다.
데크길에 고개를 내민 꽃송이들이 인사를 건넨다.

 


#. 형형색색 꽃들의 향연, 삼정생태공원 
따뜻한 감상 하나를 마음에 추가하고 다시금 발걸음을 옮긴다. 보조여수로를 건너 이촌생태공원을 찾았다. 제 잘남을 뽐내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철쭉과 영산홍이 길을 걷는 이들을 반기는 이곳.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사진작가들의 출사명소로 입소문이 난 이곳은 명소답게 사람들로 가득하다. 한복으로 곱게 차려입은 모델들을 찍는 이도, 대청호를 바라보며 앉아 휴식을 즐기는 이들도, 향긋한 꽃내음을 맡으며 가벼운 산책을 즐기는 이들로 말이다. 
이촌생태습지에서 강촌생태습지로 이어지는 숲길. 이곳에 들어서면 두메마을길 중 가장 가까이서 대청호를 느낄 수 있다. 왼쪽에 펼쳐진 대청호의 움직임을 바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깝고 물기를 머금은 바람은 한결 시원하다.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걷다보면 어느새 강촌생태공원에 도달한다. 이곳 역시 봄의 향기가 가득하다. 분홍빛 꽃들과 작고도 여린 잎이 돋아나는 나무들. 이 분위기는 사람들을 가운데 마련된 정자에 앉아 경치를 구경하는 한량으로 만들어버린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한량노릇에 빠져있다 화들짝 놀라 움직임을 다시 시작한다. 삼정동 삼거리, 이곳부턴 도로와 접한 데크길이다. 중간중간 데크길이 이어지지 않아 도로를 이용해 이동해야 하는 구간이 있지만 걷는데 큰 불편함이 없다. 또 봄의 향기를 가득 머금은 꽃들과 나무들이 데크길을 감싸고 있는데다 데크길 나무 바닥 특유의 느낌이 어우러지며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도로와 데크길을 번갈아 걷다보면 뒷산의 땅모양이 마치 먹는 배와 같이 생겼다해 예전부터 ‘배산’이라 불리던 배고개마을에 들어선다. 배이(梨)자를 써 지금은 이현동이 된 이곳 대청호 두메마을, 한적한 시골마을의 정취를 느끼며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글·사진=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조길상 기자 | admi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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