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연임 성공으로 20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국이 강요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전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타이베이빈관 야외무대에서의 취임 연설에서 "우리는 베이징 당국이 일국양제를 앞세워 대만을 왜소화함으로써 대만해협의 현 상태를 파괴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이는 우리의 굳건한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임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 일국양제를 거부했지만, 중국과 대만이 서로 대등한 관계 속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안(중국과 대만) 대화 전개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더욱 구체적인 공헌을 하겠다"며 "'평화·대등·민주·대화' 8개 글자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했다.

차이 총통은 "우리는 계속 중화민국 헌법을 바탕으로 양안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상태 유지가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차이 총통은 '평화·대등·민주·대화' 이 네 가지 키워드가 양안 문제를 해결할 핵심이라고 말했다.이는 차이 총통의 양안정책 기조가 지난 집권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을 암시한다.

반중 성향의 차이 총통은 중국의 일국양제 수용 압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는 일국양제 거부의 일환으로 WHO 가입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한창이던 2009년 WHO 옵서버 자격을 얻었지만, 반중 성향인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하며 2016년 옵서버 자격을 상실했다. 차이 총통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대만은 이번 열린 WHO 총회에서 중국의 단호한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출처 : 연합뉴스

한편 차이 총통의 일국양제 부정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발을 불렀다.

당장 중국 대만판공실은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일국양제 관철 의지를 강조하면서 "어떤 국가 분열 행위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이 총통 역시 일상이 된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비대칭 전력' 발전을 가속화하고 전시 동원 예비군의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군함·항공기·우주 분야에 이르는 방위 산업 육성 의지도 드러냈다. 특히 차이 총통 지지 세력 중 강경파는 헌법을 고쳐 대만 독립을 실질적으로 선언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차이 총통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따라서 차이 총통 집권 2기 동안 헌법 수정 문제는 가뜩이나 악화한 양안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차이 총통은 대만이 코로나19 방역에 성공을 거둔 데 힘입어 역대 대만 총통 중 최고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신대만 국책싱크탱크의 최근 조사에서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74.5%에 달했다. 전날까지 대만에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440명, 사망자는 7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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