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말·대추마루·새들 등으로 불리다 '가둔이' 한자표기로 바꾼 명칭 사용

가장동 주민센터에 있는 '작은 도서관' 6000여 권 장서 비치·열람석도 갖춰

대전 서구 가장동(佳狀洞)은 아파트 단지와 단독주택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주거지역이다.
5000여 세대 1만 4000여 명이 거주하는 가장동은 공용 주차장과 거주자 우선 주차장이 잘 갖춰져 있다.

가장동은 동쪽에 유등천을 경계로 해 중구 태평동과 접해 있고, 남쪽으로 변동, 서쪽으로 내동, 북쪽으로 괴정동과 용문동이 접해 있다. 가장동은 지난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비옥한 논과 밭으로 이뤄진 넓은 들판이었다.

가장동 유등천.
◆가장동 명칭의 유래
▲넓은 들판 한가운데 마을 ‘들말’, 대추나무가 무성했던 마을 ‘대추마루’
가장동에는 ‘들말’과 ‘대추마루’라고 하는 두 개의 마을이 있었다고 한다.

들말은 넓은 들판의 한가운데 있는 마을이라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가장동 주민센터와 들말 어린이공원 등이 위치한 일대가 들말이며 현재도 마을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들말 앞에는 대추나무가 무성했던 마을이 있었는데 이 마을을 대추마루라고 불렀으며, 가장초등학교와 새들 어린이공원 등이 있는 일대가 대추마루였다고 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대추마루라는 마을 이름이 사라지고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

한편 대추마루라는 마을이 있었던 일대를 지금은 ‘새들’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일제강점기 유등천에 제방을 쌓은 뒤 새로 만들어진 들판이라 해 새들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들판에서 생산한 곡식을 창고에 많이 가두는 동리 ‘가둔이’
가장동 일대의 옛날 이름이 ‘들말’과 ‘대추마루’였는데 지금의 ‘가장동’이라는 명칭은 어떻게 사용하게 됐을까.

각종 문헌 및 향토사료 등에 의하면, 가장동의 명칭은 들말에서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넓은 들판에서 생산한 곡식을 창고에 많이 가두는 마을이라고 해 들말을 ‘가둔이’로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가둔이’를 한자표기로 ‘가장(加藏)’, 후에 가장동(佳狀洞)으로 변천
한글이 없어 한자를 빌어 표기하던 시대에 ‘가둔이’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많이 가두어 둔다’는 의미를 살려 한자로 ‘더할 가(加)’ 자와 ‘감출 장(藏)’ 자를 써서 가장(加藏)이라 표기했고, 세월이 흐르면서 한자 표기인 ‘가장’에 고을의 준말인 ‘골’이라는 우리말을 붙여 ‘가장골’이라 부르게 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후 세월이 흐르면서 ‘가장(加藏)’의 뜻은 점점 사라지고 음만 남게 돼 ‘가장골’로 불리다가, 어떠한 변천과정을 거쳤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조선 초기부터 가장동리(佳壯洞里)로 기록됐고,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또 다시 한자 표기에 변화를 가져와 1914년 행정구역 개혁 시 가장리(佳狀里)로 표기됐다. 이러한 여러 차례의 변천과정을 거쳐 현재의 이름인 가장동(佳狀洞)이 됐다.

가장동 버드내.
◆벌말과 들말 사이를 흐르는 ‘버드내’
가장동 동쪽에 흐르고 있는 유등천(柳等川)을 순우리말로 ‘버드내’라고 부른다. 대전의 중구와 서구를 경계로 해 대전의 중심부를 흐르는 이 하천은 옛날에 버드나무가 많아서 ‘버드내’라 부르고 한자로 ‘버들 류(柳)’ 자와 ‘내 천(川)’ 자를 써서 유천(柳川) 또는 유등천(柳等川)이라 했다고 한다.

한편, 다른 의견으로는 벌말과 들말의 사이에 있는 냇가의 줄임말인 ‘벌들내’가 발음하기 좋게 받침이 탈락해 ‘버드내’로 변한 말로, 우리 글자가 없던 시대에 순우리말인 ‘버드내’를 한자를 빌어 기록하는 과정에서 유천(柳川)으로 표기하였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 근거로 태평동(太平洞)과 유천동(柳川洞)에 벌판 마을의 준말인 ‘벌말’이라는 마을 이름이 현존하고, 가장동에는 들판마을의 준말인 ‘들말’이라는 마을 이름이 현존하고 있다.

옛날 버드나무가 많은 하천이라 ‘버드내’라고 부르게 됐든, 벌말과 들말 사이를 흐르는 내라서 ‘버드내’라고 부르게 됐든, 최근 몇 년 사이 버드내 둔치는 사시사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남녀노소의 발길이 이어진다.

잔잔한 은빛 물결을 옆으로 하고 막 비집고 나온 이름 모를 야생화들을 보면서, 개구리 울음소리와 백로의 날갯짓 소리를 들으며 여유 있는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기에 아주 좋은 명소이기 때문이다.

가장동 작은 도서관.
◆가장동 ‘작은 도서관’
가장동 주민자치센터에는 ‘작은 도서관’이 있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6000여 권의 장서를 비치하고 열람석도 있는 등 어느 정도의 도서관 면모를 갖추고 있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운영되고 있으며, 도서 대출은 물론 다른 도서관에서 대출받은 책을 이곳에서 반납을 받아 처리해 주기도 해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버섯 샤브샤브
한우
연포탕

◆우리 동네 맛집
가장동에는 인기 있는 맛집들이 많다. 장수촌버섯이야기(042-524-2798)는 동충하초와 각종 버섯의 샤브샤브가 주메뉴이며 웰빙 음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장태산한우타운(042-531-7377)은 대전 장태산 주변의 청정지역에서 키운 한우만을 사용하며, 한 번 가면 꼭 다시 찾는 곳으로 늘 손님들로 북적인다. 골목집이라고도 부르는 옥전식당(042-526-5752)은 한식집으로 계절마다 나는 나물 반찬이 일품이며, 예약한 손님만 받는 대신 온갖 정성을 다한다.

목포세발낙지(042-528-7773)는 낙지요리만을 전문으로 하며, 특히 박속을 넣은 연포탕은 어느 음식에도 뒤지지 않는다. 호호칼국수(042-532-4168)의 손칼국수와 손두부, 돼지수육도 식도락가의 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맛이다.

도창주 기자 dcjlove@ggilbo.com

■가장동 연혁
백제 : 노사지현
신라 : 비풍군 유성현
고려 : 공주부
조선 초 : 공주군 천내면 가장동리
조선 말 : 회덕군 천내면
1914년 일제강점기 : 대전군 유천면 가장리, 일부 유천면 내동리
1935년 10월 1일 : 대전부 신설, 대덕군 유천면
1963년 1월 1일 : 충남도 대전시 가장동(용문동이 관할)
1970년 1월 1일 : 용문동에서 괴정동이 분동, 가장동은 괴정동의 행정관할구역으로 변동
1971년 7월 1일 : 충남도 대전시 중구 가장동
1982년 9월 1일 : 괴정동에서 가장동 분동, 가장동은 행정관할구역인 가장동과 내동 관장
1988년 1월 1일 서구 신설 : 충남도 대전시 서구 가장동
1989년 1월 1일 : 대전직할시 서구 가장동
1995년 1월 1일 : 대전광역시 서구 가장동
1996년 8월 26일 : 가장동에서 내동이 분동, 현재의 가장동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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