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 수필가, 여행작가

레인보우 브리지
레인보우 브리지

도쿄의 오다이바(お台場)는 에도 막부가 집권하던 1800년대에 외세로부터의 침입을 격퇴하기 위하여 바닷가에 인공 섬을 만들고 포대를 설치한 곳이다. ‘넓은 마당’이라는 의미인 오다이바는 1853년 6월 미국의 페리 제독이 군함을 이끌고 일본에 개항을 요구할 때까지 에도 막부의 중요한 요새였지만, 1854년 1월 미·일 화친조약으로 일본이 개항하면서 그 역할이 사라졌다.

도쿄시에서는 1980년대 이곳 오다이바를 관광지로 재개발하여 공원과 위락시설, 후지TV 본사 등이 들어섰다. 1993년 8월에는 자동차와 열차가 통행할 수 있는 현수교 레인보우 브리지(Rainbow Bridge)가 개통하여 도쿄 시내에서 오다이바로 가는 교통이 더욱 편리해졌다.

아쿠아시티 모노레일 역

정식명칭이 ‘도쿄항 연락교(東京港連絡橋)’인 레인보우 브리지는 이름에 걸맞게 일주일마다 야간 조명이 바뀌는 아름다운 야경으로도 유명한데, 다리는 도쿄항으로 출입하는 대형 선박들의 항해에 지장이 없도록 교각 높이를 50m, 교각 사이를 570m 이상으로 떨어져 가설했다.

또, 다리는 아래층은 모노레일인 유리카모메와 일반도로가, 위층에는 고속도로인 2층 복합식 교량으로서 폭 40m, 길이 570m이다. 다리는 고속도로인 위층 도로만 통행료를 받고 있다.

신바이에서 아리아께까지 운행하는 열차인 유리카모메는 다리의 1층 무인 열차 궤도를 운행하는데, 탑승객은 소음이 없는 열차에 타고 도쿄항과 넓은 바다는 물론 도쿄 시내를 덤으로 구경할 수 있다. 그런데, 모노레일 티켓은 비교적 비싼 860엔이다.

오다이바 공원
자유의 여신상

오다이바 공원에는 비너스 포트와 도요타박물관을 비롯하여 실물 크기의 건담과 자유의 여신상 등이 있다.

먼저, 오다이바의 공원에는 1998년 ‘프랑스의 해’ 기념행사를 맞아 프랑스 정부에서 보내준 ‘자유의 여신상’이 우뚝 서 있는데, 그 지점이 미국 페리 제독이 일본에 개항을 요구했을 당시 일본이 대포를 설치했던 곳이라고 한다. ‘자유의 여신상’은 프랑스 정부가 미국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뉴욕 맨해튼에 기증한 것이 시초이지만, 지금 세계 각지에는 복제품이 많다. 오다이바의 ‘자유의 여신상’은 일본 정부가 1998년 기념행사를 위하여 프랑스로부터 1년 동안 빌려왔으나 큰 인기를 얻자, 대여 기간이 끝난 뒤 프랑스에서 다른 복제품을 보내주어서 오다이바의 랜드 마크가 되었다. 프랑스 정부의 공인을 받은 ‘자유의 여신상’은 뉴욕 맨해튼에 설치된 원본과 파리, 일본 오다이바의 복제품 등 단 3개뿐이라고 한다.

다어비시티 건담 로봇
오오에도 온센 모노가타리 전경

또, 오다이바에는 20~30대를 겨냥한 의류, 액세서리, 신발, 가방 등의 대형 쇼핑몰인 '다이버시티' 앞에 실물 크기인 대형 유니콘 건담이 전시되어 있다. 일본의 히트 만화영화 ‘기동전사 건담 UC'의 주인공 기체인 유니콘 건담은 실제 크기 모형이라고 하는데, 높이가 19.7m이고, 로봇의 발 한 개가 대형 SUV보다 크다. 건담에서는 매일 13시, 15시, 17시에 기체에서 빛이 나면서 유니콘 뿔이 갈라지는 모습도 볼 수 있어서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포토존이다.

또, 오다이바에서는 도쿄의 옛 이름인 에도의 한자식 표기인 강호(江戶)를 딴 '온천 이야기'라는 뜻의 '오오에도 온센 모노가타리(大江戶溫泉物語)'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온천탕 입구
노천탕
노천족욕탕
노천족욕탕 야경

화산의 나라 일본인들은 온천을 좋아하지만, 이곳은 내국인보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온천 테마파크다. 온천의 입장료는 평일 2380엔, 주말과 공휴일은 2580엔이지만, 외국인은 면세 혜택이 있어서 출국 전에 국내에서 예매하면 현지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주의할 점은 국내에서 예매한 예매확인증은 일본에 도착한 뒤 공항의 지정된 입장권 교환소(나리타공항의 경우 H.I.S 여행사 안내대)에서 여권과 함께 제시하여 온천 입장권으로 교환해야 한다. 이런 절차를 알지 못하고 예매확인증만 가지고 온천장의 가면 입장할 수 없다.

온천장에 입장하면서 신발장에 신발을 넣고 바코드가 달린 팔찌를 건네받는 것은 국내의 대중탕이나 찜질방과 비슷하지만, 그 바코드가 달린 팔찌는 보관함 열쇠이자 온천 내부에서 음식물을 사 먹거나 기념품을 사는 신용카드가 되어 온천장을 나올 때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이것은 온천의 특성상 입욕객들이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들고 다니지 않는 불편을 막기 위한 일본인다운 발상이다.

입욕객은 오전 11시부터 다음날 9시까지 온천장 안에서 온천은 물론 노천 족욕탕 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데, 유가타를 입고 에도시대의 거리와 건물을 재현한 온천장 일대를 거닐면서 쇼핑도 하고 옛 정취를 느껴볼 수 있다. 유카타의 대여료는 온천 입장료에 포함되어 있다.

또, 족욕을 하면서 핫도그, 야키소바, 볶음밥, 주먹밥, 다코야키, 감자튀김, 닭강정 같은 다양한 군것질을 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한류 열풍으로 한식 가게도 입점하여 인기를 얻고 있다. 온천장에서는 숙박도 가능하지만,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그러나 숙박이라고 해서 특별한 방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 우리의 찜질방처럼 남녀별로 구분된 공간에서 잠만 잘 수 있는 공동 취침실뿐이다. 온천탕에서는 입욕객들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사진 촬영을 일절 금지하고 있지만, 노천 족욕탕이나 족탕, 마사지실 등에서는 이러한 제한이 없다. <법무사, 수필가,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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