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익 전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역대 최악으로 평가되는 20대 국회가 막을 내리고 희망의 21대 국회가 5월 30일 개원했습니다. 우리의 헌정사를 돌이켜볼 때 20대 국회는 ‘법안 처리 역대 최저’라는 오명과 몸싸움 국회 재연으로 최악으로 평가됐습니다.

국회의원 300명 중 20대 국회 임기 4년간 본회의에 단 한 차례도 무단결석하지 않은 의원은 무소속이었던 문희상 의장과 김태년 원내대표 외 38명의 민주당 의원뿐이었습니다. 무단결석률이 10%를 넘은 의원도 66명이나 됐습니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입법 발의’입니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21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박병석 의원(대전 서구갑, 6선)의 조정자로서의 역할이 더욱 커지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모두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우리는 불안을 극복하고 지난 4·15 총선을 통해 새로운 희망의 기반을 조성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고 역동적인 변화를 이뤄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고,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낸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서민들의 삶은 당장 하루하루가 고달픕니다. 중소기업과 영세상인, 전통시장 등은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저출산 극복과 청년실업 해소 등 일자리 만들기에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더욱 내실 있게 보강해 최소한의 생활을 반드시 보장해 나아가야 합니다.

‘제2의 IMF 위기설’이 시중에 나돌고 있습니다. 무리한 대책을 내놓지 말고 과거에서 교훈을 얻어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새롭게 출범한 21대 국회는 일하는 국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국민의 여망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대립으로 의장과 여당 몫의 부의장만 선출하고 상임위 구성도 못하고 있는 지경입니다.

당리당략과 국민을 위한 정책은 분명하게 구분해 다뤄야 정책이 왜곡되지 않을 것입니다. 비판은 필요하지만 대안이 있어야 합니다. 정책은 정책 자체로 경쟁하고,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아야 합니다.

검찰과 언론, 정치 등 많은 개혁과제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이러한 개혁은 국회의 주도 아래 이뤄져야 합니다. 개혁은 원칙을 갖고 추진해 관행이 문제이면 관행을 바꾸고 제도가 문제이면 제도를 고쳐야 합니다.

국민에게 칭찬받는 정치, 즉 국회다운 국회, 정부다운 정부를 기대합니다. 박병석 국회호(號)의 출범에 박수를 보냅니다. 지역구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습니다.

중대한 사안으로 여야가 대치하고 있을 때 항상 조정자의 역할을 한 박 의장님! 어느 한 쪽 손이 아닌 양손으로 국회의 운전대를 잡아 균형 있게 나아가 주십시오. 춘풍추상(春風秋霜)의 정신으로 역사에 남는 의장님이 되어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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