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수신 잔액 감소세
2금융권 반사이익 효과 ‘톡톡’

[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이 모(36·대전 서구) 씨는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을 알아보는 중이다. 소액이나마 회사와 계약을 맺은 시중은행에 꼬박꼬박 저축을 해 왔는데 시중은행들의 금리가 0%대를 향해 가는 만큼 좀 더 이자가 높은 2금융권으로 눈을 돌리는 거다.

이 씨는 “곧 적금이 만기된다. 몇년 전만 해도 거래하던 은행의 적금 상품을 다시 이용하겠지만 시중은행들의 금리가 너무 떨어져서 메리트가 없다. 월급쟁이라 몇 만 원이라도 더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저축은행 상품을 처음으로 이용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예적금 상품 금리가 떨어지면서 시중은행 대신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저축은행 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는 있다지만 0%대 금리가 대부분인 시중은행보다는 조금의 이자라도 더 챙기겠다는 심리가 반영된 거다.

10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새마을금고 1300여 곳의 수신액은 176조 3000억 원으로 4월보다 1조 5000억 원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0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신협 수신액도 지난달 말 95조 1205억 원으로 전달 대비 7954억 원 늘었다. SBI저축은행의 수신액은 3월 8조 1340억 원에서 지난달 9조 819억 원으로 1조 원가량 증가했다. 이 중 정기 예·적금이 7조 원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시중은행의 수신 자금은 빠르게 빠져나가는 형세다.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예금 잔액은 1월 647조 3449억 원에서 지난달 말 643조 7699억 원으로 3조 5750억 원 감소했다.

대전 서구 한 은행 지점 관계자는 “금융권 투자 심리가 위축돼 묶여있는 돈이 많은 상황이다. 이런 자본을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를 받으면서 보관하려는 소비 심리가 커지고 있다. 그래서 시중은행에 있던 예적금을 깨서 저축은행으로 옮겨 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18개 시중 은행의 정기예금 55개 중 0%대 금리 상품은 33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금은 82개 상품 중 28개 상품이 0%대 금리에 들어섰다. 반면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기준 평균 금리는 1.88%로 시중은행 금리보다 훨씬 높다.

대전 서구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요즘 믿을 만 하면서도 규모가 큰 저축은행으로 수요가 몰리는 게 사실이다. 시중은행과 금리 차이가 눈에 띄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신 상품 인기가 커진다고 해도 당장은 수익률이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보통 은행은 대출을 통한 수익이 가장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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