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익 전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심규익

21대 국회가 개원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완전한 원 구성을 하지 못하고 있다. 21대 국회가 시작부터 꼬인 이유는 법제사법위원장 선출 때문이다. 법사위는 국회 17개 상임위원회 중 하나로 법률안 심사와 법무부, 사법부를 담당하는 위원회다.

각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안이 본 회의에 부의되기 전에 법률로서의 형식적 심사만이 아니라 실질적 심사를 하여 위헌(違憲)적인 부분과 다른 법률과의 충돌 가능성 등을 검토하고 심사하는 체계 및 자구(字句) 심사권을 가진 막강한 위원회다.

여당과 제1야당, 양당의 원내대표가 명운을 걸고 대치해 온 상황을 보면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그동안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의 권한을 침해해 월권을 하거나 발목잡기의 수단으로 기능하기도 했으며, 입안된 법안이 장기간 계류 후 폐기되는 경우도 많았고, 여야가 마찰을 빚는 일이 자주 일어났음을 국민들은 알고 있다. 국민이 여당에 많은 의석을 몰아준 것은 검찰 및 사법개혁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박병석 국회의장(대전 서구갑)은 이러한 유권자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소를 길들이기 위해 사용하는 코뚜레를 여야에 끼워서라도 상임위를 빨리 구성해 민생 살리기에 나서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박 의장의 어릴 적 일화를 들어보면, 결혼 전에 아내가 집에 놀러와 아버지께 박 의장의 장점과 단점을 물어본 적이 있는데 부친께서 “장점은 없고 단점은 잠이 너무 많은 것”이라고 답을 하셨다고 한다. 이렇게 잠이 많은 분이 의장으로 선출되고 나서 쉬는 날도 없고 잠도 잘 이루지를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 지역구 유권자로서, 국회의장이 일을 잘하려면 잠도 잘 자야 한다고 권하고 싶다.

21대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인식과 시선을 생각하면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국민을 위해 일을 하는 곳이 바로 국회라는 점, 즉 일하는 국회가 되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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