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철 컨설팅학 박사

류근철

인간만사의 근본은 오로지 진실 하나뿐이다. 권력도 명예도 돈도 모두가 진실이 근본이다. 진실은 윤리나 도덕의 기준이고, 실정법, 그 이상의 법력(法力)을 갖는다. 예부터 만법귀일(萬法歸一)이란 말이 있다. 오직 하나로 통하는 진실을 의미한다. 진실은 형이상학이고, 영원불변의 선(善)이다. 선의 기초가 진실이며, 양심과 정의의 중심 좌표가 진실이다.

갑자기 나타난 ‘코로나’ 역병(疫病) 때문에 사회질서가 진실과 위선으로 뒤엉켜 혼란스럽다. 일상의 관행적 생활 질서가 무너지고, 진실의 가치관까지 휘청거리고 있다. 대박 난 마스크 상혼에 사람들의 말문이 막히고, 미풍양속으로 정답던 이웃들이 담을 쌓는다. 또 각종 모임에 발길을 끊고 흩어지는 게 지혜가 되고 있다.

서로가 경계하고 의심하며 사람이 사람을 기피하고 멀리하는 냉혈 세태로 돌변했다. 사회 분위기가 온통 긴장과 공포에 휩싸였다. 코로나가 ‘나를 따르라’고 호령하는 세상이 됐다. 기존의 통념적 생활 질서는 물론 윤리·도덕 가치관까지 무너지면서 사람들마다 심리적으로 우왕좌왕이다. 가뜩이나 어렵던 민생경제도 안정을 잃은 채 흔들거리고 있다.

국교가 단절되고, 수출입 교역이 폐쇄되면서 국가경제·민생경제가 연쇄적으로 재난을 맞고 있다. 특히 수출에 의존하던 우리 경제가 탁류 풍파에 휩쓸리고 있다. 대기업부터 영세 상인들까지 모두가 아우성이다. 청년들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신선한 사업 아이디어들마저도 창업을 미루며 뒷걸음질치고 있다.

거칠어진 세태 진정을 위해 정부가 지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일시적 민생 처방일 뿐 진실한 통치 지혜가 더욱 시급해지고 있다. 21대 국회가 출범했지만 여야는 권력 싸움에 매달려 민생은 뒷전이다. 설상가상 권력층에선 진실과 도리를 탈선한 부도덕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국민 불신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진실은 선과 악을 분별하는 통치의 기준이고, 도리는 진실에서 근원하는 인간 삶의 질서다. 어려울 때일수록 힘과 지혜를 모으는 협치가 절실하다. 그 길만이 난세를 이겨내는 정치의 도리이고, 진실이다. 도로가 복잡할 때일수록 신호등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여당도 야당도 권력을 한풀이 수단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

정치도 권력도 진실과 도리가 근본이다. 진실은 사람들 서로가 믿고 화합하는 선(善)의 원점이 되고, 위선은 사람들 서로가 도리를 이탈하는 불신·분열과 갈등·분쟁의 원점이 된다. 진실과 도리는 억겁의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당장은 위선의 유혹이 달고 강하다. 교활한 흉계나 모략, 부정·비리가 모두 그렇다. 그러나 진실을 이기는 위선은 없다.

반드시 진실은 드러나고, 위선은 무너지게 마련이다. 권력은 가진 자의 책임이 더 크다. 흥망성쇠를 거듭한 천년사직(千年社稷)이 이를 증거한다. 역사에는 절대로 요행이 없다. 진실의 씨를 뿌려야 진실의 열매도 거둘 수 있다. 인과응보(因果應報)는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다. 노력 없이 대가는 없다. 누구나 내 역사는 내가 쓰는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아무리 훌륭한 지혜도 진실의 도리에서 탈선하면 사기나 기만이 된다. 지식도 그렇고, 돈도 그렇다. 모두가 상대적인 선이 되고, 수단적인 선이 되며, 조건적인 선이 된다. 시퍼런 칼날도 의사가 들고 환자 치료에 사용하면 이기(利器)가 되지만, 폭력배가 휘두르면 흉기가 된다. 진실과 도리가 탈선하면 선이 악으로 변하게 된다.

역병에 뒤엉킨 세태 질서를 신속하게 바로 세울 수 있는 지혜도, 돈이 아니고 진실과 도리를 지키는 정치, 통치다. 아무리 흉악한 ‘코로나’ 역병이라도 진실과 도리를 뒤엎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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