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대전시민대학 유머달인 강사

▶‘손자병법’인가, ‘손주병법’인가

코로나19로 귀여운 손자·손녀와 함께 지내야 하는 할머니·할아버지로서는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종일 돌봐야 하니 어려운 점도 많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손자병법 아니 손주병법이다.

손주병법은 아주 간단하다. 즉, 두 가지만 습득하면 충분하다. 하나는 체면을 내려놓고 아이에게 웃고 웃어주는 일이다. 아이들은 웃지 않은 사람을 만나면 일단 자기를 해칠 수 있는 적으로 봐버린다. 그런 사람이 다가오면 무서워하며 오라고 해도 오지 않는다. 다음은 나이를 내려놓고 무엇이든 아이에게서 배우려는 자세를 갖는 일이다. 아이는 어른이 되어 보지 않았으나 할아버지는 아이를 거쳐 현재에 이르지 않았는가! 또 어른들은 말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도 하지만 아이는 아직 그렇지 못한다. 그래서 어른인 할아버지가 손자에 맞춰줘야 한다. 아이가 기어가면 함께 기어가고, 웃으면 함께 웃고, 이상한 소리를 지르면 함께 이상한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아이는 할아버지를 친구로 인정해준다. 느껴서 아는 것이므로 굳이 말이 필요 없다. 이 두 가지 손주병법만 체득하면 아이와 이상한(?) 놀이를 하면서 하루 종일 재미있게 지낼 수 있다. 이 비법의 핵심은 체면·나이·지위를 다 내려놓고 아이 수준으로 내려가는 데 있다. 유머의 종결자인 웃음은 자신을 상대방과 동등하게 하거나 상대방보다 더 낮출 때 활짝 꽃을 피운다.

▶아들에 대한 긍정적인 아버지의 생각, 어머니에 대한 아들의 효심

-(아버지) 국어도 산수도, 미술도, 음악도 모두 ‘가’인 성적표를 보더니 “우리 아들이 일관성이 있네! 아니 초등학교 때부터 ‘음악 가’, ‘미술 가’라니, 너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게 분명해. 네가 자랑스럽다.”

-(어머니) 분명히 성적표가 나올 때가 된 것 같은데 아들이 내놓지 않자 어머니가 물었다. “왜 성적표를 보여주지 않니?” “선생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느라고요.” “그게 무슨 소리냐?” “선생님께서 오늘 그러셨거든요. 부모님께 걱정 끼쳐 드리는 일을 해선 안 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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