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세포 퇴화설·탈출설로 설명
일부 학자 제4의 생물 영역 주장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 유행으로 확산하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바이러스의 정체에 대한 대중들의 호기심도 높아졌다. 본 기사에서는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학계의 논쟁에 대해 소개한다. 

바이러스의 기원은 밝혀진 바가 없다. 기존의 생물과는 다른 무생물적인 특징상 학계에서조차 의견이 분분하다. 음모론자들은 특정 국가가 만든 생화학 병기, 외계 생명체 등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음모론과 별개로 주류 학계에서 바이러스의 기원을 ‘세포 퇴화설’‘세포 탈출설’로 설명한다.

세포 퇴화론자들은 세포 없이 물질 대사와 증식을 할 수 없는 바이러스의 크기에 주목했다. 바이러스는 DNA의 크기도 작고 세포 가닥도 100여 개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들은 원시 세포 중 일부가 퇴화했다고 주장한다.

세포 탈출론자들은 “모든 바이러스에 DNA가 있어야 한다”며 반론을 제기한다. 바이러스가 세포가 퇴화한 존재라면 DNA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다수의 바이러스가 RNA로 이뤄졌다. 이들은 바이러스는 세포 속 유전체(DNA 또는 RAN)가 세포를 빠져 나왔다는 가설을 제기한다. 이 가설에 따르면 RNA 바이러스의 기원도 설명할 수 있다.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논쟁은 2003년 미미 바이러스의 발견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크기가 기존의 바이러스와 비교해 확연히 컸던 것이다. 메가 바이러스(2011), 판도라 바이러스(2013)에 이어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발견된 피토 바이러스(2014)는 크기가 대장균에 맞먹는다.

미국 일리노이대 구스타보 카에타노 아놀레스 교수는 일부 바이러스의 크기가 세포와 비슷하다며 세포 탈출론자들에게 의문을 던진다. 이어 그는 바이러스의 겉껍질인 단백질의 기원이 오래됐다는 점을 근거로 제4의 생물영역설(이하 원시 바이러스세포설)을 주장한다. 학계에서는 생물을 세균, 고세균, 진핵생물로 분류한다. 하지만 구스타보 교수는 제4의 생물 영역을 주장하면서 바이러스를 독자적인 생물로 나눴다.

2017년 거대 바이러스인 ‘클로스뉴 바이러스’를 발견한 슐츠 박사는 구스타보 교수의 주장에 대해 반박한다. 그는 거대 바이러스에 대해 수 억년 동안 숙주 생물의 유전체를 흡수하면서 크기가 커졌다고 설명한다.

바이러스는 세포가 퇴화했는가? 탈출했는가? 혹은 독자적인 생물인가? 다양한 주장과 더불어 근거 없는 음모론만 무성할 뿐 그 기원에 대해 누구도 속 시원하게 답하지 못하고 있다.

 

늘어나는 진료실 내 녹취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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