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2020년 6월 25일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런데 최근 북한 당국이 남한 탈북자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문재인정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면서 2000년 6·15 평양공동선언, 2018년 4·27 판문점공동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남북 간 모든 통신선을 차단해 준(準)전시 상태에 돌입, 지금 우리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한국전쟁은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군이 선전포고도 없이 242대의 탱크와 170대의 전투기를 앞세우고 서부, 중부, 동부 전선에 걸친 전면 남침을 개시해 시작됐다. 남한군이 거의 무방비 상태에서 북한군의 기습을 받아 어쩔 줄 몰라 허둥지둥 거리고 있을 때 이승만 대통령이 무책임하게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경부선 열차를 타고 도망가는 바람에 북한군은 낙동강 전선까지 진격할 수 있었다. 맥아더 장군이 이끄는 한국군과 유엔군이 전열을 정비, 같은 해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해 9월 28일 서울을 수복하자 전세가 역전됐다. 한국군과 유엔군이 북진해 압록강까지 진격하자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군이 10월 인해전술로 한국전쟁에 개입, 한국군과 유엔군은 후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한 평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 결국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을 맺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국전쟁은 민주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 간의 이념전쟁으로 전장(戰場)은 한반도에 국한됐지만 미국과 소련 양 강대국과 아시아, 유럽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이제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주년을 맞았지만, 한국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휴전 상태에 있으며, 북한 당국의 끊임없는 도발로 남북한 간에는 긴장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실향민과 부상자들 중에는 지금도 경제적, 육체적, 심리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강제 납북되거나 행방불명으로 생사 확인이 어려운 분들이 많고, 전사자 유해 발굴은 비무장지대에서 계속되고 있다. 한국전쟁에 참여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아직까지 보훈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분들도 많다.

불행 중 다행으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개최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서 금강산 및 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비무장지대 초소 진출, 접경지역 군사훈련, 대남전단 살포 등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해 한반도 긴장 수위도 당분간 숨 고르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튼 다시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 왜냐하면 전쟁이 또 일어날 경우 한반도는 순식간에 불바다가 돼 남북한이 공멸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남북 평화통일과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선진민주복지국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남북 정상의 공동선언 이행이 화해와 평화, 통일로 가는 이정표이자 남북관계 진전의 척도임을 확인하고, 인내심을 갖고 군사행동이나 대북전단 살포 등 합의에 역행하는 적대적 행동이나 언사를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정상화, 철도 및 도로 연결, 이산가족 상봉, 친미사대(親美事大)와 외세 의존 탈피, 군축(軍縮) 등 남북한이 기왕에 합의한 사항들을 하루 빨리 실천에 옮겨 끊어진 남북관계를 조속히 복원해야 한다. 또한 경제와 문화, 학술 교류를 다각적으로 활성화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평화통일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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