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학교 현장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교육당국이 학교 내부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는 있지만 학부모나 통학버스 차량 운전자 등 외부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방역망이 뚫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만약 학교 내부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밀접 접촉으로 인해 대혼란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교육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대전지역 학교들은 지금 등교개학 이후 최대의 고비를 맞고 있다. 대전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환자의 자녀인 학생들이 감염에 노출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봉산초 학생이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데 이어 일주일 간격으로 교사, 학부모, 통학차량 운전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29일 대전외국어고와 대전대신고 통학차량을 운전한 60대 남성(대전 111번 확진자)이 확진 판정을 받아 학생 22명이 진단검사를 받았고, 동구 어린이집 원장(대전 113번 확진자)의 초·중학생 자녀도 진단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대전외고와 대신고는 학생들의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원격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대전지역 교육현장 곳곳에서 확진자와 접촉자가 나오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대전의 각급 학교는 교육부와 시교육청의 지침에 따라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등·하교 및 점심시간에 발열체크를 하고 순환 등교, 급식실 지정좌석제, 교실 내 책상 시험대형 배치 등을 하며 학생 간 접촉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나 통학버스 차량 운전자 등 외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학교 방역망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학부모들은 “방역이라는 게 과하다 싶을 정도로 해도 불안한데 교육당국은 학교 내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대처에 미온적”이라며 불만이다. 보다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시교육청은 여전히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감염병 앞에서 여론을 의식해 섣부르게 판단했다간 되레 상황을 악화시킬 빌미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학교 내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지금으로선 밀집도 최소화에 주력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시교육청이 여러 가지 상황을 판단해 결정할 문제이지만 보다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학교 내 확진자가 발생하면 학생들 간 밀접 접촉으로 인한 확산세는 예상을 넘을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선제적 대응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일시 휴교 등 과감한 조치도 검토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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