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의 우승에 폭염, 문화재 방화, 마약투여까지... 클롭 감독도 "적당히 좀 해라" 자제 권고
  • 나원석 기자
  • 승인 2020.06.29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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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화재 발생, 거리는 쓰레기장
리버풀 구단 "이런 행동 용납 못해"
클롭 감독 "집에서 머물러 달라"
사진=연합뉴스
26일(한국시간)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리버빌딩 앞에 집결한 리버풀 팬들 / 사진=A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FC가 30년만의 우승을 확정지었지만 지나치게 열광적인 팬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리버풀은 지난 2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첼시-맨체스터 시티(맨시티) 경기에서 맨시티가 1-2로 패배하면서 남은 7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 지었다.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의 전신 1부리그를 포함, 19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게 됐다. 20회로 최다 우승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바짝 쫓게 됐다.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1992-1993시즌 이후로는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30년 만이다. 이 기간 리버풀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도 두 차례(2004-2005, 2018-2019시즌)나 들어 올렸지만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은 역대급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맨체스터 시티에 승점 1점 차로 우승을 내줬다. 2013-2014 시즌에도 우승에 근접했지만 맨시티에 밀리며 고배를 마셨다.

팬들이 기다려온 우승이었지만, 도를 넘은 축하 퍼레이드에 도시는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당부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대규모 파티가 이어졌고 현지 경찰은 해산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영국 주요 언론들은 지난 27일 잉글랜드 머지사이드 주 경찰들이 리버풀 중심가에 해산 명령을 내렸고, 이를 28일까지 지속한다고 전했다. 리버풀 팬들 수천명은 우승 확정 이후 홈구장인 안필드와 도심에 모여 폭죽과 홍염을 터뜨리며 우승 축하 파티를 벌였다. 곳곳에서 서로가 포옹하고 다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구단 깃발을 흔들며 폭죽과 홍염을 터트리기도 했다.

팬들이 터뜨린 폭죽에서 불꽃이 튀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로열 라이브 빌딩 발코니에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공공질서를 저해한 혐의로 10명의 팬이 체포됐다.

 

팬들이 버린 쓰레기를 청소하는 사람들 / BBC

방화를 넘어서 마약 투약까지 한 리버풀 팬의 모습이 문제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경찰관 모자에 묻은 흰 가루로 리버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첫 우승을 기념하는 한 리버풀 팬의 영상이 문제가 됐다. 해당 영상은 리버풀의 상징인 ‘리버빌딩’ 앞에서 불꽃놀이가 벌어졌을 당시 찍힌 것으로 복수의 남성이 경찰관 모자 위의 정체모를 흰 가루를 코로 흡입했다.

문제의 영상은 ‘리버빌딩’ 방화 혐의를 받고 있는 매튜 에글레스든(19)이라는 남성이 기소되면서 알려진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데일리메일
영국 데일리메일

팬들의 도가 넘은 축하 행진에 리버풀 구단 측에서는 시 의회, 경찰과 공동 성명을 내고 “우리 도시는 여전히 공중 보건 위기에 놓여있으며 이런 행동들은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언제든 코로나19 확산세는 급증할 수 있으며 자가격리 기간 동안 이뤄낸 성과가 헛수고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안전이 보장될 때 모두가 모여 축하할 수 있도록 퍼레이드를 주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 앤더슨 리버풀 시장 역시 BBC와 인터뷰에서 “정말 맘에 들지 않고 화가 났다. 95%의 팬들이 훌륭하게 행동했지만 나머지 소수가 리버풀 구단의 이름에 먹칠을 했다”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리버풀 '원클럽 맨' 제이미 캐러거
리버풀 '원클럽맨' 제이미 캐러거

리버풀의 부주장이자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던 제이미 캐러거도 리버풀 우승 직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무시하고 길거리로 나와 비난을 받았다.

영국 ‘기브미스포츠’는 “수 많은 리버풀 팬들이 축하 행사를 벌이는 와중에 캐러거의 모습이 포착됐다. 캐러거와 팬들이 찍은 사진이 SNS에 떠돌면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어느 한 학생 구급대원은 ‘캐러거, 모범을 보여라’고 일침을 가했고 다른 팬은 ‘스카이스포츠는 코로나19 지침을 어긴 캐러거를 계속 출연시킬 것인가?’라고 반응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문제가 계속되자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까지 나서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클롭 감독은 29일 리버풀 지역지 '리버풀 에코'를 통해 "지금은 우리의 순간"이라면서도 "안전하고 사적인 장소에서 축하해 달라"고 강조, 코로나19 확산을 염려했다.

또 그는 "나는 인간이고 당신의 열정이 바로 나의 열정이다. 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런 종류의 공개 모임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우리가 이룬 것은 우리 사회 취약한 계층, 수많은 것을 베풀어 준 보건 당국 직원들 덕분이었다. 우리는 경찰들과 지역 당국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냈고 이런 일을 하지 않는 구단으로서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클롭 감독은 "적절한 시기가 되면 우리는 이 순간을 축하할 것이다. 도시를 붉게 물들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가능한 집에 머물러 달라"며 팬들을 달랬다.

클롭 감독 / 리버풀 홈페이지
클롭 감독 / 리버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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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의 우승에 폭염, 문화재 방화, 마약투여까지... 클롭 감독도 "적당히 좀 해라" 자제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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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구단 "이런 행동 용납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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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석 기자 | nw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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