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역사 관광자원 육성에 역량 집중
대청호-식장산-만인산 관광벨트 구축
대전역 주변 도시야행 인프라 접목해
신(新) 관광수요 창출, 경제 활력 도모

역세권개발 및 도시재생사업 물꼬 트고
혁신도시 맞물려 도시 혁신 전기 마련
100년의 역사와 첨단 인프라 어우러진
새로운 가치의 동구 구현에 역량 집중

[금강일보 이기준 기자] 민선 7기 후반기를 바로 앞둔 시점, 대전 동구에선 일복이 터졌다. 천지개벽 수준의 도시 인프라 확충 사업들이 쏟아졌다. 황인호 동구청장은 취임 후 ‘새로운 가치의 동구, 신바람 나는 동구민’을 기치로 내걸고 관광동구, 복지동구, 도시혁신동구, 안전동구 구현이라는 큰 틀에 공약사업을 패키지화했다. 이 네 가지 분야에서 혁신을 거듭해 전혀 달라진 동구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황 청장은 약속했다. 이 약속(공약사업)은 현재 65%의 이행률을 보이고 있고 100% 이행을 목표로 민선7기 후반기 구정을 달굴 계획이다.
 

◆대전관광 1번지 동구 구현의 발걸음

황 청장의 머릿속을 들여다 볼 필요도 없이 동구에 새로운 가치를 입히는 작업의 1순위는 ‘관광’이다. 그간 구정을 살펴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지역 자원을 분석한 결과 관광자원이 가장 잠재력이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론이다. ‘팀’ 수준의 문화관광 조직을 첫 조직개편에서 ‘과’ 단위로 격상했고 민선7기 후반기를 준비하는 시점에선 아예 ‘국’ 단위로 만들어버렸다. 그만큼 관광자원의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였고 나머지 절반의 임기에서도 여기에 집중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동구는 지난 10년간의 어려운 재정난, 그 암흑의 터널을 걸어왔어요. 민선7기 2년간 그 빚 다 갚고 이제는 부자동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전략에서 관광 분야는 구의 핵심 잠재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광은 미래지향적인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 2년간 구의 자연생태자원과 역사문화자원을 육성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어요. 대청호와 식장산, 만인산을 연결하는 생태관광벨트 조성이 대표적입니다. 우선 대청호반과 관련해선 세상에서 가장 긴 26.5㎞ 벚꽃길(오동선 벚꽃길)을 단장하고 여기에 축제와 마라톤대회를 접목시킴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어요. ‘봉달이’ 이봉주 선수도 극찬할 정도로 마라톤대회는 성황리에 이뤄졌습니다. 대청호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반길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핵심이 바로 동구의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과 5구간입니다.

특히 4구간 추동선 일원에선 미르공원 조성, 영화·드라마 6개 작품이 찾은 슬픈연가 촬영지 명상정원 조성, 효평분교 정크아트 갤러리 및 생태체험장 조성 등 다양한 대청호반 명소화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4구간에 있는 ‘더리스’와 5구간에 있는 ‘팡시온’만 하더라도 연간 관광객 운집능력이 100만 명에 달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관광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시대 흐름에 맞춰 생태관광자원을 지속적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더해 ‘대전야경 1번지’라고 할 수 있는 식장산권역 관광 인프라를 보강하고 식장산과 만인산 벨트의 중간지점인 상소동 삼림욕장 인프라도 대대적으로 개선해 오토캠핑 등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어요. 민선7기 후반기엔 만인산권역 관광인프라를 획기적으로 마련하는데 역량을 모을 생각입니다. 아직 구상단계인데 만인산·상소동 권역엔 캠핑, 삼림욕, 짚라인, 루지 등 익사이팅한 숲 어드벤처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관광 인프라를 조성할 예정입니다.”

황 청장은 역사문화자원 육성에도 공을 들였다. 이사동 전통마을 새단장과 산내 곤룡골 평화공원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철도를 테마로 한 관광자원 육성도 있다. 이는 대전시의 모태가 된 구의 역사성과도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대전역 주변 소제동 철도관사촌은 전국에서 그 비교대상을 찾기 힘들 정도로 철도관사들이 밀집한 곳입니다. 지금은 뉴트로, 레트로 열풍과 맞물려 카페촌이 형성되면서 대전의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죠. 현재 민간개발사업으로 인해 철도관사촌의 절반이 사라질 상황인데 시와 구가 머리를 맞대고 미래지향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길 기대합니다.”
 

◆관광자원 연계, 남은 임기의 과제

동구의 민선 7기 후반기 핵심 과제 중의 하나는 관광자원의 연계와 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다. 관광산업이 지역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전략과 이를 구체화시킬 방법론에 대한 구상이 황 청장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다. 공중화장실까지도 관광상품화 할 생각까지 하고 있으니 이 구상의 깊이를 가늠하기도 힘들 정도다.

“대전시가 ‘노잼도시’가 아닌 ‘꿀잼도시’가 될 수 있도록 동구가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요? 바로 전국 유일의 관광자원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지금까진 대청호-식장산-만인산 관광벨트를 구축을 위한 각 거점별 특화사업을 추진하는데 공을 들였다면 앞으론 이 관광수요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겁니다. 각 요소요소에 모인 관광수요가 한 곳에만 머물게 할 게 아니라 지역경제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대전역 주변으로 모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 고민의 시작은 관광객이 대전역에 내려서 곧바로, 걸어서 즐길 수 있는 도시여행 기반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현재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소제동 철도관사촌 카페거리와 도심을 가로지르는 대동천, 그리고 전국 관광객의 핫 플레이스로 새롭게 부상한 대동 하늘공원을 연계한다면 이 보다 좋은 도시여행 아이템은 없을 거예요. 대전야행(夜行)을 테마로 한 관광자원 연계가 이 구상의 핵심입니다. 아름다운 하천길을 조성하는 대동천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여기에 정기적인 동네장터를 개설할 생각이예요. 강원도 정선5일장을 테마로한 관광열차처럼 철도관광상품 유치도 가능할 수 있을 겁니다. 대청호-식장산-만인산 관광벨트 사이에 대전역 주변 도시여행 인프라까지 접목된다면 금상첨화라고 봅니다.”

동구는 공중화장실을 역사관광자원화 하는 ‘담소’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구 내 각 지역의 역사성을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 공중화장실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동구 제1호 담소인 인동 만세로광장 담소는 100년 전 대전 첫 만세운동이 벌어졌던 역사를 담았다. 이렇게 스토리텔링된 담소는 현재 6곳, 구는 앞으로 53호 담소까지 조성해 지역의 새로운 역사문화관광 산책길을 탄생시킬 계획이다. 관광과 경제를 연결하는 또 다른 시도 가운데 황 청장은 전통시장을 살리는 시책에 열정을 쏟아 부을 생각이다. 이른바 ‘나이트 이코노미’다. 전통시장 주변에도 아행 인프라를 극대화 해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복안이다.
 

◆동구의 새로운 바람, 도시혁신

동구는 최근 도시혁신 1번지로 거듭나고 있다. 도시개발 수요가 봇물처럼 터졌다. 이 기회들을 살려내는 것만으로도 민선 7기 후반기가 버거울 지경이다.

“최근 동구가 투기과열지구로까지 지정됐어요. 천지개벽할 일입니다. 아무리 대기업의 문을 두드렸어도 대전역세권개발, 콧방귀도 안 뀌었어요. 대전역 주변 도시재생 사업과 대전 혁신도시 지정을 가능케 한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과 그 후보지역으로 대전역세권지구가 지정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죠. 우선 대전역 인근 복합2구역 개발의 핵심인 대전역세권개발사업은 세 차례의 공모에서도 사업제안이 들어오지 않아 유찰됐는데 4차 공모에서 55개 기업이 신청을 했어요. 2157억 원이 투입되는 대전역 쪽방촌 도시재생 사업도 추진됩니다. 이것이 기폭제가 되면서 20곳에 이르는 재건축·재개발사업과 주거환경개선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전국 유수의 건설사들이 모두 동구에 들어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전역세권에만 4개 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코레일이 추진하는 역사공원과 서대전시민공원보다 더 큰 500억 원 규모의 송자공원 조성 사업도 펼쳐집니다. 철도관사촌 등 100년이 넘는 역사와 첨단도시인프라가 결합된 독특한 도시문화가 대전역을 중심으로 펼쳐질 것입니다.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도시를 만드는데 행정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동구가 올 상반기에만 따온 재정공모사업 규모만 3000억 원이 넘는다. 산내 곤룡골에 한국전쟁 당시 희생된 민간인의 넋을 위로하고 역사적 진실을 알리기 위한 평화공원(진실과 화해의 숲 조성사업)을 조성하는 사업은 2018년 사업 시작 당시 사업비가 295억 원이었지만 기획재정부에 대한 끈질긴 설득 노력으로 402억 원으로 늘었다. 쪽방촌 도시재생사업은 1만 5000㎡에 이르는 대전역 일대 쪽방촌 밀집지역에 새로운 주거단지 등을 건립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가 2157억 원에 달한다. 동구는 사회적경제 혁신타운 조성사업도 따냈다. 2022년까지 3년간 국·시비 317억 원이 투입된다. 290억 원 규모의 대전시 제2시립도서관도 동구에 건립된다. 가양도서관 부지가 최종 입지로 선정됐다. 민자유치와 관련해선 600억 원이 투입되는 쿠팡 물류센터가 낭월동 남대전종합물류단지에 들어선다. 또 200억 원의 민자 유치로 아카데미극장은 ‘에디슨 뮤지엄’으로 재탄생한다.

“쪽방촌 도시재생 사업 유치는 제게 있어 민선 7기 전반기 성과 중 가장 짜릿한 전율을 선사한 사업이기도 합니다. 쪽방촌은 낙후된 동구 이미지를 고착화시키는 것이어서 제 스스로 가장 창피한 부분이었고 그래서 취임하자마자 교육청, 경찰청과 협의해 대전역 뒷골목 정동 일원 청소년통행금지구역을 해제했습니다. 더 이상 이곳이 슬럼화 돼선 안 된다는 생각이었어요. 무작정 해제한 건 아닙니다. 이곳을 공방이나 카페거리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구상이 있었고 새로운 가치의 문화예술동네로 조성하기 위한 사업들을 추진했죠. 이 같은 노력 끝에 도시재생사업지구로 선정됐으니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대전역세권의 변화, 지켜봐주십시오.”
 

◆창의·창조를 부르는 인사 혁신

마찬가지로 이 같은 도시혁신의 기회가 어느 한 순간, 하늘에서 뚝 떨어진 건 아니다. 조직개편과 인사혁신을 통해 일 하는 행정문화를 만든 결과라고 황 청장은 자부한다. 부서 간 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철저한 성과중심의 승진 시스템 도입으로 공직 문화를 투명하게 바꿈으로써 공직자가 성과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라는 거다.

“취임하면서 제게 줄서지 말라고 했습니다. ‘동구의 인사권은 내 손이 아니라 네 손 안에 있소이다’ 하면서 말이죠. 이 네 손은 국비 잘 따오는 공무원, 시비 잘 따오는 공무원, 민자 유치를 잘 하는 공무원, 그리고 동구의 명예를 높인 공무원입니다. 구의 명예를 높인 공무원은 규제혁신 유공자, 주민 칭송을 많이 받는 공무원을 말하는데 최근 여기에 또 하나를 추가했어요. 이도 저도 안 되면 저출산시대 극복에라도 기여하라고 하고 있어요.(웃음) 아무튼 이렇게 투명하고 깨끗한 승진 기회가 보장되니 요직과 한직의 개념이 없어졌어요. 창의적으로 일해 성과를 내는 행정이 활성화된 거죠. 직원들 사업 아이디어만 모아도 1년에 책 한 권은 됩니다. 이를 기반으로 민선 7기 후반기에도 더 많은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같은 일 하는 문화 혁신으로 동구는 다양한 성공사례를 창출해 냈다. 복지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구 대표 복지 브랜드인 ‘천사의 손길’은 구 재정이 아닌 지역민 기부에 기반하는데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는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월 1000원의 기부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복지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월 1000원의 기부가 모여 어느새 모금규모가 55억 원 수준에 이르렀고 이 기금을 통해 신선하고 효과적인 복지전달체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혼자 사는 어르신의 말동무가 되기도 하고 때론 긴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공지능(AI) 인형 ‘효돌·효순이’ 보급사업도 천사의 손길 기금으로 진행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최 주민생활 혁신사례 확산 대상을 수상한 나눔냉장고 사업을 비롯해 지역 어르신들의 빨래 수고를 덜어주면서 이들의 안부도 살피는 띵똥빨래방 사업, 각 가정의 음식점 쿠폰을 모아 소외계층에 음식을 배달해주는 설렘쿠폰함 사업, 지역 소외계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주는 두꺼비봉사단 운영 등 창의적인 복지시책도 민선 7기 전반기에 초석을 다졌다.

“2020년 경자년 구정의지를 이청득심(以聽得心)으로 정했습니다. 동구 새로운 가치의 백년대계를 위해 구민 의견에 귀 기울이고 지역민의 참여를 확대하겠습니다. 다양한 주민의견과 창의적인 행정이 결합한다면 현안사업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는 물론 동구 발전의 지속가능성을 더 공고히 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많은 상황들이 변하겠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해 천지개벽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글=이기준 기자 lkj@ggilbo.com·사진=함형서 기자 foodwork23@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