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성 전 둔산여고 교장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2월부터 4월까지는 대부분 사람들이 모임 자체를 자제하고 바이러스의 두려움으로 모두들 조심하는 생활로 정부 시책을 잘 지키면서 지냈다. 5월에 들어서서 하루에 발생하는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동안 지나치게 통제됨으로써 모든 경제 분야의 경기침체로 대다수 국민들의 삶이 궁핍해지기 시작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7조 6000억의 추경예산으로 ’국가재난지원금‘을 국민들에게 제공하면서 국민 경기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면서도 바이러스의 문제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을 쓰면서 우리들의 일상적인 생활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며 국민들도 처음에는 잘 협조하면서 슬기롭게 난국을 잘 해결하는 민족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었다. 그래서 5월부터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모임들을 다시 시작했다. 나는 정년 이후에 모임을 정리해서 한 달에 운동하는 모임 네 개, 친목 모임 일곱 개로 한 달에 3일에 한 번 정도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하면서 사회와 소통을 해오고 있었다. 그런 모임이 노년의 삶에 즐거움과 배움을 주고 또 사회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며 외롭지 않은 노년을 보내는 방법이 된다.

그런데 지난달 초를 지나면서 대전에 코로나 확진자 수가 매일 계속 증가하는 것이 지난 4개월 동안에 발생했던 확진자 수보다 훨씬 더 많아지면서 모든 사람들이 다시 긴장하기 시작했다. 최근에 각 모임의 총무들에게 오는 전화나 문자서비스는 대부분이 '오늘 저녁 모임은 무기 연기되었습니다'라는 만남 취소 통보이다. 그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대전시에서 보내오는 내용에서 확진자 동선을 보면서 가지 말아야 할 장소를 생각하게 된다. 지금 이 상황은 모든 사람들에게 참으로 슬프고 딱한 일이다.

최근에 시내버스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타려고 하는 것을 버스기사님이 타지 못하게 하는 것에 대해 분풀이를 하다 문제가 된 일을 다룬 신문기사가 있었다. 또 얼마 전 마트에서 마스크를 쓴 판매원이 물건을 주는데 한 손으로 쭉 내밀어서 건네 주는 모습을 봤다. 순간 ’이런 버릇없는 친구가 있나‘를 생각하다 아차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판매원이 하는 것이 옳은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급적이면 떨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판매원은 하루에 많은 손님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하는 입장이다. 갑자기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제 코로나19 문제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우리들의 지혜와 슬기로운 생활로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 첫 번째가 타인에 대한 ’배려‘가 우선되어야 한다. 마스크를 쓰는 것은 물론 나를 위해서 쓰겠지만 마음속으로 다른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서 내가 꼭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상대편이 하는 행동이 잘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친한 친구와 함께 탔어도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이 남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된다. 함께 탄 모든 사람들은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모두가 참을성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이는 식당에서도 마찬가지다. 두 번째는 강한 공동체 의식이다. 위기가 닥칠수록 정신적으로 하나가 되는 힘이 있어야 한다.

함께해야 한다는 ’더불어‘ 정신을 갖고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만 한다. 그리고 마음의 여유를 갖고 기다려야 한다. 물론 지루하고 힘든 일이지만 슬기로운 인간이기에 행할 수 있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바이러스 때문에 일어난 모든 제약 조건들이 우리들을 정신적으로 지치게 만든다. 정신적으로 지치면 우울한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일상이 반복되면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그러면 우리들 스스로가 바이러스한테 지는 것이다. 우리들 스스로가 ’긍정적인 사고와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어려운 시기도 반드시 지나가리라는 확신을 갖고 생활하면 '오늘 저녁 모임은 예정대로 실시됩니다'라는 메시지를 받고 즐겁게 만날 수 있는 그 날은 반드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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