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가 제8대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놓고 볼썽사나운 감투싸움을 벌이고 있다. 절대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결정해 단독으로 의장후보로 등록한 권중순 의원(중구3)을 부결시켜면서 사태가 꼬일 대로 꼬인 상태다. 오는 13일 의장 선출을 다시 시도하지만 일부 의원들이 여전히 의총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파행이 어떻게 종식될지도 미지수다.

22개 대전시의회 의석 중 21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지난달 25일 의원총회를 열어 전반기 의총에서 합의된 대로 권 의원을 후반기 의장에 추대하고 전반기에 보직을 맡았던 의원은 후반기에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당시 의총 투표 결과는 11대 10으로 간발의 차이였다. 비당론파가 미래통합당 1석을 끌어오면 동률로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말이 나왔다.

이런 예측은 지난 3일 치러진 의장 선거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단독 입후보한 권 의원을 놓고 두 차례 투표를 했지만 찬성 11표, 무효 11표로 부결시킨 것이다.

권 의원은 의장 선출안이 부결되자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비당론파 의원들에 대한 중징계를 당에 요구한 상태다. 당론파 의원들이 권 의원의 의원직 사퇴 철회와 의장으로 권 의원을 선출해 정상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모양새가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일단 소속 의원들의 ‘자율적인 해결능력’을 믿어보기로 했다”며 스스로 갈등을 봉합해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정당이 지방의회 원 구성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일부 의원들이 의총 합의 내용을 어긴 것은 상호 신뢰를 우선으로 하는 정당인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며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전시의회가 원구성에 난항을 겪으면서 후반기 전체 의회 운영에 난기류가 형성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앞선다. 이런 사태는 일부 의원들의 과도한 감투욕심이 불렀다는 것이 의회 안팎의 분석이다.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 내 의원들 간의 자리싸움이 의총 결과를 뒤엎고 분열상을 보이면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보는 시민들의 눈길을 따갑다. 시의회 자유게시판에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밥그릇 싸움으로 민생은 뒷전”이라며 의총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의원들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대전시의회는 고개 숙여 반성하고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소속된 정당의 의총에서 결정됐으면 따라야 하는 것이 정당인의 자세다. 자신의 자리에 연연해 시의회 운영을 파행으로 몰아가는 것은 시민의 대표 본연의 자세도 아니다. 이들에게 공천권을 행사한 민주당 대전지역 국회의원들은 각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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