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탈락
실험 결과 사망률 감소 등 별 효과 누리지 못해
일각선 “변이 특징 분석이 우선” 진단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에이즈 치료제,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의 임상실험이 중단됐다. 특별한 효과가 없기 때문이라는 WHO(세계보건기구)의 결정에서다.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이어 두 번째로 코로나19 구원투수라 불렸던 치료제가 잇따라 탈락하면서 막다른 길에 부딪힌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효과가 있는 치료제를 상용화시키기 위해선 빠르게 변이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징을 염두에 두고 변이의 정체와 영향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진단한다.

WHO는 코로나19 임상시험에서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사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코로나19 환자에게 임상시험을 해본 결과 사망률이 거의 감소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는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의 주성분으로,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함께 약물 재창출의 주요 사례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 환자에게 임상실험을 진행한 결과 사망률이 거의 떨어지지 않음이 확인되면서 치료제 후보군에서 탈락됐다. 가장 유력한 치료제로 꼽혀 의료현장에서 투약되고 있는 렘데시비르 역시 환자의 회복 기간을 31% 정도 단축시키는 데 그쳐 의료계 내부에선 부정적인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대전 A 종합병원 내과 관계자는 “실험실과 인체 내에서의 효과가 엄연히 다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며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의 변이가 빠르고 다양하다는 거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샘플 6만 개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30% 정도에서 변이가 발견됐다. 바이러스가 변이하면서 점차 전파력이 높아지고 있어 사실상 개발된다 해도 기존 치료제의 효과조차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물재창출 방법 역시 그리 효율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게 드러났다고 본다. 시간을 단축시킬 순 있을지 몰라도 현재까지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효과를 극대화함에 있어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바이러스의 변이 자체를 분석하는 게 우선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대덕특구 내 한 출연연 관계자는 “변이 속도나 지역별, 시기별 상황을 분석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치료제든 백신이든 개발이 가장 어려운 이유는 변이라는 변수”라며 “바이러스의 변이 특징과 감염사례의 연관관계를 알고, 만약 거기서 패턴이 발견된다면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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