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弔問 정국’에 분열된 정치권
  • 최일 기자
  • 승인 2020.07.12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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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백선엽 사후 保革 갈등 표출
공수처 출범, 인사청문회 등 난관 이어져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백선엽 장군의 영정

[금강일보 최일 기자] 민선 7기 지방자치의 후반기가 개막했고, 20대 대선을 1년 8개월 남겨 놓은 2020년 7월이 갑작스럽게 ‘조문(弔問) 정국’으로 전환되면서 첨예한 이념적 갈등과 정치적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성추행 의혹으로 고소를 당한 직후인 지난 9일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여당과 야당이 나뉘어 대립하는 양상이다. 박 시장의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서는 ‘고인에 대한 추모가 우선’이라는 분위기 속에 주요 인사들이 조문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반면, 통합당과 정의당 등 야권에서는 고소인인 전직 비서를 향한 2차 가해를 우려하며 무조건적 ‘애도(哀悼) 모드’로 치우쳐선 안 된다는 입장이 표출되고 있고, 보수 진영에선 성범죄 혐의가 있는 박 시장의 장례가 가족장이 아닌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지는 데 대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대두되며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됐고, 법원에 집행금지 가처분 신청이 접수됐다.

공교롭게도 박 시장 사망 다음날인 10일 숨을 거둔 백선엽 장군의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을 놓고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백 장군에 대해선 미래통합당과 다른 당이 나뉘어 대립하는 모양새로, 통합당은 한국전쟁에서 큰 전공(戰功)을 세운 백 장군의 공적을 감안해 대전현충원이 아닌 서울현충원에 안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정의당 등 진보 진영에선 친일 행적이 있는 고인의 현충원 안장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일단 백 장군의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친일 논란을 의식해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선 이미 ‘현충원 내 친일파 파묘’ 입법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을 대놓고 찬성하기도 곤혹스러운 상황이 됐다.

대전지역 정가에선 통합당 대전시당이 성명을 내 “고인의 100년 삶을 애써 외면하거나 부정하는 언행들은 중단돼야 한다”며 “국가보훈처는 백 장군을 대전현충원에 안장하려는 계획을 거두고, 전우들이 잠들어 있는 서울현충원에 정중히 모시길 바란다”라고 했고, 진보당 대전시당은 “친일반민족 반역자 백선엽을 대전현충원에 안장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박 시장과 백 장군의 사망으로 국회 일정도 멈춰선 형국이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시장 영결식이 열리는 13일까지는 여야간 협상을 하지 못할 것 같다”며 14일 이후에나 국회 일정에 대해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조문 정국’이 끝나면 여야간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코앞으로 닥친 오는 15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이 최대 뇌관이다. 민주당은 인사청문회법과 국회법 개정,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 운영규칙안 등 공수처 출범에 필요한 후속 입법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시한 내 공수처를 띄우겠다는 입장이지만, 통합당은 야당 추천위원을 내지 않는 방식으로 출범을 막아설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7명의 추천위원 중 6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대통령에게 2명의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통합당은 공수처법 자체를 위헌이라고 주장, 법정시한 내 출범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있다.

인사청문회도 여야의 충돌 지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인영 민주당 의원을 통일부 장관,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국가정보원장 후보로 각각 내정하자 야당은 이들의 낙마를 위해 청문회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박 후보자 청문회를 열기 위해선 현재 공석인 정보위원장을 선출해야 하는데, 국회법상으론 야당 몫 부의장 선출이 먼저이지만, 정보위원 명단이 작성된 만큼 단독 정보위원장 선출이 가능하다는 게 여당의 판단이다.

민주당은 또 정부의 7·10 부동산 대책 후속 입법을 포함해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을 위한 임대차 3법을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통합당은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징벌적 수요 억제 대책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며 반대하고 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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