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지부 솔선수범 조직화한 첫 사례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대전을지대병원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조합, 대전을지대병원새봄지부가 설립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올 5월 19일 보건의료노조가 임시대의원대회를 연 이 후 정규직 지부가 솔선수범해 비정규직을 조직화한 첫 사례로 의의가 크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대전을지대병원은 상시 지속적인 업무에 대해 정규직화하기로 노사합의가 이뤄져 있었지만 최근까지 병원측이 합의에 따른 처우를 대부분 이행하지 않고 있었다. 지난 3월 노동조합의 반대에도 병원측은 직원식당 외주업체를 일방적으로 변경해 식대를 68%나 인상해 직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초대 전해교 지부장은 “대전을지대병원 직원으로 30년을 근무했다. 처음 입사는 병원 정규직으로 들어왔으나 1998년 병원 내 노동조합이 해산된 후 용역업체 직원으로 내쫓겨 20여 년째 근무하고 있는데 현재의 처우는 정규직 신입사원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며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자식, 조카, 후배와 같은 직원들에게 지금과 같은 을지대병원을 남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나와 같이 처지가 비슷한 직원에게 마지막 선물로 노동조합을 남겨 노동조건 개선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며 “노동조합은 모두와 협력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어 가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중부권 유수 사학 재단 소속인 대전을지대병원은 2015년 노동조합 설립 이후 첨예한 노사갈등으로 3년 동안 파업이 계속됐다. 이러한 갈등을 겪고 최근 2년간 상호 협력으로 노사관계가 안정화되고 있다. 이제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노동조합 설립에 따른 불필요한 노사갈등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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