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집단 감염 속출에 공기 감염 가능성 인정
전문가들, “강도 높은 새 지침 필요하다” 주장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공기 감염 가능성을 공식 인정한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 보다 강도 높은 지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빠르게 제기되고 있다. 기존 사회적 거리 두기 기준이나 일반 마스크로는 예방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엔 비말을 통한 전파 가능성만 인정해왔다.

세계보건기구는 최근 코로나19의 공기 감염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이 분야에서 새로 나타나는 증거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베네데타 알레그란치 WHO 감염통제국장은 “사람이 붐비는 혼잡한 실내 공간과 관련한 일부 발병 보고는 공기 감염(에어로졸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시사한다. 합창 연습, 식당이나 피트니스 수업의 감염 사례가 있었다”며 “공공장소, 특히 혼잡하고 폐쇄됐으며 환기가 잘 안 되는 환경에서는 공기 전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해당 증거가 확정적이지는 않다며 "증거를 수집하고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런 사례(공기 감염)에 대한 연구와 코로나19 감염에 있어서 공기 감염의 의미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며 “현재로서는 코로나19에 오염된 표면의 직·간접적 접촉과 기침이나 재채기 같은 비말이 주요 감염 경로”라고 입장을 유지했다.

일부 지역 의료계 종사자들은 예전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기 전파 가능성에 대해 언급해왔다. 그들은 세계보건기구를 향해 예방수칙 변경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대전에서 내과를 운영하는 이형석 전문의는 “집단 감염 사례가 폭증하고 있는데 비말만을 통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하기엔 설득력이 떨어진다. 홍역이나 결핵과 같이 봐야한다”며 “스마트폰 등에서도 3~4일 살아 있을 수 있을 정도록 생명력이 질긴 바이러스인데 공기 중에 섞여 떠다니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세계보건기구는 최소 1m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했는데 이보다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 A 병원 관계자는 “사실 지금까지 공기감염을 인정하진 않았지만 그동안 의료진들에 대해서는 삽관 등 의료 시술 중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퍼질 수 있다며 적절히 환기가 가능한 방에서 N95 마스크와 기타 보호 장비를 착용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지금이라도 일반인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역 지침을 세워야 한다”며 “거리 두기 권장 간격을 2m 이상으로 늘리거나, 조금 더 차단율이 높은 마스크를 착용하게끔 하는 등 좀 더 강도 높은 수칙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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