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비대면 거래 증가가 요인
금융 소외계층 문제는 해결 과제

[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은행들이 오프라인 영업점 통폐합을 서두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 증가와 초저금리 시대에 따른 수익성 감소 등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올해 안으로 140여 곳의 지점을 정리할 계획이다. 상반기에 이미 95곳을 줄였고 하반기에 국민은행 15곳, 우리은행 15곳, 신한은행 6곳, 하나은행 10곳의 지점을 통폐합할 예정이다. 올해 3월말 기준 전국 점포(지점·출장소) 수는 3453개로 지난해 12월 말(3525개)보다 72개 줄었다. 영업점 통폐합이 늘어남에 따라 은행들의 판매관리비(판관비)는 감소했다. 4대 시중은행의 올해 3월말 판관비는 2조 94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 850억 원)보다 4.7% 줄었다. 은행권의 영업점 통폐합은 2015년부터 매년 이어지고 있다. 2017년 금융당국이 고객 불편과 일자리 감소 등의 이유로 영업점 폐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면서 통폐합 속도는 잠시 주춤하는 듯 했으나 올 초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며 오히려 가속화된 양상을 띠고 있다. 은행들이 지점 통폐합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사회 전반에 디지털·비대면 거래 바람이 거세지면서 고객들의 모바일뱅킹 이용 빈도 수가 급증, 오프라인 지점 운영이 과거처럼 비용면에서 합리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금리로 인한 수익 하락도 점포 감소 요인이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주 수익원인 이자수익에 타격을 입은 은행들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줄일 수 있는 모든 것을 줄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대전 서구 한 은행 지점 관계자는 “핀테크 등과 연계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던 와중에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지점 방문객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비용절감 차원에서 지점 수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고객과 대출 심사나 복잡한 금융상품 판매 등 여전히 대면 영업이 불가피한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은행들이 지점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안을 마련하고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 모(55·대전 유성구) 씨는 “점포가 줄어들면서 노인들 중 금융 활동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이 늘지 않을까 염려된다”라면서 “이들을 위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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