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선수 소속팀 지도자와 선배들의 가혹행위에 극단적 선택
가해자 3명 중 2명 혐의 부인
징계 선수들 7일 이내 재심 요청할 수 있어

故 최숙현 선수 찾아 고개 숙인 가해 선수 / 연합뉴스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선배 선수 2명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고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등진지 열흘 만인 6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김 감독과 A 선수를 영구제명하기로 결정했다.

고인을 폭행한 가해자 3명으로 지목된 이들 중 두 명은 14일 체육회 공정위에 재심 신청서를 이메일로 제출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은 재심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체육회 산하 회원종목단체의 공정위에서 징계를 받은 선수나 지도자는 징계를 통보받은 지 7일 이내에 체육회 공정위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

김 감독과 A 선수, 김도환 선수는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 현안 질의에 이어 협회 공정위에서도 일관되게 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최숙현 선수의 동료이자 또 다른 피해 당사자들이 이날 같은 시간 국회에서 가해자들의 폭행 사실을 추가로 폭로했음에도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던 김 선수는 선수가 9일 뒤늦게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고인의 납골당을 찾아 눈물을 흘리며 사죄하기도 했다.

 

최숙현 선수의 마지막 카카오톡 / 사진=연합뉴스

고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26일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어머니에게 남긴 뒤 세상을 떠났다. 소속팀 지도자와 선배들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대구지검은 경찰이 조사해서 넘긴 사건을 여성아동범죄조사부(양선순 부장검사)에 배당해 수사에 나섰고 경찰 수사 자료를 검토한 뒤 가해자로 지목된 지도자 등을 불러 조사를 실시했다.

유족들은 최 선수가 선수생활을 했을 당시 감독과 팀닥터, 선배 선수로부터 폭행과 폭언, 식고문까지 당해 대한철인3종경기협회에 진정서를 제출했으나 제대로 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6일 새벽, 23세의 어리고 어린 고 최숙현 선수가 숙소에서 뛰어내렸다"며 선수를 죽음으로 몰아낸 가해자들에 대해 엄중처벌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고 최숙현 선수가 엄마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였다. 대체 '그 사람들'이 누구인가"라며 "그 사람들은 다른 누구도 아닌 같은 직장운동부에 속한 경주시청 감독과 팀 닥터, 일부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대한철인3종경기협회·경북체육회·경주시청·경주경찰서 그 누구도 고 최숙현 선수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폭행·폭언에 대해 신고를 하고 조사를 독촉했으나 하염없이 시간만 끌었고 대한체육회와 대한철인3종경기협회에 진정서를 보내봤지만 아무런 사후조치가 없었다"며 "경북체육회는 비리를 발본색원하지 않고 오히려 고 최숙현 선수 부친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사건을 무마시키려고만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주시청은 고 최숙현 선수의 부친이 제기한 민원에 '그냥 고소하라'고 으름장을 놓았으며 경주경찰서는 무성의하게 조사를 마치고는 검찰에 이첩시켰다"면서 "그 누구 하나 나서서 바로잡지 않고 쉬쉬거리며 온갖 방법을 동원한 회유 시도에 23세의 어린 최숙현 선수가 느꼈을 심리적 압박과 부담은 미루어 짐작해 보아도 엄청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아무도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다', '세상 어디에도 내 편은 없다'는 좌절감은 결국 그를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만들었다"며 "누가 이 선수를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엄중처벌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임오경 의원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의 부적절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은 5일 TV조선의 통화 녹취록 보도로 불거졌다. 보도에 따르면 임 의원은 최 선수의 고소와 관련해 "왜 이렇게 부모님까지 가혹하게 이렇게 자식을…(가해자들을) 다른 절차가 충분히 있고, 징계를 줄 수 있고 제명을 시킬 수도 있는 방법이 있는데…"라고 말했다.

보도 후 논란이 커지자 임 의원은 같은날 입장문을 내고 "임오경의 진상규명이 두려워 이를 끌어내리려는 보수 체육계와 이에 결탁한 보수 언론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에 굴하지 않고 문체위는 최 선수의 사망사고 진실을 파헤치고 국정조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발본색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8일에는 "이번 최 선수 사건에 대해 가장 분노하고 울분을 토했으며 어떻게든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화 녹취록으로 심려를 입으신 국민이 있다면 송구스럽다"고 사과하며 "청문회를 추진해서라도 끝까지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인 임 의원은 "이번 최 선수의 사건에 대해 가장 분노했고 울분을 토했다"며 "저는 스포츠 현장을 잘 아는 사람으로서 반드시 진실을 규명하고 제2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대책 마련 및 관련법 발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추진해서라도 끝까지 진실을 규명하겠다. 또 대안을 만들고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언론에 잘 보이기 위한 일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고인의 희생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이 사회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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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숙현 선수 폭행 가해 혐의 선수 2명, 체육회에 재심 신청... 가혹행위 부인

故 최숙현 선수 소속팀 지도자와 선배들의 가혹행위에 극단적 선택
가해자 3명 중 2명 혐의 부인
징계 선수들 7일 이내 재심 요청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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