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태 대전 서구청장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

[금강일보 신성룡 기자] 어느 대학의 심리학 강의실, 교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작은 실험을 하나 진행한다. 풍선 속에 각자 자신의 이름을 써넣고 바람을 채워 천정으로 날려 보낸다. 그런 다음 본인 이름이 들어 있는 풍선을 찾아보라고 했다. 주어진 시간은 5분. 학생들은 자신의 이름이 들어 있는 풍선을 찾기 위해 우왕좌왕했다. 아웅다웅하는 사이에 5분의 시간이 모두 흘렀고, 결국 아무도 자신의 풍선을 찾지 못했다. 이번에는 다른 방법을 제시했다. 교수는 학생들에게 천정에 있는 아무 풍선이나 잡아 이름의 주인을 찾아주도록 했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모든 학생이 자신의 이름이 든 풍선을 찾을 수 있었다.

최근 행복에 관해 언급할 때 자주 인용되는 사례로, 이른바 헤밍웨이 법칙이다. 헤밍웨이는 이렇게 말했다. “행복을 가꾸는 것은 자기 손이 닿는 곳에서 꽃다발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행복이 결국 나의 행복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찾아 헤맨다. 마치 자기 이름이 든 풍선만을 찾기 위해 우왕좌왕하던 학생들처럼. 교수는 실험을 마친 후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자기 풍선 찾기는 우리의 삶과 같다.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과 함께 있다. 다른 사람의 풍선을 찾아주듯 그들에게 행복을 찾아줘라. 여러분이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대전 서구는 지난 2018년 민선 7기 시작과 개청 30주년을 맞아 구정 슬로건을 ‘퍼스트(First) 서구’에서 ‘행복동행 대전서구’로 바꿨다. 일류도시 이미지를 넘어 다양한 사람의 행복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함께 손잡고 동행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민선 6기부터 추구한 ‘사람중심 도시 함께 행복한 서구’라는 구정 비전과도 일맥상통한다. 모든 시책과 행사에 행복동행의 가치를 담고자 노력했다. 풍선 찾기에 비유하자면 내 이름이 적힌 풍선만 찾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풍선을 먼저 찾아주겠다는 취지다. 그게 각자의 풍선을 가장 빨리 찾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변동 동장 시절이었다. 당시 변동의 가장 골칫거리는 큰 쓰레기 문제였다. 며칠 동안 현장을 둘러보고 의견을 취합한 결과, 지역별로 수거하는 날을 정해 그날만 쓰레기를 문 앞에 내놓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도 모두를 100% 만족할 수는 없는 법이다. 당장 “왜 매일 수거해가지 않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우리 집은 꼭 이날 수거해 줘야 한다”는 민원도 있었다. 이런 불만과 민원을 하나씩 설득해가며 실행에 옮겼다. 결과는 대만족. 수거하는 날만 쓰레기를 집 밖에 내놓으니 동네는 눈에 띄게 깨끗해졌다. 집안에 쓰레기를 보관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조금씩 양보한 결과였다.

이처럼 행복동행은 멀리 있지 않다. 일상에서 나의 작은 불편을 감수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 소외되거나 뒤처지는 사람에게 함께 가자며 손을 내미는 것이 행복한 동행이다. 지난 몇 개월 우리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코로나19와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우리는 그것을 생생하게 경험하고 목격했다. 민선 7기도 7월부터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꼭 거창한 일이 아니더라도 ‘자기 손이 닿는 곳에서 꽃다발을 만들고’, 그 꽃다발을 이웃에게 나눠주는 ‘행복동행 대전서구’를 만들기 위해 후반기에도 달릴 것이다. 그런 마음과 자세로 달렸기에 전반기도 구민들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 헤밍웨이 법칙은 먼 곳에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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