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79㎜ 물폭탄…침수, 인명피해도
공주 공산성 성벽 일부 붕괴
충남 농가 19.5㏊ 침수, 농작물 피해

[금강일보 강정의 기자] 기록적인 폭우로 ‘재난 안전지대’로 꼽혔던 대전이 물에 잠겼다. 시간당 79㎜, 곳에 따라 100㎜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또 하상도로와 언더패스 등의 출입이 통제되고 도심 지하차도도 물에 잠기면서 출근길 교통체증이 빚어졌고 수해로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도로가 유실되고 산사면이 붕괴되는 등 사고도 이어졌다. 충남에선 세계문화유산 공주 공산성(사적 제12호) 성벽 일부가 붕괴됐다. 공주시는 임류각 동쪽 은개골로 이어지는 급경사 구간으로 비가 성벽으로 흘러들어 무거워진 데다 성벽 아래 흙이 비에 쓸리면서 밑에 있는 돌들이 함께 빠져나가 무너진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대전·세종·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대전에선 2건의 인명구조 신고가 있었으며 135명의 인명이 구조됐다. 이 중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했다.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 235세대 가운데 28세대가 침수되면서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던 50대 주민 1명이 사망했고 다른 주민 1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초기 익사로 추정됐던 숨진 시민의 경우 1차 검안 결과, 원인이 병사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국과수 부검을 준비하고 있고 31일경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날 주요 피해 원인은 새벽부터 시간당 최대 79㎜의 비가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내리고 일부 지역의 배수시설 처리용량 한계로 침수 등 피해가 발생했다. 오후 3시 기준 449건의 공공·사유시설의 피해가 접수됐으며 코스모스 아파트 침수로 인해 28세대 이재민이 발생, 임시대피소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가수원동 한 골프연습장 지하실도 침수되면서 배수작업을 하던 주민 1명이 감전돼 부상을 당했다. 대전소방본부는 급·배수지원 122건과 안전조치 21건의 신고에 따라 출동했으며 이날 대전소방본부 인력 1160명과 170개의 장비가 투입됐다.

세종에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오전 7시 20분경 세종 전동면 하천 위 교량 위를 건너던 화물차가 급류에 넘어져 운전자가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세종소방본부는 이날 26건의 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충남에선 도심 지하차도가 침수되고 농작물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논산과 천안에선 지하차도가 침수되는 한편 사유시설 피해 신고 171건이 접수됐다. 침수 70건, 사면유실 23건, 전도 11건, 기타 67건이다. 이밖에도 6개 시·군 69곳의 농가에서 농경지 19.5㏊가 침수돼 벼 0.7㏊, 채소 13.7㏊, 과수 5.1㏊ 등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충남소방본부는 이날 212건의 안전조치에 나섰으며 배수 지원 63건, 주택 배수 62건, 토사낙석 제거 16건, 도로 장애물 제거 52건, 기타 19건의 신고에도 출동했다.

31일까지 충청권엔 많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내달 2일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전·세종·충남지역엔 31일 오전 50~150㎜의 많은 비가, 낮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 10~60㎜까지의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보여 산사태와 축대 붕괴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농경지와 지하차도, 저지대 침수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정의 기자·내포=최신웅 기자·공주=이건용 기자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