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전문의·간호사로 일손 대체
수술일정도 사전 조율해 차질 없어
파업 장기화 될 경우 피로누적 우려

[금강일보 김정섭 기자] ‘의대 정원 확대’를 골자로 한 정부 정책에 반발해 전국 의료 전공의들이 지난 7일 파업을 단행한 가운데 다행히 우려됐던 의료공백은 일어나지 않았다. 병원별로 자구책을 마련한 터라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병원과 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전지역 대학병원 전공의 상당수가 대전역 서광장에서 열린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반대 궐기대회에 참석하면서 종합병원들은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가장 숨 가쁜 응급실의 경우 환자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의료진들이 어느 때보다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대전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관계자는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평상 시보다 대기시간이 좀 길어지긴 했다. 하지만 진짜 바쁠 땐 지금보다 더 하다”면서 “현재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서 빠진 전공의 자리를 교수님과 간호사들이 대체하고 있어 아직까지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역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평상 시와 같이 진료가 이뤄졌고 수술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진 않았다.

이 대학병원 관계자는 “외래진료는 교수님들의 업무영역인 데다 수술실과 각 병동에서는 다른 교수님과 간호사들을 배치해 파업에 따른 대비를 마쳤다”며 “수술의 경우 미리 일정을 조정한 상태라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 당장은 문제가 없겠지만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의료진들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환자들의 불만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섞어 말했다.

환자들 역시 의료공백에 대한 불편을 느끼진 못 했다. 일부 환자들은 전공의 집단파업 소식을 모를 정도로 의료 서비스는 평상 시 수준을 유지했다.

한 병원에서 신경외과 외래진료를 기다리고 있던 김숙자(70) 할머니는 “오늘 (전공의) 파업인지 몰랐다. 원래 신경외과는 사람이 많고 금요일은 월요일만큼 오래 대기하는 것도 아니라서 평상 시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 했다”며 “그래도 파업이 길어지면 대기시간도 길어지고 진료도 제 때 못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우려스럽긴 하다”고 걱정을 내비쳤다. 또 다른 환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의료 파업은 아니지 않냐”고 불평을 털어놨다.

환자 A 씨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가뜩이나 위험한데 단체로 모이겠다고 하질 않나 갑자기 파업하겠다고 하질 않나, 의료진들의 이런 행동들이 환자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것 같다”며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사람들까지 빠진다고 하던데 환자를 볼모로 생각하는 이들을 어떻게 믿고 목숨을 맡기겠나”고 핀잔했다.

김정섭 기자 toyp1001@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