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우수인재 선발…실상은 정원수 채우기

전국의 대학들은 학교 및 학과 특성을 고려, 우수 인재를 유치하겠다며 해마다 다양한 수시 전형을 쏟아내고 있다. 올 수시 전형은 2500여 개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지난 2009학년도 1100여 개보다 2배 늘어난 수치다. 대학은 이를 통해 올 신입생 정원의 최대 60%를 선발한다. 그러나 앞다퉈 수시 전형을 늘리는 데 대해 일각에서는 우수 학생 선발보다는 신입생 이탈을 틀어막는 방안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느냐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인구 감소로 매년 입학 자원이 줄어, 대학마다 신입생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모 대학 관계자는 “수시 전형을 통과한 학생은 입학 후 정시모집 학생에 비해 별다른 지원을 받는 것이 없다. 단지 먼저 합격한 것일 뿐”이라며 “대학 생활에서 정시 모집 학생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다양한 수시 전형을 통해 들어온 신입생들은 정시 모집보다 입학률 및 이탈률이 낮다”며 “수시를 통해 다른 대학으로 신입생 자원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계산이 내포돼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시 모집에 앞서 신입생을 확보, 안정적인 대학 운영을 이끌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입학생 자원 감소가 대학의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수시에서도 학생 1인당 19번의 지원서를 낼 수 있다”며 “대학에서는 우수 인재 유치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신입생 유치 경쟁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대전지역 한 고등학교 교사는 “우수 학생을 선발한다는 목적으로 대학들이 수많은 수시 전형을 내놓고 있지만 이면에는 정시 모집 또는 다른 대학으로 갈 학생들을 미리 선점한다는 뜻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이 수시 특별전형으로 합격하면 다른 대학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입학 후 자신의 진로를 위해 미리미리 대비할 수 있다. 이것이 수시 합격생들의 이탈률이 낮은 이유”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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