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도 비대면 수업, 자취방 계약 줄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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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대전 A 대학가 인근이 오가는 행인 한명 없이 한적하다. 김지현 기자

[금강일보 김지현 기자] “월세만 내고 있는 빈 방이 수두룩해요. 그러니 학생들이 2학기에는 자취방을 해약하려 하는 거죠...”

대전 A 대학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을씨년스러운 대학가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대학가 주변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영세상인들은 그야말로 여름을 힘겹게 나고 있다. 참담한 심정으로 말이다.

올 초 코로나19로 1학기 개강이 연기되고 비대면 수업으로 한 학기를 마무리 한 탓에 매출이 곤두박질친 가운데, 사실상 ‘장기 방학’이 이어지면서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코로나19를 우려한 대다수 지역 대학들이 2학기에도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인근 상인들은 존폐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

10일 오전 10시 30분 A 대학가에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점심시간을 앞두고 문을 열어 둔 식당으로 식자재를 옮기는 배달기사들과 캠퍼스 내 건물에서 빠져나온 극소수의 교직원들을 제외하곤 학생으로 보이는 이들은커녕 오가는 행인들도 손에 꼽힐 정도로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산한 주변 상가에는 늦은 오전임에도 아예 문을 열지 않은 카페와 미용실, 음식점 등이 즐비했고, 불 꺼진 가게의 유리창에는 ‘임대’라는 문구만 무심하게 붙어있었다.

방학 중에도 틈틈이 자취생들이 드나들었던 생필품 매장 등은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비닐우산과 실내화 등 장마철 학생들의 눈길을 끌만한 용품만 진열대를 빼곡하게 채운 채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겟방을 운영하는 윤 모(57·여) 씨는 “방학 중에도 종종 학생들이 생활용품을 구매하러 왔었는데 올해는 현저하게 줄었다”며 “우산, 실내화, 멀티탭 등을 잔뜩 쌓아놓아도 손님이 없어 난감하다. 긴급재난지원금도 이젠 소용이 없다”고 한걱정했다.

원룸촌은 빈방이 수두룩하다. 1학기가 시작될 무렵 대다수 학생들이 방을 구하지 않았고, 자취방을 계약했던 일부 신입생들은 2학기마저도 온라인 강의를 병행한다는 소식에 취소하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박 모 씨는 “1년 계약을 했지만 2학기부터는 방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신입생들이 엄청 많다. 실습·실기 강의를 듣는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방을 구하려는 사람이 없다. 수입이 전무한 임대인들도 있고, 적자로 인해 문을 닫은 가게들도 적지 않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빙 알바 등을 구하던 음식점은 종업원 수를 줄였다. 짐심 때마저도 손님이 급감해서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 모(56·여) 씨는 “1학기 개강 후에도 작년과 비교해 손님이 3분의 1로 크게 줄었다. 방학 때도 손님들은 있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매출이 떨어졌다. 적어도 4~5명의 직원은 있어야 했는데, 코로나19로 손님이 줄고, 방학이 돼 손해가 더 커져 현재는 2명이 일하고 있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글·사진=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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