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 태풍 ‘장미’ 예상보다 일찍 소멸
“장마 정체전선 오르락 내리락 할 수 있어”

[금강일보 곽진성 기자] 50일 가까이 전국에 장맛비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충청 지역의 장마 종료 시점이 오리무중이다. ‘장마 종료시점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기상당국의 입장이다.

당초 5호 태풍 장미의 북상으로 장마 정체전선이 올려져 11일 이후 장마가 걷힐 것으로 전망됐지만, 태풍의 위력이 급속히 약해지며 포항 부근서 소멸해 정체전선에 미치는 영향이 약해지는 변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대전·세종·충남·충청에는 50-150㎜, 많게는 250㎜ 이상의 비가 내린다.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매우 강하고 많은 비와 함께 돌풍을 동반한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장마기간이 길어지고 10일 한반도가 태풍 장미의 직·간접 영향까지 받은 터라, 11일 또다시 예고된 폭우에 염려스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23일 시작돼 근 50일 가까이 이어지는 장마로 충청 지역에는 산사태, 침수 등으로 인명·재산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충남 천안·아산시, 충북 충주·제천시·음성군의 피해가 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당초 충청지역의 장마는 11일 이후 걷힐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10일 5호 태풍 장미의 북상 영향으로 정체됐던 장마전선도 북쪽으로 올라갈 것으로 기상당국은 예측했다. 그러나 장마를 끝내는 태풍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5호 태풍 ‘장미’가 세력이 급속히 약화된 후 소멸해 장마 정체전선을 위로 크게 올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5호 태풍 ‘장미’는 10일 오후 5시 포항 부근에서 소멸했다. 내륙을 지나며 세력이 급격히 약화돼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됐다. 자칫 충청 지역의 장마가 기약 없이 길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마저 감돈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장미가 강하면 힘이 있겠지만 예보 보다 훨씬 일찍 약화돼 온대 저기압으로 바뀔 것 같다. 태풍이 장마 정체전선을 밀어 올린다는 전제가 바뀐 상황”이라며 “장마 정체전선이 오르락내리락 할 수 있어 충청지역의 장마 종료시점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저지대와 농경지 침수, 산사태 축대붕괴 등 비 피해가 없도록 유의 바란다”며 “특히 국지적으로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짧은 시간 동안에 하천이나 계곡의 물이 갑자기 불어날 수 있으니 산간, 계곡 등의 야영객들은 안전사고에 각별히 신경써달라”고 당부했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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