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전국 실업급여 3개월 연속 1조원대
입사포기자 80.8% “中企 취업 안 할래”

[금강일보 정은한 기자] 전국의 실업급여 지급액이 3개월 연속으로 1조 원대를 유지하며 역대 최악의 고용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그런데도 취업자들은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고 있어 역설적이게도 중소기업계는 고용난에 허덕이고 있다.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7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 18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96억 원(56.6%) 급증한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수출·내수가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지난 2월 7822억 원을 달성한 이후 매월 증가폭을 달려 5월 1조 162억 원, 6월 1조 1103억 원, 7월 1조 1885억 원까지 불어났다.

지난달 실업급여 신청자만 11만 4000여 명이다. 과거 IMF 직후인 1998년 1~12월에도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가 2만~4만4000명,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에도 12만 8000명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12월까지 6만 7000면에서 10만 명 수준을 유지한 바 있다.

충청권 고용 위기도 심상치 않다. 지역별 7월 고용통계는 아직 취합되지 않았으나 6월 충청권 실업급여 지급액을 보면 충남 369억 원, 대전 321억 2000만 원, 충북 305억 9000만 원, 세종 58억 1000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6월 신청자수는 전국 71만 8921명 중 충남 2만 3025명, 대전 2만 40명, 충북 1만 9369명, 세종 3637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5%가량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역대 최악의 고용 위기에도 불구하고 취업자들은 지역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있다. 11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구직자 1246명을 대상으로 ‘입사 포기’에 대해 조사한 결과 39.2%가 입사 포기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 중 80.8%가 중소기업 입사를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준생 박 모(28) 씨는 “중소기업은 급여와 복지가 만족스럽지 못해 다들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취업을 선호한다. 현재 코로나19 장기화로 채용이 얼어붙어 눈높이를 낮추는 청년들도 있지만 첫 취업이 중요한 만큼 만족스러운 채용을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전의 중소기업인들은 이 같은 회피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대경이앤씨 박성원 대표는 힘들고 어려운 제조현장에서 일하지 않으려는 심리를 지적했고, 나노하이테크 김병순 대표는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자로서 높아진 눈높이를 꼬집었다.

서울프로폴리스 이승완 대표는 혁신도시 지정에 따른 공공기관 선호 현상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하며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려는 청년들의 자세 전환을 호소했다.

더불어 중소기업 임금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는 게 경제학계의 분석이다.

일례로 한국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50% 수준인 반면, 중소기업 강국인 일본은 지난 20년간 80%대를 유지하고 있다. 임금 격차를 좁히도록 일본 정부가 임금을 인상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세금 부담을 줄여주며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어서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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