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토닥토닥 대표

[금강일보]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자 100대 국정과제인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9개 권역 병원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은 축소돼 3개 권역에만 병원, 4개 권역에는 입원 병상이 없는 센터, 2개 권역은 기존 병원을 지정하는 것으로 추진됐다. 그런데 이마저도 정부와 지자체의 소극적 태도로 지연돼 위기를 맞고 있다. 전남권역 병원은 수차례 공모에도 무산됐고 경북권역 센터도 작년에 이어 무산됐다.

충북권역 센터는 올해 다시 추진됐으나 보건복지부가 탈락시켰다. 또 수도권과 제주권역에는 병원을 지정하겠다고 했는데 인천시가 병원 지정을 위한 예산지원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해 추진이 보류됐다. 대전시는 충남권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총 건립비의 20%도 안 되는 국비지원을 지적하며 건립예산 추가 지원과 운영비 국비지원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나 기획재정부는 건립예산 추가 지원과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운영비 국비지원에 반대하고 있다. 현재의 진행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사업이 국정과제인지, 정부가 사업의 의지가 있긴 한지 의문이 든다.

권역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사업의 어려움은 무엇보다 정부의 비현실적인 건립 예산과 운영비 국비지원 불확실이 초래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병원 1개소 50병상 규모(입원 20병상)로 총 건립예산을 156억 원으로 책정했으나 이 예산으로 병원 건립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대전시에서 추진 중인 70병상 규모의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총건립비는 447억이다. 건립 예산이 부족해 자체 예산을 추가하고 민간기업의 100억 후원까지 받아야 했다.

그런데 정부는 비현실적인 건립 예산을 일정 인정하면서도 78억 국비지원만을 고수했고 운영비 국비지원 요구에도 부정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대전시 관계자는 공공어린재활병원 건립사업은 국정과제로 추진된 국가사업인데도 지자체에만 부담을 전가한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대한민국 첫 병원 건립과정은 타 권역 지자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국정과제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국회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국회는 보건복지부의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예산을 검토하며 건립사업의 난항의 문제를 짚고 정부가 대안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 올해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또 국회예산심의에서 운영비 국비지원을 통과시켜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운영비 국비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청와대도 국비지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기획재정부가 반대한다고 한다.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공약으로 약속한 여당의 적극적 태도가 필요하다. 추가적으로 강선우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장애인건강법 개정안 통과로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예산 및 운영비 지원의 법적 근거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지난 4일 국회에서 박범계 국회의원(대전서구을)과 ‘제대로 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위한 전국시민TF연대’의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박 의원은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가장 먼저 추진하고 건우법을 대표 발의한 의원으로서 깊은 관심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21대국회에서는 박범계 국회의원 외에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김성주 국회의원, 강선우 국회의원, 허종식 국회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전국시민TF연대는 현재 ‘권역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추진 의원 모임’이 필요하다고 합의한 뒤 이를 추진하고 있다. ㈔토닥토닥도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위원장을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의원 모임을 제안하려고 한다.

다시 강조한다. 대전 시민들이 간절한 염원을 담아 이끌어냈고 대통령이 약속하고 국정과제가 된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사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의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고 전국의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제대로 된 병원 건립을 위한 구원투수로 국회의원들이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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