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일보] 제8호 태풍 ‘바비’가 한반도를 지나쳐간 데 이어 9호 태풍 ‘마이삭’이 우리나라 남쪽 지방을 관통하면서 많은 피해를 내고 있다. ‘마이삭’은 ‘바비’보다 더 강한 상태로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40m가 넘고 일부 지역에는 300㎜ 이상의 폭우를 쏟아 부으면서 인명과 재산피해가 속출했다.

더 큰 문제는 태풍이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더 발생해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마이삭’에 이어 10호 태풍 ‘하이선’이 지난 1일 괌 부근 해상에서 발생해 이번 주말 일본을 거쳐 6~7일쯤에는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된다. 잇따르는 태풍으로 한반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특히 9월에는 다른 달보다 태풍이 많이 발생하고 강도가 강해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발생한 252개 태풍 중 39개(15.5%)가 한반도에 영향을 줬다. 그 중 5년간(2015~2019년) 9월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태풍 수는 8개로 7월 5개, 8월 6개보다 더 많았다.

더구나 9월에 생기는 태풍은 다른 달에 발생하는 태풍보다 더 위험하다. 지난 2003년 초속 60m 강풍으로 130명이 넘는 사상자와 4조 원의 재산피해를 발생시킨 태풍 ‘매미’도 9월에 발생했으며, 2007년 제주·전남을 중심으로 시간당 100㎜의 폭우를 뿌리며 14명의 사상자와 1307억 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를 낸 태풍 ‘나리’ 역시 9월에 발생한 것이다.

올해의 경우도 ‘마이삭’ ‘하이선’에 이어 아직도 9월 태풍이 더 올라올 가능성은 매우 높다. 여름철에는 우리나라에 머무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뜨거운 공기에 막혀 태풍이 상륙하지 못하다가 9월 북태평양 고기압이 가장자리로 밀려나면서 그 가장자리를 따라 태풍이 한반도로 상륙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온난화 영향으로 태풍의 생성시기는 더 늦춰지고 있다. 또한 한반도에 머무는 선선한 공기와 태풍의 뜨거운 공기가 부딪혀 바람이 세지고 강수량도 많아지면서 피해를 키우고 있다. 한반도로 올라오는 가을 태풍의 빈도가 늘어나고 강도도 세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태풍에 대한 상시 비상체계를 갖춰놓고 대비해야 한다. 태풍은 강한 바람과 순식간에 쏟아지는 폭우로 인해 많은 피해를 주곤 한다. 강한 바람에 약한 시설들을 사전에 점검하고 보강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한 홍수, 침수, 산사태 등 재해 위험지구에 대한 정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지나가며 많은 피해를 줬지만 태풍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자연재해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국가차원의 재난 위기 대응 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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