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금강일보] 종교는 유일신교와 다신교로 크게 나누어진다. 유일신교는 오직 하나의 신만 존재한다고 믿는 종교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와 같은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가 대표적이다. 반면 다신교는 이들 세 종교를 제외한 거의 모든 종교로 많은 신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유일신교 중 유대교는 세계적 종교라기에는 부족함이 있고, 대개 선민사상을 갖는 유대인 중심으로 분포돼 있다. 하지만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교세를 자랑하며 세계종교의 양대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전 세계 최다 신도를 가진 종교는 기독교로 신자 수가 23억 명에 이른다. 전체 지구인구의 33.3%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뒤를 이어 신자 수가 많은 종교는 이슬람교로 지구인구의 23.9%인 19억 명가량이다. 이들 두 종교의 신자를 합하면 지구인구의 57.2%로 42억 명이 넘는다. 기독교는 신자 수 증가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이슬람교는 날로 확장세가 거세지고 있어 머지않아 이슬람교 신자 수가 기독교 신자 수를 앞질러 세계 최대 종교집단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일반적이다.

한국은 개신교인 967만 명과 천주교인 389만 명 등 기독교 인구가 1356만 명에 이른다. 761만 명의 불교를 한참 앞서는 인구가 기독교인으로 조사되었다. 기독교와 불교가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대순진리회나 원불교, 증산도, 천도교 등 민족종교도 날로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다. 또한, 이슬람교도 꾸준히 교세를 확장해가며 14만 명 가까운 신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일신교인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극단주의 신자들로 인해 큰 골치를 앓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종교의 극단주의자들은 과격한 사고와 행동으로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이들 극단주의자는 각각의 종교 내부에 존재하는 근본주의(또는 원리주의 Fundamentalism)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근본주의는 어떠한 타협도 불허하며 보수적이며 극단적인 가치를 지향한다. 경전을 맹신하며 사회의 보편적 윤리조차 외면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어떤 가치와도 타협하지 않고 종교지도자의 말에 조건 없이 순종한다.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이들에 대해서는 테러로 응징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치거나 보복하려는 특성을 갖는다. 이런 면에서 양대 종교의 극단적 근본주의 충돌은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확산과 국민적 방역에 일부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을 일삼아 기독교계를 먹칠했고, 이에 대해 양심 있는 종교지도자들이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근본주의자들은 극단적 사고와 행동으로 정부는 물론 사회 각 집단과 수시로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배제한 채 맹목적이고 반사회적인 신념을 앞세우고 있다. 사회구성원이 갖는 보편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가치 전파를 위해 호전적 태도를 보인다. 특히 한국 기독교 근본주의는 정치적 반공주의와 결합해 유독 강한 결속력을 보이는 특성을 갖는다.

다수의 한국인이 이슬람에 대해 테러를 일삼고, 인권을 유린하며 온갖 악행을 일삼는 종교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테러와 인권유린 등은 소수 이슬람 근본주의자의 소행이다. 극단적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이슬람교도 사이에서도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다. 유일신에 집착한 나머지 극단적 사고를 하게 되고, 그 위험한 사고를 행동으로 옮기며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근본주의는 어떤 타협도 용납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입장만 내세우는 편협성을 보인다.

한국인은 뭔가에 몰입하면 다른 모든 것을 배척하고, 무섭게 빠져드는 특징이 강하다. 그래서 한국인에게 근본주의가 침투되면 다른 어느 국가나 민족에게 보기 어려운 호전적이고, 맹목적인 성향을 쉽게 드러낸다. 이슬람교가 한국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확산세를 지속하다 보면 언젠가 이슬람 근본주의도 한국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만약 기독교 근본주의와 이슬람 근본주의가 이 땅에서 충돌하면 무서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게 벌써 염려스럽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