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대전시민대학 유머달인 강사

[금강일보] 살면서 보면 할 말 잘 하는 것보다는 안 할 말 안 하는 것이 더 나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코칭(Coaching) 대화법에서는 말하는 것보다 상대의 말을 잘 듣는 경청을 최고의 대화로 치고 있다. 마음의 귀까지 열어 상대를 잘 듣고 공감해준다면 입말보다는 더 좋은 말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유머는 웃음의 방아쇠를 당기는 말이다. 유머가 성공하려면 상대의 말을 잘 듣고 적시에 적절한 유머를 말해야 한다. 남의 잘못, 실수, 부족함, 신체적 약점 등을 들춰내는 말은 안 해야 할 말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런 소재로 농담을 하게 되면 웃자고 한 말이 죽자고 싸우는 말이 되어버린다.

▶‘영식님’이냐, ‘삼식이 세 끼’냐

남자가 정년이 되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아내가 불러주는 이름이 달라진다. 최고의 남편은 아내에게 더 이상 부엌일을 맡기지 않는 ‘영식(零食)님’이다. 이들은 새벽같이 일어나 운동하고 요리하며, 낮에는 밖에 나가 저녁까지 해결하고 들어오거나 아내와 함께 외식을 한다. 두 번째가 ‘일식(一食)씨’다. 아내가 해주는 아침 한 끼만 먹는다. 뭐하는지 몰라도 어떻든 밖으로 나가서 두 끼를 해결하고 들어온다. 세 번째가 ‘이식(二食)이’ 또는 ‘두식이’다. 아침·저녁 두 끼를 집에서 얻어먹는다.

마지막으로 ‘삼식(三食)이 세 끼’다. 하루 세 끼를 모두 집에서 먹는다. 제발 밖에 나가 친구하고 밥 먹고 들어오라고 해도 나이들수록 집밥이 장수 비결이라며 거실의 텔레비전을 점거하고 아내에게 밥을 차리도록 하는, 그래서 욕 아닌 욕으로 들리는 동음이의어 ‘세 끼’라는 말을 듣게 되는 유형이다. 듣기에도 안 좋은 ‘삼식이 세 끼’가 안 되려면 40대부터 미리 미리 대비를 해야 한다. 정년하고 나면 ‘자취생이 되자’라는 좌우명을 걸고 요리도 하고 혼자 살 수 있어야 한다. 아내가 해주는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내가 요리를 해서 아내와 함께 먹는다면 ‘삼식이 세 끼’가 아니라 ‘영식님’으로 불릴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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