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추석연휴 추천도서
  • 김선아
  • 승인 2020.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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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선 자본주의/살며 사랑하며 기르며/도시의 미래… 외 47권

▲ 홀로 선 자본주의 = 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 정승욱 옮김.

불평등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저자가 미국식 자유자본주의, 중국식 국가자본주의를 비교, 분석하고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경제 체제인 자본주의가 어떤 미래를 맞을 것인지 전망한다.

저자에 따르면 가톨릭이 분화하듯 자본주의도 변형돼 왔다. 미국식 자유자본주의는 불평등을 귀족시대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나 중국식 국가자본주의 체제는 민주주의의 결여와 심각한 부패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성장을 일으켰고 세계적 불평등을 완화했다.

코로나 19의 대유행 같은 위기 국면에서는 미국조차 국가가 조종하는 국가자본주의 쪽으로 기운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미국과 유럽의 최신 자료는 물론 특히 접근하기 어려운 최근의 중국 내부 자료를 활용해 양대 자본주의의 현 상황을 분석한 저자는 국가자본주의에 비판적 시선을 유지하지만, 향후 자본주의 변화 과정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주목한다.

이와 함께 자유자본주의 역시 발전의 가능성이 있음을 논증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정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예컨대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조세 정책의 조정, 공립학교의 질 향상, 이주자의 시민권 향상 등은 모두 정치적 영역의 판단이 필요한 사안들이다.

자유자본주의는 대중적 자본주의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금권주의적 성향을 띠게 된다면 궁극적으로 국가자본주의의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세종. 480쪽. 2만1000원.

▲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 재키 콜리스 하비 지음, 김미정 옮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의 본질과 그 근원을 탐구한다.

어릴 때부터 수많은 동물을 키워온 작가·출판 편집자인 저자는 개인적 경험과 인류의 역사를 교차해 가며 동물과 만나서 헤어지기까지의 여정을 추적한다.

2만 6000년 전 어두운 동굴 바닥에 발자국을 남긴 한 소년과 개의 이야기를 인류와 동물의 관계 전체로 연장했다가 다시 저자 자신이 어릴 때 사랑했던 반려견 이야기로 연결하는 식이다.

이처럼 다양한 시점을 이어가며 반려동물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친절하고 재미있게 알려준다.

특히 우리가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에게 자꾸 말을 거는 이유, 동물에게 이름을 붙이고 싶어 하는 이유, 귀엽게 생긴 동물에게 더 끌리는 이유처럼 얼핏 당연하게 여기기 쉬운 주제에 관해서도 생각거리를 던진다.

저자는 동물에 대한 우리의 감정이 가끔은 이기심이고 가끔은 심리적 편향이며 가끔은 그저 인류의 오래된 본능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각각의 부분으로만 따지면 사랑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합쳐지면서 논리와 합리를 넘어선 커다란 사랑이 태어난다고 말한다.

을유문화사. 380쪽. 1만8000원.

▲ 도시의 미래 = 프리드리히 폰 보리스·벤야민 카스텐 지음, 이덕임 옮김.

독일의 건축가, 도시개발자이자 각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저자들이 미래의 도시는 어떤 모습일지 전망해본다.

저자들은 거대 도시를 넘어 초대형화될 도시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과제가 생겨날 것이라고 보고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며 정치, 경제, 사회, 환경, 라이프스타일 등 전 분야에 걸친 변화를 포괄하는 미래 도시로 ‘글로벌 폴리스’를 제안한다.

글로벌 폴리스에서는 도심 속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하는 폐열로 주거 난방을 해결하거나 건물 전면에 위치한 숲이 건물의 냉방 시스템을 담당하게 된다.

또 이동수단의 발달로 개인 소유의 차량이 급감하고 빈 도로는 공원으로 바뀐다. 시민들이 소비하는 식량은 지하 농장이나 옥상 농원 등에서 도심 농업으로 공급하며 앱이나 프로그램 같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도시의 정책 과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것이 보편화한다.

저자들은 방대한 데이터와 자료들을 동원해 이러한 미래 도시가 허상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현실임을 논증하며 글로벌 폴리스가 구현된 미래 베를린의 모습을 일러스트를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또 강철과 콘크리트로 만든 다기능 인공 나무인 싱가포르의 ‘슈퍼 트리’, 건물 전면이 숲으로 이뤄진 밀라노의 ‘보스코 메르티칼레’ 등을 글로벌 폴리스가 실현 가능함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사례로 제시한다.

와이즈맵. 272쪽. 1만6000원.

▲ 전태일 평전 = 조영래 지음.

전태일 열사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라고 소리치며 온몸을 불사른 지 50년, 고 조영래 변호사가 그의 일기를 바탕으로 쓴 책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이 출간된 지 37년 만에 나온 최신 개정판이다.

이번 개정판의 본문은 2009년 세 번째 개정판을 따랐으나 전태일 열사의 일기와 수기를 별책으로 처리해 가독성을 높였고 요즘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단어, 특히 봉제산업에서 쓰이던 일본식 외래어나 젊은 세대에 생소한 사건에는 주를 달았다.

아울러 열사가 걸어간 삶의 맥락을 더 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연표에 역사적 배경이 되는 사건과 그의 사후 이소선 어머니와 동료들의 활동과 관련한 사항을 보강했다.

열사가 떠난 지 50년이 지나 다시 읽어도 가슴을 아리게 하고 우리 세대가 ‘전태일’이라는 이름에 영원히 빚을 지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아름다운전태일. 380쪽. 1만5000원.

▲ 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 = 박정훈 지음.

플랫폼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방식과 그로 인해 초래된 문제점들을 현장 노동자의 시각으로 기록했다.

4대 보험은 되면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다 우연히 맥도날드 라이더로 일하게 된 저자는 2018년 여름 ‘폭염 수당 100원을 주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여 주목을 받았고 그것이 계기가 돼 한국 최초의 배달 노동자 노조 ‘라이더유니온’의 위원장이 된다.

4년간 배달 일을 하며 맥도날드, 우버이츠, 쿠팡이츠, 동네 배달 대행, 배민라이더스를 두루 경험했다. 다양한 형태로 일하는 라이더는 물론 동네 배달 대행사 사장부터 유명 플랫폼 기업의 임원, 정부 부처 관료와 국회의원, 법조인, 음식점 사장 등 많은 사람을 만났고 그들의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이제는 많이 알려졌지만, 플랫폼 배달 라이더는 개인 사업자인지, 근로자인지가 모호하다. 이는 배달료 산정 방식, 라이더 처우, 산재 처리 문제 등과 밀접히 관련돼 있다.

이들은 ‘유상운송보험’이라는 이름의 영업용 보험에 들어야 하지만, 연 1천만원에 육박하는 보험료를 감당할 수 있는 라이더는 거의 없다. 이들이 이용하는 오토바이는 정비 자격증도 없고 표준공임단가도 없어 고장 나면 수리비는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다.

저자는 한국형 플랫폼 산업이 낳은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플랫폼이란 무엇이며 왜 등장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왜 플랫폼이 필요하고 이것이 정말로 지속할 수 있고 바람직한 방향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빨간소금. 248쪽. 1만3000원.

▲ 두 번 사는 소녀 =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 임호경 옮김

2005년 스웨덴에서 처음 출간한 이래 15년간 52개국에서 1억부가 넘게 팔린 ‘밀레니엄 시리즈’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이야기다.

기자 출신 스티그 라르손이 기획한 작품이지만 3부작을 쓰고 심장마비로 타계하자 역시 언론인인 다비드 라게르크란츠가 바통을 이어받아 나머지 3부작을 완성해냈다.

라게르크란츠는 라르손의 유족과 출판사가 후계자로 지명한 범죄 전문 기자이자 작가다.

마지막 제6권은 25개국에서 동시 출간했다. 주인공인 천재 해커 리스베트와 그의 쌍둥이 자매이자 평생의 적인 카밀라의 피의 복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 노숙자가 독살된 사건과 국방부 장관의 자살 시도 사이에서 연결된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고 거악을 척결하고자 리스베트와 그의 파트너인 탐사 전문기자 미카엘은 위험한 모험을 시작한다.

소설가 김영하, 듀나 등이 추천한 소설이다. 

문학동네. 420쪽. 1만6000원.

▲ 걸프렌드 = 미셸 프란시스 지음, 이진 옮김

사랑과 집착의 경계가 어디인지를 묻는 심리 스릴러다.

미셸 프란시스의 데뷔 소설이지만 시작부터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20개국에 번역 출간된 히트작이다.

한 남자를 둘러싼 어머니와 여자 친구의 사랑과 질투라는 고전적 테마지만, 스릴러 형식을 통해 흥미롭게 풀어냈다.

크로스로드. 504쪽. 1만4800원.

▲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 = 김재환 지음, 주리 그림

영화 ‘칠곡 가시나들’로 화제를 모은 김재환 감독이 영화를 찍으면서 만난 칠곡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책으로도 담았다.

문해학교에 다니면서 한글 공부에 푹 빠진 할머니들의 일상을 가득 채운 설렘을 그림작가 주리의 감성적인 그림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할머니들은 아침 일찍부터 글자를 배우러 마을회관을 찾아가고, 떨리는 손으로 느릿느릿 한 글자씩 정성스럽게 쓰고, 그동안 읽지 못했던 동네 간판들을 읽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글을 몰라 서러웠던 마음은 한편에 접어놓고 설레는 마음으로 아들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쓰고, 자식들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고, 은행에 가서 사인해본다.

배우 김혜자는 추천사에서 “이 책이 속삭이네요, 오늘을 살아가라고. 눈이 부시게”라고, MC 유재석은 “하루하루 밥을 짓듯 설렘을 찾아가는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뭉클한 웃음을 준다”고 썼다.

북하우스. 204쪽. 1만4000원.

▲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은정아 지음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방법을 담은 인터뷰 글쓰기 책이다. 사람마다 걸어온 길이 달라도 인터뷰를 할 때 공통으로 챙겨야 할 기본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EBS TV ‘지식채널e’, ‘똘레랑스’, ‘미디어 바로보기’, ‘시네마천국’ 등에서 구성작가로 일하며 다양한 인물을 인터뷰했던 경험을 살려 인터뷰의 기본을 단계별로 알기 쉽게 정리했다.

할머니가 이야기의 중심이지만 독자들은 인터뷰 대상을 꼭 할머니로 한정 짓지 않아도 된다. 가족의 삶을 기록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처음 누군가를 인터뷰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마을 기록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길라잡이가 돼줄 책이다.

저자는 사전 준비부터 글쓰기까지 ‘삶보다 글이 앞서지 않도록’ 할 것을 강조한다. 저자의 틀에 인터뷰 대상을 끼워 맞추고 있는 건 아닌지 늘 스스로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지니. 224쪽. 1만5000원.

▲ 돈말글 = 정은길 지음

오랜 기간 네이버 오디오클럽 상위권에 오르며 많은 독자의 지지를 받은 ‘정은길 아나운서의 돈말글’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방송에서는 인생에 꼭 필요한 습관으로 돈, 말, 글 세 가지로 정의하고 주제와 관련된 책을 읽고 여기서 꼭 얻어가야 할 습관을 10분 남짓의 음원으로 풀어냈다.

저자는 매일 마주하는 고된 현실에서 ‘나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해 질문하고 온전히 나다워지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돈과의 관계에서 나는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말의 본질은 무엇인지, 나는 어떤 스토리(글)를 가진 사람인지 독자가 스스로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경제신문. 240쪽. 1만3800원.

▲ 스노우볼 팬더밍 = 박찬우 지음.

최근 유튜버 ‘뒷광고’ 논란으로 소셜 마케팅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디지털 마케팅의 대안을 제시한다. ‘브랜드 팬덤’을 갖추면 팬들이 기업을 대신해 입소문을 내고 고객을 모아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전략이다.

저자는 팬덤을 구축하는 5단계 모델을 소상하게 설명한다. 먼저 지지자 저변을 확보하고, 공격적으로 지지자를 발굴한다. 3단계로 지지자들 간의 연결고리를 만들며 4단계에서는 팬들을 육성한다. 마지막으로 승급과 보상을 통해 확고한 팬층을 형성한다는 ‘스노우볼 팬더밍 서클’ 모델은 저자가 직접 고안했다.

책은 소셜미디어 마케팅은 ‘소셜’이 핵심이며 온라인에서 인간관계를 잘 맺는 과정과 같다는 점을 일깨운다. 브랜딩 전문가 홍성태 교수는 추천사에서 “디지털 시대의 심리와 원리를 통찰하며 소셜미디어 변화의 물결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쌤앤파커스. 260쪽. 1만6800원.

▲ 빅데이터는 어떻게 마케팅의 무기가 되는가 = 윤미정 지음.

디지털 시대에 성공한 브랜드들이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고객의 마음을 얻었는지 소개한다. 저자는 삼성전자와 홈플러스, CJ, 파리크라상 등의 기업에서 27년간 마케팅 업무를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엮었다.

저자는 마케팅에서 빅데이터는 ‘고객이 가진 불편함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고객이 기대하는 것을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가’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중요한 무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책은 기업이 성공적인 빅데이터 활용과 고객 경험 설계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실패하지 않기 위해 명심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한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뿐만 아니라 왜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실용적으로 전달한다.

클라우드나인. 364쪽. 1만8000원.

▲ 이상과 5명의 아해들 = 조영남 지음

그림 대작(代作) 사건’을 마무리하고 활동을 재개한 가수 조영남이 이번에는 시인 이상을 향한 ‘60여 년 덕질’ 결과물을 책으로 펴낸다.

조영남이 출간하는 ‘보컬그룹 시인 이상과 5명의 아해들’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흠모해온 시인 이상을 ‘세계적인 예술가의 반열’에 밀어 올리기 위한 프로젝트다.

그는 딸과의 대화 형식을 통해 이상과 피카소, 니체, 아인슈타인 그리고 말러 등 5명의 천재를 소환해 ‘시인 이상과 5명의 아해들’이라는 보컬그룹을 꾸리는 과정을 상상의 나래로 펼친다.

이상을 이해하기 위해 피카소의 입체주의를 비롯한 예술 세계, 니체의 실존주의 철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 말러의 교향곡을 전방위적으로 소환한다.

이상을 보컬그룹의 ‘리더’로 내세우고 나머지 천재들은 멤버로 포진시킨다. 출판사는 “이상이야말로 나머지 네 사람이 각각 성취한 모든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가장 최고의 천재라고 세상에 대고 외치기 위해서”라며 “자신의 에너지를 진력으로 쏟아부어 흠모의 대상에게 바치는 기발한 헌사”라고 소개한다.

조영남은 이렇게 상상한 보컬그룹 공연을 위해 이상의 시 ‘이런 시’를 가사로 삼은 노래도 작곡했다. 이상을 주제로 그려온 작품도 총망라해 책에 수록했다.

조영남은 이상 탄생 100주년인 2010년에는 시 해설집 ‘이상은 이상 이상이었다’를 펴내기도 했다.

이후 ‘그림 대작 사건’으로 5년가량 법적 다툼을 치렀고 지난 6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무죄 확정 이후 그동안 쌓아둔 창작물을 차례로 선보이고 있으며 이상 탄생 110주년인 올해에 이 책도 공개하게 됐다.

조영남은 청담동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책에 수록한 그림을 비롯해 이상을 주제로 그려온 작품 30여 점과 육필원고를 선보이는 전시도 연다.

혜화1117. 312쪽. 2만원.

▲ 너라는 생활 = 김혜진 지음

지난 2012년 등단한 김혜진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나와 타자의 관계성을 통해 처지와 계급의 차이, 그리고 ‘집’이 우리에게 주는 욕망과 불안감 등을 섬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 드러낸다.

경제적 계급이 야기하는 문제 외에도 젠더, 혐오, 폭력 등을 다루는 단편 여덟 편이 실렸다.

김혜진의 첫 장편소설인 ‘중앙역’도 새로운 옷을 갈아입고 재출간됐다.

문학동네. 256쪽. 1만3500원.

▲ 밤이 아닌 산책 = 이미욱 지음

상실, 결핍, 상처로 아파하는 삶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여섯 편의 단편에 걸쳐 담았다.

2005년 국제신문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미욱이 ‘서비스 서비스’에 이어 두 번째로 내놓은 소설집.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지만,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있는 힘을 다해 앞으로 걸어간다. 어둠 속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산책’을 계속하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살아갈 힘을 준다.

호밀밭. 228쪽. 1만3800원.

▲ 8월의 화염 = 변정욱 지음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 울려 퍼진 총성의 음모를 추적하는 장편소설이다.

현대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 중 하나였던 고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에 얽힌 사연을 영화감독이자 제작자인 변정욱이 고증을 통해 재구성했다.

변장호 감독의 아들인 변정욱은 7년 동안 이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쓰고 영화 제작을 추진했지만, 정치적 외압으로 중단해야 했다고 주장한다.

쌤앤파커스. 340쪽. 1만4500원.

▲ 현대 한국 지성의 모험-100년의 기억, 100년의 미래 = 김호기 지음.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가 대한민국 100년 지성사에서 풍요롭고 정의로운 미래를 꿈꾸게 했던 60명의 지식인의 삶과 시대정신을 담았다.

1947년 출간된 김구의 ‘백범일지’부터 2000년 이후 출간된 장하준의 ‘사다리 걷어차기’까지 소개한다.

해방 공간의 화두였던 새로운 나라 만들기에서 시작해 산업화·민주화를 거쳐 세계화 시대 신자유주의 비판까지, 우리 사회가 서 왔던 자리와 갈 길을 탐색한다.

저자는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역사의 기억과 그 의미를 전승하기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저자는 이념적, 학문적, 역사적 균형감각을 갖고 지난 100년 우리 현대사를 대표하는 60명의 지식인과 책을 선정하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말한다.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보수와 진보, 인문학과 사회과학, 예술과 자연과학, 국내와 해외에서의 연구 등 다채로운 분야의 지식인들과 그들의 대표작을 담아냈다.

흥미로운 요소 가운데 하나는 60명의 지식인에 대한 동료와 후대 학자들의 기록과 평가다.

역사학자 서중석이 기록한 김구의 삶, 시인 정지용이 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 서문, 사회학자 김귀옥이 평가한 이은숙의 독립운동은 우리 역사에 헌신했던 이들에 대한 시대의 예의를 기억하게 한다.

대한민국 역사 속 ‘문제적 인간’ 이광수, 여전히 공과 과가 엇갈리는 이승만·박정희에 대한 후대 학자의 평가는 역사를 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기도 한다.

저자는 “진리를 탐구하는 이들에게 부여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잊어서는 안 될 과거의 기억들을 소환하고 다음 세대에게 전승하는 것”이라고 집필 의도를 설명한다.

메디치. 520쪽. 2만원.

▲ 알고리즘 리더 = 마이크 월시 지음. 방영호 옮김.

미래학자이자 컨설팅업체 투모로우 최고경영자인 저자가 데이터 시대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2017년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베트남계 미국 의사를 기내에서 강제로 끌어내려 공분을 산 사건이 있었다. 당시 비난이 폭주했고, 주가는 급락해 결국 회장이 사과 성명을 내고 거액의 합의금을 내야 했다.

저자는 이 사건의 범인을 알고리즘으로 지목했다. 좌석 점유율을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된 알고리즘은 노쇼(no-show) 비율을 예측했고, 그만큼 초과 예매하도록 했다. 예측이 어긋나면 일정 금액의 보상금으로 기내에서 내리게 할 승객이 항상 존재한다고 가정했다. 그러나 좌석을 포기하지 않는 승객이 나타나자 알고리즘 설계에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저자는 알고리즘과 데이터가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기 때문에 리더만 아날로그 시대의 리더십을 고수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아날로그 시대의 리더가 위계조직의 사다리를 오르면서 성장했다면, 알고리즘 시대의 리더는 유기적인 생태계와 흡사하게 상호 연결된 전체성에서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알파미디어. 312쪽. 1만5500원.

▲ 고인돌에서 인공지능까지 = 김석환 지음.

기자와 방송국 대표이사 등을 지낸 김석환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이 펴낸 에세이집. 주로 남도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 관한 단상을 전한다.

저자는 지금까지 인류와 역사의 발전 방향이 ‘확장’에서 ‘연결’이었다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디지털 콘택트 세상의 핵심 가치는 ‘신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디지털 연결이 중심을 이루는 상황에서 이제는 상대와 서비스, 거버넌스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일상적인 생활조차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산지니. 298쪽. 1만6000원.

▲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미래학자 니콜라스 카의 대표작으로 출간 10주년을 맞아 나온 개정증보판이다. 인류가 인터넷이 주는 풍요로움을 즐기는 동안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2010년 퓨리서치센터는 저명한 사상가 4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80%가 넘는 응답자가 “2020년까지 인터넷 사용은 인간의 지능을 높일 것이며 전례 없이 많은 양의 정보에 접근이 가능해진 사람들은 더 똑똑해지고 더 나은 선택을 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2020년 인간은 더 똑똑해지지 않았고,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있지도 않다고 저자는 개정증보판 서문에서 지적한다.

개정증보판에는 인터넷이 인간의 뇌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와 인간을 프로그램화하는 거대 소셜미디어 기업에 대한 폭로도 담았다.

청림출판. 424쪽. 2만원.

▲ 생명 과학 뉴스를 말씀드립니다 = 이고은 지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햄버거병, 유전자 가위 등 최근 10여년 간 뉴스에 나왔던 주요 생명 과학 이슈들을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는 책이다.

현직 생명 과학 교사인 저자는 뉴스를 디딤돌 삼아 학생들을 흥미로운 생명 과학의 세계로 안내한다. 햄버거병에 대한 뉴스를 통해 대장균의 역할과 효용성까지 설명하고 바다에서 표류하다 구조된 사람에 대한 뉴스는 물고기들의 생존 전략이 삼투 전략까지 연결된다.

혈액형 등 기초적인 과학 상식에서 시작해 삶과 죽음의 경계 같은 윤리적 이슈까지 다양한 주제를 폭넓게 다룬다. 제10회 창비청소년도서상 수상작.

창비. 260쪽. 1만2800원.      

▲ 내 아이에게 들려주는 매일 심리학 = 이동귀 지음.

20여년간 상담과 교육 현장에서 활동한 연세대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가 사춘기 아이들과 부모를 위해 쓴 심리 수업. 사춘기에 겪는 마음 성장통의 원인을 30가지 심리 이야기로 진단하고 응원한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먼저 학습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심리학 원리들을 배우면서 계획 세우기나 끈기 키우기처럼 미래의 목표 달성에 필요한 기초를 세운다.

두 번째로 친구 사귀기도 어려워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유대감과 소속감, 사회적 지지와 같은 관계의 기쁨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자존감 높이는 법과 자신을 믿는 법, 상처를 회복하는 법 등을 소개한다.

30가지 이야기 속에는 각각 심리학 개념과 심리 실험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했다.

니들북. 176쪽. 1만3500원.

▲ 지적 수다가 즐거워지는 대논쟁 한국사 = 김종성 지음.

고조선부터 해방 무렵까지 우리 역사에서 큰 영향을 미친 논쟁들을 통해 한국사의 전개 과정을 조망한다.

저자가 우리 역사에서 추린 논쟁은 한나라에 맞선 위만조선의 항전론과 투항론, 신라에서의 전통신앙과 불교 논쟁, 고구려의 대외팽창 논쟁, 혈통과 실력을 놓고 벌인 고려 왕족과 호족의 갈등, 조선 시대 권력 주도권을 둘러싼 왕과 신하의 상복 논쟁, 민족 통합을 가로막은 찬탁-반탁 등이다.

책은 각각의 논쟁이 발생한 배경과 전개 과정, 논쟁 이후의 영향을 살펴본다. 또 통치자는 논쟁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요인이 논쟁 전개에 영향을 주며, 대논쟁이 낳는 공통적인 현상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저자는 “대논쟁은 당대 혹은 후대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쟁점을 중심으로 지배층과 사회 세력이 격돌한 사건이어서 그 시대의 내부 문제나 모순점을 있는 그대로 노출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대논쟁은 사회구조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된다”고 밝혔다.

위즈덤하우스. 288쪽. 1만6000원.

▲ 언어는 본능이 아니다 = 비비안 에반스 지음. 김형엽·원호혁 옮김.

언어가 인간에게만 존재한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지금의 형태를 갖출 수 있었다는 미국 언어학자 놈 촘스키의 본능중심 언어이론을 반박한 책이다.

저자는 ‘인간의 언어는 동물들의 의사소통 체계와 연관성이 없을까’, ‘언어 보편성이란 존재하는 것일까’, ‘언어는 선천적인가’, ‘언어란 정신의 독립적인 별개 단위인가’, ‘보편적인 정신언어 표현이 존재하는가’, ‘사고란 언어와 별개로 존재하는가’ 등 다양한 질문을 던지면서 본능중심 언어이론이 다양한 오류를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인간의 언어가 여러 동물에게서 발견되는 의사소통 요소들과 상호 연관되며, 모국어 학습은 선천적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적 특성과 능력에 의지한다고 설명한다. 즉, 인간의 언어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대상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주장한다.

한울아카데미. 432쪽. 5만5000원.

▲ 조선경찰 = 허남오 지음.

조선 시대에 경찰 역할을 했던 포도청을 통해 당시 사회상을 들여다본다.

포도청은 범죄자를 잡거나 다스리는 일을 맡아보던 관아였지만 임금 호위, 불법 벌목 단속, 풍속 교정, 화재 방지 등 다양한 역할을 했다.

저자는 포도청이 백성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탓에 사욕을 채우거나 권한을 남용하는 사례도 많았다고 전한다.

책은 조선 철종 때 목수들의 포도청 습격 사건을 비롯해 조선의 3대 도적, 절도, 밀매, 밀도살 등 다양한 사건을 소개하고, 사건 해결 과정에서 포도청의 활약상을 다룬다. 포도청의 설치와 변천, 직무에 관해서도 설명한다.

가람기획. 344쪽. 1만5800원.

▲ 예일은 여자가 필요해 = 앤 가디너 퍼킨스 지음. 김진원 옮김.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예일대학교가 268년 만에 남녀공학으로 바뀐 1969년 첫 여성 입학생들의 분투를 그렸다. 당시 예일대는 입학생의 87%가 남자였고, 남녀 학생 성비는 7대 1이었다.

저자는 금녀의 구역 예일대에 여학생이 어떻게 들어왔고 최초 여성 학부생들이 예일대를 어떻게 바꿨는지 서술하고 예일대에 입학한 지 5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게 무엇인지를 파헤친다.

예일대 역사학과 출신 고등교육 전문가인 저자는 도서관 기록 보관소를 찾아가 모든 관련 기록을 뒤졌고, 그 기록을 바탕으로 여성 42명과 인터뷰한 끝에 책을 완성했다.

책은 예일대 첫 여학생 575명 중 5명의 행보에 집중했다. 보스턴 할렘가 록스베리 출신으로 아프로아메리카학을 전공하려고 온 셜리 대니얼 등이다.

항해. 500쪽. 1만9000원.

▲ 우아하게 이기는 여자 = 윤여순 지음.

자신의 길을 열어가고자 애쓰는 여성 직장인에 전하는 응원가이자 가이드다.

여성 리더가 드물었던 1990년대에 LG그룹 최초 여성 임원으로 인사(HR) 부문 혁신과 변화를 주도한 저자가 일과 육아를 병행한 엄마로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냈다.

저자는 모든 순간에 배움이 있다고 설명한다.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일의 본질을 잊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갈 때 자신만의 소신과 보람, 우아함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비즈니스북스. 240쪽. 1만4000원.

▲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 = 추혜인 지음.

건축학도를 꿈꾸다 진로를 바꿔 의대에 재입학한 20대부터 자전거 타고 왕진 가는 동네 주치의가 된 지금까지 20년간의 경험과 철학,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서울 은평구에 있는 국내 최초 여성주의 병원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의사다. 의사가 된 사연부터 살림의원을 만든 과정, 페미니스트의 삶 등을 진솔하게 말한다.

의사에 대한 편견을 깨고,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소수자도 존중받으며 평등하게 진료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뭉클하고 재미있게 그려낸다.

심플라이프. 336쪽. 1만6000원.

▲ 시설사회 = 장애여성공감 엮음. 나영정 외 20명 지음.

1998년에 만들어진 장애 여성 인권운동 단체 ‘장애여성공감’의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 ‘숨’이 제안한 ‘IL(Independent Living)과 젠더 포럼’에 참여한 활동가와 연구가들의 문제의식을 담은 책이다.

저자들은 한국 사회의 ‘정상성’에서 이탈한 사람들에 주목한다. 정상 신체가 아니거나, 자본주의가 요구하는 생산성을 달성할 수 없거나, 이성애 기반 가족을 이룰 수 없는 사람들의 사례를 나열한다.

한국 사회가 그들의 삶의 자리로 ‘시설’을 내세운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책은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은 시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았다며 ‘탈시설’을 이야기한다.

와온. 292쪽. 1만6000원.

▲ 열병의 나날들 = 안드레스 솔라노 지음. 이수정 옮김.

이태원에서 7년째 사는 콜롬비아 소설가 안드레스 솔라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한국을 기록한 책. 열병과도 같았던 지난봄 한국의 일상을 이방인의 시선으로 세밀하게 전한다.

코로나19는 한국 여성을 만나 결혼하고 2013년부터 한국에 정착해 적당히 동화되고 무뎌진 그의 감각을 깨웠다. 저자는 경계에 선 이방인의 정체성과 시선을 벼려 한국 사회를 들여다본다.

우한 전세기와 교민 수용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의 시위, 신천지발 집단 감염, 청도 정신병동의 코로나19 국내 첫 사망자, 공적 마스크 구매를 위해 약국 앞에 길게 늘어선 줄, 택배량 폭증과 새벽 배송 도중 빌라 계단에서 숨진 택배 기사 등의 사건이 외국인 소설가에게 목격됐다.

‘느린 호흡의 저널리즘과 에세이 사이에서 펼쳐지는 문학적 진술’이란 평을 받은 이 책은 지난 5월 스페인에서 먼저 출간됐다.

시공사. 184쪽. 1만3000원.

▲ 살아있다는 건 = 김산하 지음.

인도네시아 야생 밀림에서 긴팔원숭이를 연구했던 야생 영장류학자가 우리 주변의 작은 존재들에게 눈길을 준다.

저자는 빗속에서 잠자리 한 쌍이 기하학적 모양으로 함께 날며 짝짓기를 하는 모습,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새인 상모솔새가 추위에도 입김을 보이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 등을 묘사하며 ‘살아있음’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은 코로나19 시대에 ‘살아있음’을 성찰하고 있다. 인간은 바이러스를 원망하지만, 먼저 인간이 자연 세계의 일상을 빼앗고 야생동물과 ‘잘못된 만남’을 가졌기에 초래된 것이다.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발생할 수 없는 종 간의 만남으로부터 새롭고 무시무시한 질병이 발생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 만남을 폭압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 인간이라는 사실은 명확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생명은 다른 생명을 위해 무언가를 할 때 비로소 살아있음을 완성할 수 있다”며 생태계는 제각기 고유한 삶의 방식이 있는 생물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여러 다른 삶과 잘 맞물려 돌아갈 때 건강히 유지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갈라파고스. 268쪽. 1만6500원.

▲ 읽는 직업 = 이은혜 지음.

베테랑 인문 편집자가 책을 둘러싼 세계를 기록한 책이다. 14년간 꾸준히 굵직한 인문서 목록을 쌓아온 출판사인 글항아리에서 편집장을 맡은 저자는 출판과 편집에 관한 고민, 태도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편집자의 일을 실무에 기초한 매뉴얼 식으로 나열하지 않고 다양한 실제 사례를 들며 편집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저자는 출판을 지탱하는 ‘저자-독자-편집자’라는 삼각 구도를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펼친다. 함께 작업해온 저자들을 향한 경외, 두꺼운 책을 외면하는 독자들에게 보내는 소망, 편집자란 직업에 쏟는 무한한 열정이 책에 담겼다.

이 책은 직업으로서의 편집자는 누구인가, 출판사의 생태계는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마음산책. 232쪽. 1만4500원.

▲ 몽테뉴 여행기 = 미셸 에켐 드 몽테뉴 지음. 이채영 옮김.

16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인 몽테뉴가 쓴 유럽 여행 에세이의 국내 최초 완역본이다.

저자가 ‘수상록’ 초고 집필을 마치고 1580년 6월 22일 보르도 근교의 몽테뉴 성에서 출발해 파리와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이탈리아 일대를 지나 이듬해 11월 30일 다시 성으로 돌아오기까지 1년 5개월 8일의 기록이다.

그는 보르도 고등법원 법관직을 사직한 뒤 신장결석을 치료하고 견문을 넓히기 위해 먼 여행길에 오른다. 각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온천을 찾아다니면서, 지나는 마을과 도시의 역사와 건축·풍속·자연에 대해 글로 적었다.

출간을 목적으로 쓴 글이 아니기에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인간 몽테뉴의 사적이고 친근한 모습이 담겼다. 타인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여행하며 보고 듣고 경험하고 느낀 것을 꾸밈없이 써 내려갔다.

책에는 기존 역사서에서 보기 어려운 16세기 유럽 현지의 풍속과 현지 사람들의 생활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필로소픽. 520쪽. 2만6000원.

▲ 고전에 맞서며 = 메리 비어드 지음. 강혜정 옮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인 고전학자 메리 비어드는 영미권에서 출간된 고대 그리스 로마 관련 도서 가운데 31가지 주제에 맞는 책을 뽑아 고대 세계로의 여행을 안내한다.

저자는 크레타섬의 크노소스에 있는 선사시대 궁전부터 프랑스인의 조상인 골족의 전사 아스테릭스와 친구들이 로마 제국에 맞서 싸우는 갈리아 지방에 있는 가상의 작은 마을까지 살핀다.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둘러싼 번역 논쟁도 소개한다. 미국의 역사학자 도널드 케이건의 ‘투키디데스: 역사의 재발명’을 서평하면서, 투키디데스의 문체가 난해한 이유를 찾는다.

책은 수백 년 동안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온 사람들, 그리스인과 로마인의 말을 전하고 인용하며 재창조 작업을 해온 사람들에 주목한다.

글항아리. 648쪽. 2만9000원.

▲ 내 맘대로 고전 읽기 = 최봉수 지음.

방대한 분량과 복잡한 내용 때문에 제대로 읽지 못했던 13권의 동·서양 고전을 저자가 나름의 해석과 상상을 통해 쉽게 풀어냈다.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기회도 제공한다.

다수의 베스트셀러 편집자인 저자는 ‘그리스 로마 신화’부터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등 16만쪽에 달하는 고전을 300쪽에 담아냈다.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인간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위대한 콘텐츠의 화수분이라고 설명한다. ‘일본서기’가 허구·왜곡으로 평가절하됐지만, 이 안에서 한반도 고대사의 조각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가디언. 304쪽. 1만6000원.

▲ 마음 챙김의 시 = 류시화 엮음

신종 감염병으로 세상이 우울함과 고독감에 괴로워하는 이 시절 ‘명상 시인’ 류시화가 마음을 달래는 세계 각국의 시를 엮어 소개한다.

앨런 긴즈버그의 ‘어떤 것들’, 라이너 쿤체의 ‘녹슨 빛깔 이파리의 알펜로제’, 루이스 글릭 ‘눈풀꽃’, 하룬 야히아 ‘새와 나’ 등이 실렸다.

류시화는 “이 시집에 실을 시를 고르고, 행을 다듬고, 몇 번이나 소리 내어 읽었다”면서 “그 시가 내 숨이 될 때까지”라고 말했다.

배우 김혜자는 추천사에서 “이 시집의 시들이 그 ‘희망’을 이야기한다”고 말했고, 승려 혜민은 “읽는 모든 이들이 행복해지기를, 불완전한 자신을 사랑하고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존재’임을 깨달으시기를”이라고 했다.

수오서재. 184쪽. 1만3000원.

▲ 백귀야행 = 송경아 지음

‘성교가 두 인간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문학적 고찰 중 사례 연구 부분 인용’이라는 도발적이고 긴 제목의 소설집으로 이름을 알린 송경아의 신작 소설집이다.

장르 문학 전문가이면서 번역가이기도 한 그는 과거에 발표한 작품을 포함해 모두 6편의 짧은 소설을 묶어냈다.

깊은 사유와 인문학적 지식과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이야기 세계를 보여준다.

사계절. 224쪽. 1만2000원.

▲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 = 황혜련 지음

2014년 본격적으로 문단에 나온 소설가 황혜련의 첫 장편소설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시골 할아버지 집에 온 소년을 통해 일상의 세계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사라진 토종 진돗개를 다시 찾는 과정에서 소년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삶은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소년에게는 이제 지킬 것이 생겼다.

문이당. 200쪽. 1만2000원.

▲ 맛멋흥취통 : 18세기를 읽는 다섯 가지 키워드 = 이숙인·송지원·김동준·안대회·김문식 지음.

18세기 조선 후기를 새로운 욕망이 분출한 시기로 보고, 당시 욕망의 다양한 내용을 ‘맛(食), 멋(樂), 흥(興), 취(趣), 통(通)’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조명한다.

한문학, 동양철학, 음악학, 사상사, 국문학을 전공한 연구자 5명이 18세기의 의식주와 일상사, 예술과 정치를 미시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역동적이고 활기찼던 당시의 모습을 전한다.

책은 맛이 주는 감동과 쾌감에 주목해 18세기 음식을 이야기하고, 경제가 풍요로워지면서 나타난 음악에 대한 자율성과 욕구를 다룬다.

또 문인들이 펼친 밤 연회 장면을 들여다보고, 유학의 금욕적 절제에서 벗어나 서화 골동품과 문방도구 수집, 애완 동식물 키우기 등 다양한 취미를 즐긴 현상을 분석하며, 영조와 정조가 백성과 소통했던 방식을 검토한다.

아카넷. 292쪽. 2만원.

▲ 조선의 변방과 반란, 1812년 홍경래 난 = 김선주 지음. 김범 옮김.

재미 한국사학자 김선주 하버드대 하버드-옌칭 기금 교수가 10여년 전 영문으로 출판한 저서를 한국어로 번역한 책이다.

저자는 조선 순조 때 평안북도에서 지방 차별과 조정의 부패에 항거해 일어난 농민 항쟁인 홍경래의 난의 자세한 발생 원인과 배경을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살폈다.

저자는 1부에서 “평안도 출신의 관직 진출이 사회·정치적으로 차별받으면서 일반 백성뿐 아니라 관직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커졌다”면서 이런 지역적 특수성 때문에 홍경래의 난이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이어 조세, 빈곤 등 반란의 배경으로 경제적 맥락을 들여다본다.

2부에서는 반란의 우두머리 홍경래를 비롯해 서자 출신 우군칙, 역참 노비였던 이희저 등 10년 넘게 반란을 준비한 주요 인물과 그들이 반란에 전념하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푸른역사. 344쪽. 2만원.

▲ 이태백 문부집 = 이백 지음. 황선재 옮김.

이백(李白, 701∼762)은 두보(杜甫, 712∼770)와 함께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자는 태백(太白), 호는 청련거사(靑蓮居士)다. 당나라의 번성기에서 쇠퇴기로 접어드는 시기에 주로 활동했는데, 일생 대부분을 은거와 방랑으로 보냈다. 만년에 접어든 55세 때 한 사건에 연루돼 유배와 사면을 거치다가 62세에 병사했다.

현전하는 이백의 작품은 시(詩)가 987수, 산문과 운문의 중간단계에 속하는 부(賦)와 산문이 66편 등 총 1043편에 달한다.

‘이태백 문부집’(전3권)은 황선재 국민대 교양대학 초빙교수가 부와 산문 66편을 번역해 해설한 책이다.

저자는 번역한 작품마다 해설, 주석, 각주를 달았는데, 특히 주석에서는 이백이 사용했던 단어나 구절 관련 출처나 문장의 유래 등을 찾아 상세하게 설명했다.

저자는 “문부작품 66편은 이백 특유의 호매(豪邁)하고 청신(淸新)한 기운이 가득 넘치는 주옥같은 명문장이다”라고 밝혔다.

학고방. 각권 408∼534쪽. 각권 3만3000원∼4만3000원.

▲ 미중 경쟁과 글로벌 디지털 거버넌스 = 이승주 등 지음. 이승주 엮음

디지털경제 시대에 미국과 중국 경쟁의 본질을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디지털 거버넌스의 형성을 둘러싼 주요 행위자들 사이의 동태적 상호작용을 분석한 책이다.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주도권 다툼이라는 측면에서 기술 경쟁, 특히 첨단산업 분야의 기술 경쟁이 갖는 국제정치적 중요성은 지대하다.

중국이 ‘중국제조 2025’를 통해 기술 자급력을 높이려 하는 데 대해, 미국은 중국 기업들의 미국 기술 탈취에 강력히 문제 제기를 하고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거래 제한과 대미 투자 제한 등으로 대응한다. 나아가 공급 사슬을 분리함으로써 향후 패권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양국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 책은 이승주, 배영자, 차정미, 홍건식, 강하연, 유인태, 김상배, 김주희, 이왕휘, 김준연, 최용호, 김지이 씨 등 12명의 학자가 공동 집필했다.

사회평론아카데미. 429쪽. 2만5000원.

▲ 구경꾼 VS 주체 = 강신주 지음.

사랑과 자유의 철학자인 저자는 동서양 철학을 종횡하며 끌어올린 인문정신으로 결연히 힘과 자유, 인간에 대한 사랑을 쓰고 말해왔다.

‘강신주의 역사철학·정치철학 강의’의 세 번째 권인 이 책은 프랑스 상황주의자이자 아방가르드 예술가, 영화감독이었던 기 드보르의 테제를 바탕으로 1960년대 학생운동과 냉전체제를 살핀다.

전작 ‘철학 VS 실천’과 마찬가지로 억압과 착취를 강요해온 억압체제의 본질을 벗겨내면서 이에 저항하는 사람들, 삶과 사랑의 주인으로서 억압체제와 싸운 사람들을 되살려낸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 즉 평의회 코뮌주의의 중요성이다. 68혁명으로 대표되는 1960년대 학생운동이 평의회 코뮌주의를 되살려내는 투쟁이었다는 저자는 생산하는 사람인 노동자에게 물적 생산수단뿐 아니라 정치수단도 주어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오월의봄. 1344쪽. 5만2000원.

▲ 수전 손택: 영혼과 매혹 = 다니엘 슈라이버 지음. 한재호 옮김.

1933년 미국 뉴욕의 유대계 집안에서 태어난 수전 손택은 1962년 ‘파르티잔 리뷰’에 에세이를 발표하고 이듬해에 첫 소설 ‘은인’을 출간하면서 정신의 삶과 문학적 야망을 위한 ‘수전 손택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스스로를 열광적인 탐미주의자이자 완고한 도덕주의자라고 했던 손택은 엄격한 지성주의에 입각해 전후 비평계가 공유하던 틀을 깨부수고 기존에 확립됐다고 믿었던 분류를 전복하며 일평생 날카로운 질문과 결정적인 금언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 책은 2004년 타계한 손택의 사후에 나온 첫 평전으로, 일대기를 중요 분기점에 따라 연대순으로 그리며 그가 완성코자 했던 문학가이자 지식인으로서의 삶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조명한다.

글항아리. 500쪽. 2만5000원.

▲ 영원의 사자들 = 정은궐 지음

TV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원작자로 유명한 로맨스 시대극 인기 작가 정은궐의 새 장편소설이다.

신화, 설화, 전설에서 모티브를 얻은 판타지 로맨스로, 현생과 사후 세계를 오가는 가슴 시린 사랑을 풀어낸다.

웹툰 작가인 나영원은 어린 시절 사고로 부모를 잃은 뒤 악몽을 자주 꾸는 바람에 외출 기피증이 생긴 여자다. 어느 날 자신을 찾아온 저승사자를 만나면서 그의 인생이 바뀌기 시작한다.

2004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정은궐은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해를 품은 달’, ‘홍천기’ 등을 펴내며 인기 작가 반열에 올랐다.

‘해를 품은 달’은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각국에 번역 출간돼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 뮤지컬 등으로도 만들어졌다. ‘홍천기’도 SBS에서 드라마로 제작 중이다.

파란미디어. 1권 476쪽. 2권 492쪽. 각권 1만5000원.

▲ 숲과 별이 만날 때 = 글렌디 벤더라 지음, 한원희 옮김

‘괴물 신인’ 글렌디 벤더라의 데뷔 소설로, 출간과 함께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벤더라는 지난해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에서 베스트 소설상을 받았고, 아마존 작가 랭킹 소설 부문에서 조앤 K. 롤링을 제치고 1위에 오르는 등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판타지와 스릴러를 배합한 소설이지만, 불완전한 약자들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로 현대인의 상처를 잘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상을 떠난 엄마와 동일한 암 질환에 걸려 가슴과 난소를 모두 제거한 뒤에 남자친구로부터도 버림받은 주인공 조애나 틸.

조류학자가 되려는 그는 자신을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는 한 소녀를 만난다. 그리고 주변에 사는 남자 내시에게 도움을 청해 아이를 돌보며 서로의 아픔을 조금씩 치유해간다.

웅진씽크빅-걷는나무. 552쪽. 1만6000원.

▲ 아가트 = 아네 카트리네 보만 지음, 이세진 옮김

지난해 스크리베레 페르 아모레 국제문학상을 받은 장편이다.

덴마크 심리학자인 아네 카트리네 보만이 쓴 심리 치유 소설. 데뷔작인데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세계 28개국에서 번역 출간됐다.

단절된 삶을 이어오다 은퇴를 앞둔 72세 정신과 의사와 중증 우울증 환자인 여성 아가트가 교감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의사는 환자 아가트로부터 계피 향과 사과 냄새가 뒤섞인 듯한 향기를 느낀다. 이 향기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오븐에서 애플 케이크가 익어가던 그리운 냄새다.

그러나. 160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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