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맞이한 첫 명절, 사회적 거리두기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올 추석 명절 풍경엔 최대한 밀집(密集) 상황을 피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렇다고 화창한 가을 날씨에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을 수만도 없는 노릇, 대안은 하나다. 자신만의 사색 공간을 찾아 최대한 한적한 곳에서 피로도 풀고 재충전의 기회를 마련하는 거다. ‘대전지역 언택트 관광지 10은 이런 의미에서 꼭 참고해 볼 만한 매력을 선사한다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는 필수.

한국관광공사와 7개 지역관광공사로 구성된 지역관광기관협의회는 얼마 전 코로나19를 피해 상대적으로 여유롭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전국 언택트 관광지 100을 선정·발표했다. 이 중 대전지역에선 장태산자연휴양림, 한밭수목원, 만인산자연휴양림, 뿌리공원, 국립대전현충원, 상소동산림욕장, 대청호오백리길, 식장산문화공원, 계족산황톳길, 수통골 등 10곳이나 포함됐다.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 개별여행 및 가족단위 테마 관광지, 야외 관광지, 자체 입장객 수 제한을 통해 거리두기 여행을 실천하는 관광지 등 기준 요건을 검토해 최종 선정 된 곳이다.

 

#. 동구지역 가볼만 한 곳

식장산 문화공원. 동구 제공
식장산 정상. 금강DB

1. 식장산

식장산은 대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해발 598m. 최근 형태의 전망대가 새롭게 조성돼 대전 전경을 조망하기 훨씬 수월해졌다. 식장산은 대전 가볼만한 곳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곳이다, ‘대전야경부동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서면 대전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머릿속에서 그려보거나 평면의 지도를 통해서만 가늠해 볼 수 있었던 대전 전체 모습을 3D 입체 영상으로 눈에 담을 수 있다. 대전·충남의 주요 식수원인 대청호도 함께 조망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대전의 산··(호수)을 모두 섭렵할 수 있는 곳, 그래서 식장산은 특별하다.

파란 하늘이 석양에 물들고 도시의 조명이 하나 둘 불을 밝히기 시작하면 이곳의 진가가 발휘된다. 식장산에서 바라보는 대전 야경을 보지 않고선 야경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많은 시민이 저녁 무렵 이곳을 찾는다. 황홀한 야경 속에서 작은 삶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식장산 등산로 입구 근처엔 세천공원도 조성돼 있어 산책하기에 좋다. 그리 넓진 않지만 소담한 잔디밭에선 아이들이 뛰어놀기에 안성맞춤이다.

상소동 산림욕장. 동구 제공

2. 상소동산림욕장

상소동산림욕장은 동구84경으로 만인산과 식장산 자락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다. 대전역에서 금산방향(17번 국)으로 약 10지점(남대전 나들목에서 약 5)에 위치해 있으며 가는 길에는 버즘나무 가로수 터널이 아름다움을 더한다. 상소동산림욕장은 자연체험과 휴양을 할 수 있는 각종 시설이 조성되어 있고 특히 수많은 돌탑이 조성돼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수많은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고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와 산책과 등산과 휴양을 즐길 수 있다.

또 상소동산림욕장은 대전둘레산길 구간으로 삼림욕장 내 산책(1)뿐만 아니라 산림욕장 정상(2.5), 만인산(5), 식장산(19) 등 다양한 등산코스도 즐길 수 있다. 인근엔 오토캠핑장도 조성돼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만인산자연휴양림. 금강DB

3. 만인산자연휴양림

대전시와 충남 금산군의 경계인 만인산 기슭에 위치해 있다. 맑은 계곡과 활엽수가 울창한 산림을 이루고 있어 힐링하기에 이다. 휴양림은 자연능선을 이용해 가족휴양지구, 청소년지구, 피크닉지구, 푸른 학습지구 등으로 나뉘어 있고 학습관, 전시관, 천문대, 곤충생태관, 만인루각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이곳엔 유아숲체험원도 조성돼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가면 심심하지 않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휴양림 내 만인산휴게소도 명소로 꼽힌다. 1990, 산림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 계곡을 그대로 이용한 이곳은 휴게소 앞에 연못이 조성돼 있어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룬다. 이곳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동네 빵집으로 성장한 성심당만큼이나 유명한 호떡집이 있는데 바로 봉이호떡이다.

휴게소 주차장에서 만인산 정상 방향으로 약 10분정도 오르면 봉수레미골(골짜기)과 마주하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대전 3대 하천 가운데 하나인 대전천의 발원지다.

 

#. 중구지역 가볼만 한 곳

뿌리공원. 금강DB

4. 뿌리공원

뿌리공원원은 전국 유일의 ’() 테마공원이다. 244개 성씨와 그 유래가 적힌 성씨별 조형물과 족보의 체계·역사 등을 전시한 족보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다. 또 각종행사를 할 수 있는 수변무대와 잔디광장, 전망대, 삼림욕장을 비롯해 소나무 숲에는 텐트를 칠 수 있는 캠핑장이 마련돼 있다. 이곳은 유등천이 대전지역으로 진입하는 곳에 위치해 있어 물길 따라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 서구지역 가볼만 한 곳

장태산자연휴양림. 대전시 제공

5. 장태산자연휴양림

대전 서구 장안동 일원(815855)에 무심한 듯 질서 있게 조성된 장태산자연휴양림. ‘대통령의 소탈한 여름휴가지로 입소문을 탄 이곳은 늘 같은 자리에서 피톤치드에 목마른 이들에게 넉넉한 품을 내주고 있다. 전국 최초로 민간인이 조성해 운영하다 2002년 대전시가 인수한 후 새롭게 개축한 장태산휴양림은 자연 상태의 잡목 숲을 배경으로 밤나무, 잣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토종들이 잔뼈 굵게 터를 잡은 데 더해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와 독일 가문비나무 등 외래 수종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국내 유일의 메타세쿼이아 숲은 소문난 장관을 선사한다. 자연과 자연을 닮은 인공의 환상적인 조화는 일상에 지친 이들이 큰 욕심 없이 산책할 수 있는 활력 충전소로 제격이다.

장태산휴양림이 인기를 구가하는 것은 휴양림 자체로도 좋지만 빼어난 주변 경관 덕도 있다. 입구에 용태울저수지를 끼고 있고 산 정상 형제바위 위 전망대에선 그윽한 낙조를 감상할 수 있으며 장군봉, 행상바위 등 기암괴석을 관망할 수 있는데 이들의 어울림이 썩 훌륭하다.

한밭수목원. 금강DB

6. 한밭수목원

둔산대공원은 갑천과 유등천의 합류지점에 위치한 대전 도심 속 최대 휴식공간이다. 한밭수목원과 대전예술의 전당,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로미술관, 엑스포시민광장 등을 품고 있다. 답답한 빌딩 숲 안에서 자연을 온전히 느끼며 여유롭게 힐링을 할 수 있어 대전시민의 쉼터로 사랑받고 있다.

한밭수목원은 우성이산, 갑천과 유등천, 정부대전청사 녹지축에 연계된 전국 최대의 도심 속 수목원으로 식물 종()뿐만 아니라 생물 서식공간으로서의 생태환경과 경관이 우수하며 예술의전당·미술관·연정국악원 등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시민의 문화·휴식공간이다. 2005428일 서원(西園)이 문을 열었고 2009년 동원(東園), 2011년 열대식물원이 차례로 조성됐다. 371000의 광활한 인공 구릉지에 무궁화원, 야생화원, 관목원, 목련원, 암석원 등 24개 주제별로 목본류 1105, 초본류 682종 등 1787종의 식물자원이 식재·전시되고 있다.

또 우리나라 최초로 지구의 탄소 저장소라 불리는 맹그로브를 주제로 한 열대식물원도 있는데 이곳은 실내시설이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재는 이용할 수 없다.

 

# 유성구지역 가볼만 한 곳

갑하산에서 바라본 국립대전현충원. 금강DB

7. 국립대전현충원

국립대전현충원은 330광활한 대지 위에 조성된 보훈의 성지다. 이곳엔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13만여 위가 영면해 있다. 이런 의미 있는 명소답게 대전현충원 경내는 아름답고 격조 높게 가꿔진 둘레길도 갖추고 있다. 10에 달하는 보훈둘레길은 빨·····(쪽빛보 무지개빛 색깔길로 구분되는데 호국철도기념관, 메타세쿼이아길, 연못, 대나무숲길, 국가원수묘역, 계곡숲길, 보훈배롱나무길, 보훈정, 전망대, 억새길, 황톳길, 단풍길, 하천길 등을 거친다.

수통골. 금강DB

8. 수통골

수통골은 계룡산국립공원 지구 가운데 유일하게 대전지역에 속한다. ‘계룡산국립공원 수통골지구가 공식적인 명칭이다. 그래서 이곳엔 계룡산국립공원 수통골네이처센터도 있다. 이곳에선 아이들과 자연생태에 대해 체험하고 책도 읽을 수 있다. 수통골은 몇 년 새 비약적으로 발전한 곳이다. 카페를 비롯한 휴게음식점들이 빼곡이 들어섰다. 깊은 골짜기에서 흘러나온 화산천을 따라 등산객의 발길을 잡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수통(水通)골은 길고 크게 물이 통하는 골짜기라는 뜻에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유성구 덕명동 화산마을 남서쪽에 있는 긴 골짜기로 19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유원지로 개발됐다. 빈계산, 도덕봉, 금수봉 등 난이도에 맞게 코스를 정해 등산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점회귀가 가능해 초보 산행자에게 강추할 만한 곳이다.

 

#. 대덕구지역 가볼만 한 곳

계족산황톳길. 금강DB

9. 계족산황톳길

계족산 역시 대전관광의 핫 플레이스다. 웰빙(well being)과 걷기 열풍이 불던 시기, 계족산 임도 약 14구간에 황톳길이 조성되면서 전국적인 명소로 급부상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황톳길을 걸으며 등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계족산 등산로는 다양하지만 특히 장동산림욕장에서 다목적광장을 거쳐 황톳길을 따라 걷다가 임도삼거리에서 계족산성에 올라 동쪽으로 대청호, 서쪽으로 대전시내를 감상하는 코스가 많이 알려졌다.

계족산은 역사적으로도 유명하다. 계족산 봉황정에서 약 3거리에 계족산성이 축조돼 있는데 이곳은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격전지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대전시가 거대한 성곽을 복원해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봉황정에서 장동고개로 가는 산행 내내 멀리서도 웅장한 계족산성을 조망할 수 있다. 계족산 정상은 해발 429m이고 산줄기가 닭발처럼 퍼져 나갔다고 해서 계족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가뭄이 심할 때 이 산이 울면 비가 온다고 해서 비수리 또는 백달산이라고도 불렸다.

대청호오백리길. 금강DB
대청호오백리길. 금강DB

10. 대청호오백리길

대청호오백리길은 대전 언택트 관광의 핵심 아이콘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힐링의 보고(寶庫)라고 할 수 있다. 그냥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적인 관광지가 아닌 탓에 조금만 발품을 팔면 자연의 멋스러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대청호오백리길은 모두 21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이 중 대전구간은 15구간(대덕구·동구)이다. 각 구간마다 특색이 있고 조망 포인트도 각기 다른 색깔이 있다. 물론 발길 닿는 곳이 다 절경이라 일일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하나하나 구간을 섭렵하면서 그 구간에 녹아 있는 이야기들을 찾아보는 게 진정한 대청호반길의 매력이지만 차를 이용해 조망 포인트 인근에서 내려 산책하듯 대청호오백리길을 즐겨도 좋다.

1구간은 삼정동(이촌·강촌마을) 카페촌과 두메마을 억새습지, 2구간은 성치산성, 3구간은 미륵원·관동묘려, 4구간은 드라마 슬픈연가촬영지와 추동생태습지공원, 5구간은 흥진마을길과 백골산성, 방축골 등이 대표적인 대청호 조망 포인트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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