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마을 잇는 지속가능한 농촌 미래교육을 품다

교사 참여설계 장면.

[금강일보 이석호 기자] 아산 송남중학교는 현재 40년이 넘은 오래된 학교를 새로운 미래교육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8월 교육부가 추진하는 학교공간혁신 인디프로젝트에 학교단위 학교공간혁신 대상 학교로 지정되면서 미래교육을 위한 학교공간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낡고 오래된 학교 건물과 늘어나는 학생수로 고민하던 송남중은 학교 구성원 및 지역주민과 함께 학교공간혁신사업을 통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인디프로젝트 속 ‘창조적 파괴’를 구현할 수 있는 학교공간을 만들기 위해 교사, 학부모, 학생 등 학교 3주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이 진행되는 열악한 환경 아래에서도 미래학교를 품는 학교 공간 만들기에 모든 노력을 결집하고 있다.

학부모 참여설계 장면.

학교구성원들은 ‘학교공간혁신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선정하고 공간에 대한 철학과 미래교육을 담아내기 위한 인사이트 투어와 학교공간혁신 참여설계를 진행, 학교공간에 대한 관점과 역량을 모았다. 지난 1월 인디프로젝트를 진행한 경남 사천 용남중학교와 세종시 보람고등학교를 찾아 참여설계를 통해 학교공간혁신을 추진했던 사례를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우면서 미래학교를 위한 의지를 다졌다.

한국교육녹색환경연구원과 함께 진행한 학교공간혁신 참여설계에서는 학교공간에 대한 SWOT 분석, 학생들의 배움을 담아낼 수 있는 학교 공간, 인근 초등학교들과 연계한 송악 마을 거점으로서의 마을 학교, 자연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학교, 미래학교 선도모델로서의 학교 공간 등 학교공간혁신의 비전과 방향을 세우는 것부터 구체적인 학교 공간 구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들을 나누며 학교공간에 대한 비전을 조금씩 구체화했다.

학생 참여설계 장면.

촉진자와 함께 하는 학교공간혁신 참여설계는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한 활동 제한 속에서도 예산 덕산중학교와 청양 정산중학교, 내포신도시 충남도서관을 직접 둘러보면서 학교공간을 보는 안목을 키웠다.

학교와 마을이 상생하면서 지속가능한 미래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부모 대상 학교공간혁신 참여설계도 실시했다. 송남중학교가 위치해 있는 송악 마을은 ‘마을이 학교다’라는 생각을 갖고 마을공동체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지역이다. 송악 마을 주민들은 점차 쇠퇴하는 농촌 마을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학교를 살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은 물론 학교와 마을을 잇는 학교공간을 만드는 일도 필요하다는 점을 절감하고 있다. 학부모 참여설계에서는 마을의 교사가 참여하는 다양한 학습유형과 교육방식을 지원할 수 있는 역동적인 공간 설계를 통해 미래 지향의 학교 모습을 구상했다.

‘우리 학교는 우리가 만든다’라는 주제 아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공간혁신 참여설계도 진행했다. 학교의 공간주권을 가진 주체로서 학교공간을 바라보고 원하는 공간을 제안하는 참여설계 과정은 단순히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조성해 가기 위한 권리를 행사하는 민주시민교육의 장(場)이 됐다. 학생 참여설계에서는 휴식이나 놀이 공간에 대한 제안도 했지만 학교협동조합으로서의 매점, AI와 소통하는 공간, 놀이와 수업이 넘나드는 공간 등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아이디어들이 제시됐다.

송남중학교가 그려본 미래학교 모습.

송남중학교는 교육주체들의 참여설계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미래학교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실시설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수업과 문화 공간이 연결되고 다양한 문화복합공간이 가능한 교실, 원하는 대상과 기관을 선택해 배움이 일어날 수 있는 화상기반 시스템을 갖춘 미디어실, 학교와 마을의 교육네트워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마을을 잇는 문화가 있는 공유 공간,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아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미래교육 공간, 휴식과 놀이가 함께 할 수 있는 유연한 공유 공간, 교사의 교육 능력 향상을 위한 연구실, 카페 같은 휴게 공간 등을 조성해 교육과정과 학교 행정 업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마을까지 연결하는 통합 솔루션을 마련할 방침이다.

유재흥 교장은 “21세기 들어 세계 곳곳의 교육환경은 수동적인 학습이 이루어졌던 과거의 교실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다양한 학습을 지원하는 능동적이고 유연한 학습 환경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송남중학교는 학교공간혁신사업을 통해 학생과 교사, 마을이 함께 아이들의 성장을 응원하고 아이들이 지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선순환구조의 지속가능한 미래학교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ilbole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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