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교훈
폭발적 추매에 고점 물리기 두려워

[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투자자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던 빅히트엔터인먼트(이하 빅히트) 공모주의 투자자들이 눈치 싸움 끝에 빠르게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실시됐던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대비 소유하고 있어야 할 메리트가 떨어졌으며 공모주들이 생각 외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 선례에 따라 신속하게 차익을 실현한 뒤 빠져나가자는 마인드가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15일 오전 9시 46분 경 빅히트는 시초가(27만 원) 대비 11.11% 오른 30만 원에 거래되다가 시초가보다 4.44% 내린 25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빅히트는 개장과 동시에 ‘따상’(공모가에 두배에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에 성공했다. 여기까진 먼저 상장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와 비슷했다. 그러나 이내 상한가가 풀렸고 25%대 상승률을 기록하다 현재 오름폭은 10%대까지 낮아졌다. 매물도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개장 이후 한 시간이 지난 뒤의 거래량은 259만 건을 넘겨 260만 건을 가리켰다.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풀린 영향으로 보인다. 상장 첫 날 상한가를 장 마감까지 지킨 뒤 다음날까지 상한가 기세를 이어간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보다는 ‘뒷심’이 부족한 거다. 다만 빅히트 주가는 아직 공모가 13만 5000원보다는 2배 가까운 수준이다.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8조 7323억 원으로 상장 첫 날 코스피 32위에 오르며 ‘엔터 대장주’로 등극했다.

그러나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가 각각 3거래일, 2거래일 상한가 랠리를 하는 과정에서 추격 매수로 고점에 물린 경험이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학습효과가 반영되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대전 서구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량은 폭발적이긴 하다. 그러나 앞서 여러 차례 실시된 공모주가 기대한 만큼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 하자 단타성 차익 실현을 목표로 삼은 투자자들이 많아진 것 같다 이에 따라 개장 초에 비해 힘을 잃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래 갖고 있을 필요는 없다’ 는 반응이 상당하다. 애초에 경쟁률이 높아 수중에 쥐고 있는 주식이 적어 차익이 크지 않은 만큼 신속하게 이익을 본 뒤 다른 주식으로 갈아타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거다.

주식 투자자 여 모(35·대전 동구) 씨는 “큰손이 아니라면 굳이 붙잡고 있을 이유가 없을 것 같다. 괜히 애매한 주가에서 고점에 물리느니 차라리 지금 팔고 훗날 주가가 더 떨어졌을 때 추매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본다. 카카오게임 공모주 대비 ‘따상’에서 하락 전환된 만큼 다른 주식을 알아보는 것도 더 이득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