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수 느는데 대전·충남 장애인구강진료센터 각 1곳
전국적으로 전신마취 전문 인력·시설 부족
비급여로 전신마취 비용 부담도 커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이미 예약이 꽉 찼다고만 해요. 혹시 몰라서 두 달 전에 예약해뒀는데 아직도 기다리는 중이랍니다.”

발달·지체장애를 앓는 어린 아들의 엄마, 최명숙(충남 보령) 씨의 전언이다. 장애인구강진료센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장애유형에 따라 자가 구강관리가 어려운 만큼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거의 없어 접근성이 낮은데다 전신마취가 안 되는 치과에서는 진료가 불가능해 높은 치료비 등 문제가 적잖아서다. 일각에선 보건당국을 통한 전문 인력 확대 및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구강진료센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장애인구강진료센터 전신마취 시술환자 수는 5574명으로 지난 2015년 2577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전체 환자 수 역시 지난 2015년 2만 9000여명에서 지난해 6만 7000여명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장애인 치과병원 특성상 일반치과에 비해 수익성이 낮고, 운영도 어려울뿐더러 장애유형과 정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에 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칫솔질이나 치실 사용 등 일상생활에서 자가 구강 관리가 어려워 구강건강에 취약하고 일부 행동조절이 어려운 장애인의 경우, 전문 인력이 있고 전신마취가 가능한 병원이 필요한데 전신마취 관련 대전·충청권의 장애인구강진료센터 현황은 바닥을 맴돈다. 올 10월 기준, 대전과 충남 내 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대전 원광대치과병원, 천안 단국대치과병원 각 1곳이다. 세종은 아직 설치 계획조차 없는 실정이다. 대전의 경우도 올 7월에서야 설치됐다. 이에 병원을 찾아도 대전·충남지역의 장애인 환자들이 치과 치료를 받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환자는 쏠리는데 적재만 되고 해결이 안 된다는 거다.

대전 A 치과병원 원장은 “충남권역센터의 경우 전신마취 진료를 받으려면 평균 1년은 소요된다. 전국에서 대기가 가장 많은 상태다. 대전은 전신마취 진료가 가능한 날조차 일주일에 한 번뿐이라고 알고 있다. 많은 장애인 환자들을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인력 부족과 비용 문제 해결도 시급하다. 충남 공주에서 치과의원을 운영하는 차 모 씨는 “전국 장애인구강진료센터 중 마취의사는 16명, 전담인력은 4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겸임이다. 충남에는 마취의사가 2명이고 대전은 1명이다. 환자는 늘고 의사는 없는 불균형 때문에 상황이 더 악화되는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 B 대형병원 관계자는 “정부가 국민기초생활수급자에 포함되는 장애인의 경우에는 50%, 그 중에서도 치과는 중증 30%, 경증 10%를 지원한다. 그러나 지원을 받아도 전신마취가 너무 비싸서 못 가는 분들도 많은 상황”이라며 “장애인들에 대한 지원 강화를 고려해봐야 한다. 환자들도 그렇지만 센터를 운영하는 병원 역시 어렵다.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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