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시 필기시험 3196명 응시 원서 제출
의료계 원로들 직접 국시 문제 해결 나섰지만
여전히 싸늘한 여론, 면허 취득길 ‘막막’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거부했던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들이 내년도 시행 예정인 필기시험에 대거 원서를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실기시험 재응시 기회 부여에 대해 정부가 불가하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면허 취득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보건의료국가시험원(국시원)에 따르면 내년 1월 7일에 실시될 의사 국시 필기시험에 3196명이 응시원서를 냈다. 이는 올해 의사국시 실기시험 응시 대상자인 3172명 보다 많은 숫자다. 현역 응시생인 의대 4학년생 전체에, 일부 재응시자가 더해진 수치로 보인다.

앞서 의대생들은 의사국시 실기시험에 거부하는 집단행동을 하면서 전체 응시 대상자 3172명 가운데 436명, 오직 14%만이 원서를 접수한 바 있다. 이번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중단되면서 의대생들은 국시 필기시험 정상 응시를 택했지만 당해차수 의사면허를 발급받으려면 실기시험과 필기시험 전부를 통과해야만 한다.

의대생들은 지난달 ‘국시 응시에 대한 의사를 표명한다’는 성명서를 낸 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이에 대해 의료계는 여러 방법을 동원해 정부에게 실기시험 재응시 기회를 부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중이다.

대전 A 대형병원 관계자는 “내년도 의사수급 문제를 생각해서라도 실기시험 재응시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해에 3000명의 의사를 배출해오고 있는데 만약 이번에 재응시 기회가 없다면 당장 내년도 인력 부족에 따른 의료공백이 우려된다. 재응시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디엔에이(DNA)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7.9%는 ‘다른 국가고시와 형평성·불공정 문제가 생기므로 재응시 기회를 주면 안 된다’고 답했다. ‘의료인력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국민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재응시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은 36.9%에 그쳤다.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구자영(38) 씨는 “실기시험 응시를 못한 것은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닌 의대생 자신의 탓이다. 집단행동을 이유로 스스로 미응시를 선택해놓고 의료계 파업이 중단되니 다시 시험을 보게 해달라는 꼴이라니 우습지도 않다”며 “응시 기회를 부여하면 의대생들에게도 권력이 있다는 것 밖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의대생들은 자신들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만 한다”고 핀잔했다.

한편, 최근 의료계 원료들은 의대생들의 국시 문제 해결을 위해 총력전에 나선 상황이다. 국민권익위원회를 직접 방문해 한 달동안 국시 실기시험 재응시를 가능하게 해달라고 네 번이나 요청했으며 전국의 의과대 의료원장들은 의대생들을 대신해 공개적 자리를 만들어 고개숙여 사과한 바 있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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