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용자 금리 4개월 째 하락
9~10 등급 저신용자는 그대로

[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대표적인 긴급 대출 상품인 카드론의 고신용자 적용 금리는 4개월 째 하락하고 있지만 9~10등급 저신용자의 대출 금리는 동결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카드론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은 4~6등급인 만큼 체감 상 큰 차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1~2등급에 적용되는 평균금리는 우리카드가 6.54%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에도 같은 등급 내 7.46%로 가장 유리한 금리를 제공했다. 우리카드의 경우 원래 고신용 고객이 많은데다 지난 8월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연 4~10% 범위 내에서 카드론을 제공하는 ‘우카 마이너스론’을 출시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카드의 뒤를 이어 BK기업은행 카드(7.69%)와 씨티은행카드(8.67%)가 고신용자에게 비교적 관대한 금리를 제공했다. 1~2등급에 적용되는 카드론 금리는 지난 6월 표준등급으로 공시를 시작한 이래 4개월째 낮아지는 모양새다. 1~2등급 고신용자에 대한 카드론 금리는 6월 삼성카드 9.66%, 7월 IBK기업은행카드 7.87%, 8월 우리카드 7.46%, 9월 우리카드 6.54%로 낮아졌다. 반면 9~10등급 저신용자에게 제공하는 금리는 지난 7월부터 DGB대구은행 카드(18.9%)가 제공하는 금리가 가장 낮은 상태로 변동 없다. 현대카드는 DGB대구은행의 뒤를 이어 20.53%의 금리를 제공했다. 고신용자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내려가는 반면 저신용자는 돈 빌릴 데도 없고 금리 역시 변동이 없으면서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카드사와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한 당연한 처사라고 말한다. 기준치를 웃도는 대출 및 카드론 수요로 연체율 부담을 떠안을 위기에 놓인 만큼 고신용자 카드론 금리를 우대해주는 건 어쩔수 없는 일이라는 거다.

대전의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에서는 신용 대출이, 카드사에서는 카드론 수요가 폭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올 초 정부의 금융 지원 대책이 쏟아져 나오면서 은행들이 타격을 입은 것도 금융권이 전반적으로 금리 조정에 소극적인 이유”라면서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 신용이 낮은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는 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또한 통상 카드론을 이용하는 사람은 4~6등급의 중신용자인 만큼 고객들이 체감하는 금리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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