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묵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숲캉스를 들어본 적 있는가? 숲의 기운을 받아 힐링을 누리며 편안하게 휴식을 즐기는, 즉 명명 그대로 숲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여행 콘텐츠를 말한다.

코로나19의 영향은 사회 전반을 걸쳐 여행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까지 바꾸어 놓았다. 여행의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정적 결과가 연일 언론에서 보도되고 여러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이동 제한령, 여행 금지 조치, 자가 격리 명령들이 쏟아져 나오고, 여행에 대한 불안과 혼란은 가중되었다.

확실한 것은 해외여행이나 인파가 몰리는 유명 관광지를 찾기보다 익숙하고 편안한 집에서 휴식을 즐기는 여행(홈캉스) 또는 자연을 찾아 우울함과 피로감을 덜어내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소규모 가족 중심 여행이 변화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이다.

이 중 후자를 대표하는 것이 숲과 산림에서 즐기는 언택트(Untact) 산림휴양, 즉 숲캉스이다.

한국관광공사, 지자체, 여행사 등이 앞 다퉈 발표하는 언택트 관광지를 살펴보면 그중 대부분이 지역의 명산, 숲길, 자연휴양림, 산림욕장 등 산림휴양 시설이다. 산림휴양은 ‘산림을 기반으로 하거나 이용하여 행해지는 야외 휴양활동’으로 정의될 수 있다.

산에 가면 절로 부교감 활성(휴식상태)으로 뇌의 피로가 회복되고 세로토닌이 분비되어 행복한 기분에 젖어 들게 된다. 숲속의 바람 소리, 새소리, 물소리 등은 청각을 자극하고 하늘, 나무, 풀, 꽃 등은 자체의 아름다움으로 시각을 만족시켜 준다. 사각거리는 나뭇잎, 풀의 부드러운 촉감과 숲속의 맑은 공기와 피톤치드 등 숲은 모든 요소는 쾌적하게 오감을 자극한다.

등산, 피크닉, 캠핑, 자연 관찰·학습, 풍경감상 등 비단 평화롭고 정적인 휴양활동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산림 레포츠(leisure+sports)는 모험, 체험활동 등 활동적 에너지와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는 산림휴양 활동이다. 암벽타기, 트레킹, 오리엔티어링, 산악자전거, 산악마라톤, 래프팅 등 쾌적한 자연과 접촉하며 정신적·육체적 한계를 극복하는 동적인 활동이다.

산림휴양은 코로나 시대가 추구하는 언택트의 목적과 형태에 가장 부합하는 여행·레저형태라고 볼 수 있다. 넓고 방대한 자연공간 안에서 주로 단독 또는 소규모 인원으로 활동이 이루어지며 접촉과 대면에 대한 불안이 적고 숙박이나 야영, 체험활동 등 부가 요소를 선택해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일찍이 숲과 산림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녹색 복지 도시 조성’이라는 정책 방향을 설정하여 코로나 시대 언택트 산림휴양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자원을 보유, 관리하고 있으며 또한 새롭게 확충하고자 노력 중이다.

대전 외곽산림의 숲길 460여㎞를 비롯해 전국적 메타세쿼이아 명소인 장태산 자연휴양림, 생태학습과 산림교육의 장인 만인산 자연휴양림, 시민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보문산 숲 치유센터 및 대전 숲체원, 마음의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대전 목재 문화체험장, 시민의 휴식처인 장동·상소동·성북동산림욕장 등이 운영 중이고 다양한 산림치유인자를 도입하여 조성 중인 무수동 치유의 숲도 내년 개장을 앞두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 그린뉴딜을 선도하는 도시로서 늘어나는 산림휴양수요를 충족하고자 2025년까지 보문산 일원 자연휴양림 신설, 계족산 생태 축 복원을 통한 장동일원 산림휴양공간 조성, 식장산의 우수한 자연환경을 활용한 생태·문화 탐방 숲 등 거시적으로 산림 휴양시설 조성도 구상 중이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상상치 못한 시기를 겪어오며 서로 안고 악수하며 안부를 묻던 과거 우리 삶의 방식은 이제 달라졌다. 숲속에 있을 때 숲을 보지 못했던 것처럼 항상 겪어오며 알지 못했던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비대면, 언택트라는 용어가 아직 낯설고 차갑게 느껴질지라도 새로운 일상의 방식이 되었으며 이를 현명하게 활용해나가야 할 것이다. 대전은 가장 가까운 ‘도심 속 허파’ 한밭수목원을 비롯해 다양한 산림 휴양시설로 비단 밖으로 눈길을 돌리지 않아도 충분히 도심 안에서 휴식과 여가활동을 누릴 수 있는 도시이다. 숲의 도시 대전에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숲캉스를 보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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