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서 3명 숨져, 대전선 이상 증세 52건 접수
정부 "사망과 백신 간 직접 인과성 떨어진다"
의료계 "접종 잠정 중단하고 백신 안전성 검증해야"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독감 백신 접종 후 대전에서 2명이 숨진 가운데 충남에서도 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대전에선 발열과 구토 등의 이상 증세 신고가 수십건 접수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선 예방 접종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사망과 백신 접종 간 직접적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일정대로 접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독감 백신 접종 이후 사망한 사례는 매년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내린 결정이지만 일부 백신의 상온 노출과 백색 입자 발견 등 연이은 논란이 깔린 상황이라 좀처럼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에서 최근 숨진 사례 2건을 포함해 독감 백신 접종 후 발열과 구토 등의 이상 증세 신고가 52건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14건보다 3배 넘게 증가한 것이며 사망 2건을 제외한 50건은 병원에 들러 검사를 한 뒤 당일 퇴원하거나 다음 날 퇴원했다. 현재 입원해 있는 환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에서는 지난 9월부터 이날까지 모두 43만 4617명이 백신을 접종했다. 만 70세 이상의 경우 무료 접종이 시작된 지난 19일 6만 242명을 정점으로 사망사고가 보고된 20일 3만 4757명으로 줄은 뒤 21일 1만 6537명, 22일 8740명 등 확연한 감소세다.

현재 의사회 차원에서 의료기관에 위탁, 접종 가능한 병원은 모두 955곳이며 그 중 노인층을 중점적으로 접종하는 의료기관은 625곳이다. 접종을 잠정 중단한 의원은 전체의 약 10%인 62곳인 것으로 집계됐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충남도에선 천안 70대 남성, 당진 80대 여성, 예산 60대 등 3명이 숨져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70대 남성은 지난 23일 오후 1시경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80대 여성은 지난 19일 몸살 증상을 보이다 이틀 후 사망했고 60대 사망자 역시 독감 백신을 접종한 후 이틀만에 숨졌다. 이들 대부분이 특별한 이상증세는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가 늘어가면서 질병청은 사인 분석과 백신 접종 대책을 논의했지만 백신과 직접적인 사인 간 연관성이 떨어진다며 특정 백신을 재검증하거나 접종 중단을 고려할 단계가 아니라고 밝혔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독감 백신 안전성 검증을 위해 1주간 예방 접종 사업을 잠정 유보하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대전 A 병원 관계자는 "독감 백신 접종 이후 사망자가 나온 건 평년에도 일어났던 현상이라고는 하나 이렇게 단기간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접종 사업을 접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잠시 중단하고 해결책부터 찾자는 이야기"라고 훈수했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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