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미 대전시 청년가족국장

 

유대인 속담에 '경험이란 우리의 실수가 쌓인 것을 가리킨다'는 말이 있다. 다양한 경험과 역량은 도전과 실수 없이 얻어질 수 없다는 뜻으로, 급속하게 변화하는 뉴노멀 시대 속에서, 우리 청년들에게 도전과 실수를 적극 격려해 주는 사회 조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미국 가정의 차고에는 온갖 공구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구상이 떠올랐을 때 당장 실험할 수 있는 여건이 집집마다 갖춰져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디즈니, 휴렛팩커드 역시 차고에서 시작했을 만큼 미국의 차고는 ‘아메리칸 드림의 요람’이라고 불릴 정도로 창의의 공간으로 그 의미가 크고, 이것이 지금 미국의 힘이 되었다.

우리도 우리 청년들에게 요람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두들기고?깨고 만들고 부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물처럼 솟는다.

청년들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얼마나 중요한 정책의 일부인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크게 다른 것이 없다.

대전시도 미국의 차고 문화를 대체할 수 있는 공간을 기획하여 청년들이 언제라도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취업난과 주거공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청년공간’을 마련해 운영 중에 있다. 함께 모여 취업 역량을 키우고, 사회적 관계망 형성과 연대를 통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회의실과 공연장, 공유주방 등이 구축된 이곳에선 연중 다양한 특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취업 강연을 비롯해 창업전, 크리에이터스쿨 등 공간마다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대전의 주목할 만한 공간 중 유성구에 있는 청년들의 모임 공간 ‘벌집’은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사무실을 작은 공유공간으로 활용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면서 공동체 내 문화활동이 일어났다. 먹고 즐기는 일에서부터 문화콘텐츠를 만들고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까지,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 문화 속에서 협업과 사회적 자본을 밑거름 삼아 변화의 씨앗을 만들어 냈다.

벌집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은 지역과의 지속적인 소통으로 변화를 모색하였다. 도시 일상의 재미와 변화 그리고 청년들의 꿈들을 논의하기 위한 공유공간으로 시작된 벌집의 활동으로 인근 마을에는 자연스럽게 공동체가 형성되었고, 상호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변화를 꿈꾸는 공유마을이 되었다.

대전시는 앞으로 ‘벌집’의 사례처럼 청년들이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지역에 정착하여 주민들과 교류하면서 지역혁신의 주체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활동공간을 확충하고, 그 곳을 중심으로 재충전, 재도전, 자립을 지원하는 맞춤형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려 한다.

올 초 제정돼 8월 시행된 청년기본법은 말 그대로 ‘기본법’이며 ‘모든 해법’은 아니지만, 청년의 문제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라는 걸 인식하고 청년을 사회의 정당한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참여 권리를 보장하도록 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대전시는 참여하고 도전하는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청년의 목소리가 중심이 되고, 사회적 관계망 형성과 연대를 통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자리 잡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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