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빨갛게 물들어가는 이 계절, 파란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일상에 지친 이들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지만 그게 어디 마음처럼 쉬운가. 멀리는 어렵더라도 가까이에 있는 명소, 대청호를 찾아보자. 오색찬란한 대청호의 현재 모습을 담아봤다. 

 

 

1구간(두메마을길) 입구. 물문화관 뒤편에서 시작된다.

◆ 두메마을길의 시작점 
대청댐 물문화관과 광장은 지역민들의 산책코스로 제법 각광받고 있다. 이곳을 찾는 데 큰 어려움이 없고 하늘과 산, 호수가 만들어내는 장관을 한 눈에 바라볼 수도 있으며 그 누구와 함께 와도 부담 없이 편히 즐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대청호오백리길 1구간, 두메마을길은 물문화관 뒤로 난 산길부터 시작한다. 사실 산길이라고 하기에는 야트막하지만 그래도 산인지라 위로, 아래로 제법 굴곡지다. 아스팔트 대신 푹신한 흙의 느낌과 빼곡한 나무들 사이로 산개한 하늘빛, 새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의 소리 등 오감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가득한 이곳은 산행 초심자라 할지라도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1구간 입구에서 내려오는 길에 대청호반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조망쉼터가 있다. 

◆ 두메마을길의 포토스팟 ‘조망쉼터’ 
대청호오백리길 1구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바로 ‘조망쉼터’다. 이름에 조망(眺望·먼 곳을 바라봄)이 들어갈 만큼 이 곳에서 바라본 대청호의 경치는 장관이며, 한 그루의 나무와 그 밑에 놓인 벤치가 제법 운치가 있어 ‘사진 맛집’으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최근 시설물이 만들어지면서 그 조화에 문제가 생겼다는 점이다.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주변의 풍경과 딱딱하고 강인한 그 녀석이 어울리지 않는다랄까. 과거엔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는 곳이었다면 이제는 추억의 장소가 될 듯하다. 그래도 벤치에 앉아 바라보는 대청호의 모습은 여전히 장관이다. 

 

이촌마을 생태습지. 물억새와 다양한 수생식물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자아낸다.
삼정동 생태습지공원. 연못을 중심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 삼정생태습지(이촌&강촌생태공원) 
대청호 주변에 자리 잡은 두 곳의 작은 공원, 삼정생태습지공원이다. 최근엔 이름난 카페들과 식당, 주변의 경관이 어우러지며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차를 한잔 마시기 위해, 또 누군가는 가벼운 산책을 하기 위해, 다른 누군가는 사진을 찍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이곳은 다양한 꽃과 식물들이 계절에 따라 제 잘남을 뽐낸다. 즉 계절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사람들을 반긴다는 뜻이다. 이촌생태공원과 강촌생태공원을 잇는 산책길에선 대청호를 바로 곁에 두고 걸을 수 있다. 마치 바다를 옆에 두고 걷는 듯한 느낌도, 산속을 걷는 느낌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삼정동 비점오염저감시설.

◆ 공원 같은 삼정동 비점오염저감시설 
수돗물의 원수로 이용되는 대청호는 수질 보호가 필수이기 때문에 유입되는 오염원을 다양한 방법으로 차단하거나 정화를 시키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만들어진 이곳. 지방도와 농경 수로를 따라 유입되는 농약, 쓰레기 등 비점오염원을 집수해 습지 내 다양하게 식재된 수생식물의 자연 자정작용을 거쳐 오염물질이 현저히 적어진 상태로 방류하는 역할을 한다. 대청호를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곳, 최근엔 갈대와 억새가 웬만한 사람들을 가릴 만큼 울창하고 곳곳에 정자와 산책로가 마련돼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공원이 됐다. 제철을 맞은 갈대와 억새가 눈부신 은빛을 자랑하고, 밤이면 산책로를 따라 은은하게 빛이나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꽤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사랑하는 사람과 정자에 앉아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는 게 바로 행복 아니겠는가. 

 

갈전동 데크길
갈전동에서 본 대청호. 산이 가을색으로 물들고 있다.

◆ ‘데크길’따라 편안히 걸으소서 
대청호오백리길 1구간, 두메마을길은 총 11.5㎞에 달한다. 다만 시작점부터 삼정동생태습지를 지나온 후에는 대부분이 데크길로 조성돼 있다. 이곳을 걷는 이들의 안전과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데크길은 그만의 감성이 있다. 도로를 따라 반뜻한 길도, 나무들을 피해 계단이 만들어진 곳도, 대청호를 향해 걷는 곳도 있다. 어쩌면 밋밋한 길이라 심심하다 느낄 수 있지만 걷다보면 들려오면 데크길 특유의 툭툭거리는 소리도, 울창한 나무들로 감싸여진 느낌도, 고개를 잠시 돌려 바라보는 대청호의 모습도 모두 이곳에서만 감상할 수 있다. 
글·사진=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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