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금강 음양의 조화, 균형을 이끌다

풍수가들은 나라의 중심 도시인 수도(首都)가 될 입지(立地)로 이른바 한반도의 3대 명산을 지목하였다. 개성의 송악산 중심 시대를 예고하였고, 그 후 한양의 북한산 시대가 이어지고, 그 시기를 지나면 계룡산 중심의 새로운 시대가 개창될 것을 예지하였다. 그런데 송악과 북한산은 강력한 절대 권력자가 주인공인 시대의 도읍지라면, 계룡산은 백성인 국민이 주인공인 시대의 수도라는 것이다. 풍수도참사상에 의하면, 고려와 조선의 왕조가 각각 왕(王) 씨와 이(李) 씨 하나의 성씨를 위한 나라였다면, 대한민국은 모든 사람을 뜻하는 백(百)가지 성(姓)인 백성(百姓)을 위한 나라, 즉 국민이 주인이 된다는 의미이다.

풍수는 자연의 이치에 따라 시대의 흐름과 함께 변화를 추구한다. 우주 만물의 모든 기운은 고정됨이 아니라 변화하게 된다. 그 변화는 지금 시대에 필요한 ‘시대정신’이 무엇인지를 올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는 이정표가 된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국민이 주인이다. 고려와 조선의 시대는 힘 있는 권력자의 국가라면, 대한민국은 “주권(主權)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국가의 정치에 관한 최종적인 결정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뜻이다. 이제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위상을 바로 세워야 한다. 국민은 절대 권력자를 위하여 존재함이 아니라 스스로 모든 백성이 주인이 되어야 하며, 모든 지역이 골고루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이 주인이며, 모든 지역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곳, 지금의 시대정신을 잘 반영될 수 있는 명당 터가 계룡산과 금강이 음양으로 결합된 곳이 바로 대전을 비롯한 충청지역이다. 풍수의 명당은 오래도록 숨겨져 그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감추어 있다가 합당한 시대가 되면 비로소 가려진 비밀의 문을 열어 빛을 발하게 된다. 그 비밀의 열쇠가 대전(大田: 한밭)이다. 대전은 삼국시대, 고려, 조선에 이를 때 까지는 청주, 공주, 금산의 일부 지역으로 평범한 시골 동네였다. 절대 권력의 시대인 고려, 조선왕조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제도와 문화의 변화가 시작되어 백성(民)의 힘이 발휘할 시점에서 조그마한 시골 한밭이 100년의 시기를 거쳐 오늘의 대전이 되었다.

풍수적으로 대전의 입지를 살펴보자. 첫째로 대전은 한반도의 중심 핵(核)이다. 백두산으로부터 내려온 산맥의 기운이 전국 각 지역을 아우르고 마지막 지혈이 뭉쳐진 곳에 계룡산과 금강이 태극의 형태를 갖추어 산태극(山太極) 수태극(水太極)을 이룬 곳이다. 다시 말해 한반도의 지세는 계룡산과 금강에서 시작됨을 뜻한다. 흔히 말하는 태풍의 눈의 위치가 대전이다. 계룡산의 동쪽인 대전을 시작으로 세종으로 기운이 전달되고, 공주, 논산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국토지리상 대전이 남쪽 지역에 위치하여 남부지방으로 인식하여 행정수도 입지선정 당시에 불가하다고 하였다. 이는 대한민국의 영토를 오직 육지에 편향된 시각에서 보는 관점이며, 풍수에서는 음양을 함께 살핌으로써 육지뿐만 아니라 바다의 영역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한반도의 육지와 바다를 함께 살펴 중심을 잡으면 계룡산 일대가 되며 대전이 여기에 속한다.

둘째로 대전의 지세는 음양오행(陰陽五行)을 고루 갖춘 풍수상 최고의 명당이다. 고려와 조선의 도읍이었던 개성과 한양(서울)은 음양은 갖추었으나 오행을 갖추지 못하였다. 따라서 음양의 정치로 오직 절대 권력만을 추구하였다면, 오행의 지세는 어느 누구 하나가 중요함이 아니라 동서남북 4방을 비롯해 모든 지역이 균형을 이루는 곳이다. 따라서 절대 권력자의 출현이 아니라 모두의 힘이 하나로 뭉쳐질 때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지세이다. 동구의 식장산, 중구의 보문산, 서구의 구봉산, 유성구의 금병산, 대덕구의 계족산 등이 갑천과 유등천, 대전천과의 만남을 통해 음양오행의 길지를 이루었다. 그러므로 모든 시민과 모든 지역이 함께 고루 잘 살 수 있는 터전이 될 수 있는 곳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한다.’ 고려와 조선의 시대가 열릴 때 무엇보다 새로운 도읍지를 선택하였다.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는 계룡산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읍이 만들어져야 한다. 과거 왕조의 도읍은 왕이 주인이었기에 스스로 선택하거나 그를 추종하는 자들에 의해 결정되었다.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인이기에 절대 권력자에 의함이 아닌 국민 모두에 의해 수도를 정해야 한다. 모든 국민을 위한 수도의 선정이 절실한 시점에서 대전·세종의 통합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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