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교사·갑질 학부모 적은데 정보 확대 재생산

[금강일보 강정의 기자] <속보>=어린이집·유치원 교사와 학부모 간 갈등의 골이 깊어만 가고 있다. 어린이집·유치원에서의 아동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는 ‘학부모의 지나친 간섭에 지쳐가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반면 학부모들은 ‘혹여나 내 자녀가 학대를 당하고 있진 않을까 우려하는 건 인지상정 아니냐’고 주장한다. 이 두 입장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아동학대 사건은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된다.

특히나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가운데 이 사이버 공간에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유통되면서 갈등을 부추기는 진원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본보 9월 16일자 1면 보도>

대전 한 어린이집 교사 정 모(28·여) 씨는 “일부 교사들의 아동학대로 인해 모든 교사들이 나쁘다라는 인식이 퍼져 속상하다”며 “특히 맘카페에 왜곡된 정보가 마치 사실인 것처럼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항의하는 학부모들을 상대할 땐 직업에 대한 회의감도 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다른 어린이집 교사 송 모(여) 씨는 “요즘엔 재원 학부모와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따로 있어 매일 아이들을 어떻게 돌보고 있는 지에 대해 최대한 상세하게 학부모에게 알리고 있다”면서도 “자녀를 생각하는 학부모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과하게 간섭을 하는 학부모도 있다. 특히 요즘은 아버님들까지 전화로 호통을 치시는 사례도 있는데 위협을 느낄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분명 아동을 학대하는 교사와 갑질을 하는 학부모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문제는 이들이 극히 소수임에도 다수가 그러는 마냥 여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학부모 백 모 씨는 “아이들을 돌보는 데 고생하는 교사들을 위해 격려하는 학부모가 대다수다. 일부 갑질 학부모의 일탈로 인해 학부모를 싸잡아 비하하는 신조어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억울해했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교사와 학부모 간 갈등을 조장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맘카페다. 맘카페는 익명으로 글을 게재하는 구조로 잘못된 정보 전달을 막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학부모 간 교류 채널이 줄어들다보니 육아를 위한 정보 습득을 위해 맘카페 가입은 필수가 됐다. 분명 육아 정보 교류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무분별하게 교사에게 불만을 품어 선동하는 글도 심심찮게 보인다”며 “가입만 하면 누구든 이름을 밝히지 않고 글을 게재할 수 있는 구조이다보니 잘못된 정보가 순식간에 학부모들 사이에 퍼지곤 한다. 비공식적인 모임에 가입자가 많아지면서 입김이 강해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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