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有子(유자) 曰(왈) 君子(군자)는 務本(무본)이니 本立而道生(본립이도생)하나니 (중략)

<풀이> ‘유자’가 말했다. “군자는 근본에 힘써야 되는 것이니 근본이 확립되면 도(道)가 생겨나니라 (중략)-논어 (학이편)

<여설> 이 말은 공자와 제일 많이 닮았다는 ‘유자’ 즉 ‘유약’이 한 말로서 ‘군자는 삶의 근본 즉 도리를 깨우치고 행하는데 힘써야 한다. 삶의 근본 즉 도리가 확립되면 자연히 삶의 방법이 생길 것이다.’라는 뜻이다. ‘근본’이라는 뜻의 본(本)자는 나무의 뿌리를 가리키는 글자이다. 나무에서 뿌리는 줄기나 잎을 자라게 하는 근본이 된다. 다시 말해 나무의 근본은 뿌리인 것이다. 사람의 삶에 있어서 뿌리가 되는 근본은 사람의 도리라 하겠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부모자식간의 근본 즉 도리는 ‘부자자효(父慈子孝)’이다. 즉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다. 부부간의 근본 즉 도리는 ‘부화부순(夫和婦順)’ 즉 ‘남편은 아내와 가정을 화목하게 이끌고 아내는 남편의 뜻을 존중하고 받들며 따르는 것’이다. 형제간의 근본 즉 도리는 ‘형우제공(兄友弟恭)’ 즉 ‘형은 아우를 우애하고 아우는 형을 공손히 받드는 것.’이다. 친구간의 근본 즉 도리는 ‘붕우보인(朋友補仁)’ 즉 서로 인(仁)으로서 도와주는 것.‘이다. 이와 같이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형과 아우, 친구와의 관계를 비롯한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서 지켜야 할 도리는 각기 다 다르다 할 수 있다. 이처럼 그 도리는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각각 다르지만 이 모든 도리의 근본 뿌리는 하나, 즉 인(仁)이라고 하는 것이 유학의 근본 사상인 인(仁)의 사상이다. 또한 유학에서는 사람의 모든 도리의 근본인 인(仁)을 실천하는 그 시작이 바로 효(孝)와 제(弟)라 하였다. 다시 말해 ’부모님께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하는 것‘이 인(仁)을 실천하는 그 첫 걸음이며 근본이라 했다. 집안에서 효제(孝弟)를 잘 실천하는 사람은 직장이나 사회에서의 남과의 관계도 어진도리로써 잘 이루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효제(孝弟)는 인(仁)을 실천하는 시작이며 모든 도리의 근본이라 하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그에 맞는 도리를 잘 지키는 것이 삶의 근본을 확립하는 길일 것이다. 또한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근본이 재물?권세?지위?명예 등을 추구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인성과 철학을 겸비하고, 배움과 일과 사랑(봉사)의 삶을 추구함이 바로 인생의 근본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삶에 있어서 이러한 삶의 근본을 갖추며 사는 삶과 그렇지 못한 삶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즉 선과 악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삶의 근본인 인성과 철학이 갖추어진 의사는 선한 삶 즉 인술(仁術)을 펼칠 것이지만, 인성과 철학이 갖추어지지 않은 의사는 악한 삶 즉 오로지 재술(財術)을 펼칠 것이다. 인성과 철학이 갖추어진 공직자는 선한 삶, 국민의 공복이 될 것이지만 인성과 철학이 갖추어 지지 않은 공직자는 악한 삶, 즉 돈과 권력의 시녀가 될 것이다. 인성과 철학이 갖추어진 정치인은 선한 삶 즉 국민을 위한 정치가가 될 것이지만 인성과 철학이 갖추어지지 않은 정치인은 악한 삶 즉 자기의 영달을 꾀하기 위한 정치 모리배로 전락 할 것이다. 이처럼 사람이 부귀를 가졌다 해도 삶의 근본 즉 인성과 철학이 확립되지 않으면 그 부귀는 오히려 자신과 사회를 파괴시키는 악(惡)이 될 것이고, 이와 반대로 인성과 철학이 확립되었다면 그 부귀는 자신과 사회를 유익하게 하는 선(善)이 될 것이다. 그래서 ’본립도생‘(本立道生) 즉 ’삶의 근본이 확립되면 삶의 길이 생긴다.‘ 즉 정도(正道)의 삶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인성과 철학교육을 철저히 시켜서 근본 즉 인성과 철학이 갖추어진 인재를 만드는 것이 국가의 장래를 바르고 튼튼히 하는 그 근본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 나는 남과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또한 돈?권력?명예 등 이기적인 욕망을 쟁취하기위해 삶의 근본(도리, 인성, 철학)을 저버리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자, 그리하여 삶의 근본을 확립하자.

- 대전시 평생교육 문화센터 한학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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