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보 개방 3년 관측 결과 공개
서식환경 조성, 생태계 건강성 개선
환경단체, “보 처리방안 신속 이행해야”

[금강일보 신성재 기자] 금강에 설치된 3개 보가 개방되면서 여름철 녹조 발생이 현저히 줄고 수생태계의 건강성도 개선되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는 13일 금강·영산강·낙동강 등에서 개방한 11개 보(洑)에 대해 2017년 6월부터 2020년 하반기까지 관측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결과 녹조(유해남조류)는 개방 폭이 큰 금강을 중심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예년(2013∼2017년)과 유사한 기상조건이었던 2019년 금강에서 발생한 녹조는 예년 대비 95% 감소했다. 보 개방으로 물 체류시간이 감소하고 물살이 빨라지는 등 물 흐름이 개선된 영향으로 환경부는 판단했다.

다만 보 구간 유기물, 영양염류 등과 같은 수질 지표(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총인(T-P))는 보 개방 전후 변화가 일률적이지 않게 나타났는데 이는 강수량 변화, 보 상류 하천 지류에서의 오염물질 유입 증감 상황에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금강 세종·공주보의 경우 개방 후 BOD와 T-P 평균값이 개방 전 대비 유사하거나 증가했지만 녹조 유발 요인인 클로로필에이는 감소한 경향을 보였다.

퇴적물의 질도 나아졌다.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이 늘고 유기물질 함량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환경은 자정작용이 활발해지고 수중 용존산소량이 증가해 수질·수생태계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은 공주보의 경우 63.4%에서 개방 후 94.3%로 30.9%포인트나 늘었다. 퇴적물 내 유기물질 함량은 1.43%에서 0.67%로 0.76%포인트 줄었다.

보 개방으로 물 흐름이 빨라지고 깨끗한 모래톱과 자갈밭 등이 조성되면서 하천 환경도 개선됐고 수생태계 건강성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종보의 경우 어류건강성지수는 35.6에서 56.6으로, 저서동물건강성지수는 34.6에서 63.2로 좋아졌다. 아울러 물살이 빠르고 깨끗한 모래가 깔린 수역에만 서식하는 흰수마자(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가 2019년 세종보 하류에서 재발견된 이후 2020년엔 공주보 상·하류에서도 관측돼 서식 범위가 확대됐다. 공주보의 경우 어류건강성지수는 35.4에서 42로 개선됐지만 저서동물건강성지수는 52.6에서 42.9로 악화됐다. 이는 공주보 구간의 잦은 수위 변화(백제문화행사 등)가 수변부 바닥에 주로 서식하며 이동성이 낮은 저서동물 군집에 교란 요인으로 작용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환경부는 보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관계자는 “BOD 등 수질 지표 판단이 어렵기 때문에 보 개방이 소용없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이는 온도, 강우량 등 변수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녹조발생 저감, 생태계 건강성 개선 등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보 개방만으론 한계가 있다. 이미 확정된 보 처리방안을 신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성재 기자 ssjreturn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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